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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담다, 액션캠의 대명사 ‘고프로’의 어제와 오늘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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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메이커 ‘고프로(GoPro)’는 액션 카메라 히어로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기업이다.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벗어나,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만족스러운 영상을 담을 수 있도록 한 액션 카메라는 고프로의 CEO인 ‘닉 우드먼(Nicholas D. Woodman)’의 경험을 담은 아이디어 제품이다. 고프로라는 기업은 다른 어떤 유니콘들보다도 빠르게 성장한 제조업 기반의 입지전적 기업이자, 현재는 낮은 시장 진입장벽으로 인해 빠르게 그 기세를 잃어가고 있는 몰락하는 기업의 대명사로도 불리고 있다.

 

 

두 번의 실패의 경험, 그리고 세 번째 시도

고프로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닉 우드먼의 열정 덕분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2달러 이하의 전자제품 전문 취급점, 온라인 게임 개발 등 그는 고프로 창업 전 몇 차례의 사업 시도에서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전 재산 3만 달러와 부모님의 투자금이 전부였던 그가 사업 실패의 트라우마를 딛고 다시금 도전한 분야는 바로 액션 카메라였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고프로 창립자, 닉 우드먼

  

인도네시아 해변에서 서핑을 하며 자신의 모습을 찍고자 했던 닉 우드먼은 일반적인 카메라로는 서핑 촬영이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다 고안한 방법이 필름 카메라를 고무줄로 손목에 묶는 것이었는데, 여기에서 그는 불현듯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그는 2002년 고프로를 창업하고 시제품 개발에 나서게 된다. 창업 자금은 인도네시아에서 1.9$에 수입한 진주 목걸이를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60$에 파는 장사를 통해서 모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핑 취미를 계기로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내다

  

이 시점에서 다소 맥 빠지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닉 우드먼은 소위 이야기하는 ‘금수저’에 가까운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거물 은행가로, 메릴린치 서부 지역 디렉터로 일하며 자신의 이름을 건 투자은행을 세울 정도로 성공한 인물이다. 펩시가 타코벨을 인수할 때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은행가에서는 실로 유명한 자산가였다. 비록 큰돈은 아니더라도, 고프로 창업에도 부모님의 도움이 있었다. 두 번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기분 전환을 위해 5개월 동안 호주와 인도네시아 발리를 여행할 정도로 여유로웠으며, 그 여행 중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것이다. 그가 노력 끝에 성공을 한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절망적이었을 두 번의 사업 실패가 그에게는 그저 ‘실망’에 지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고 그의 성공 스토리를 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없던 컨슈머 지향 액션 카메라의 등장

그가 최초에 시도한 것은 35mm 카메라를 활용한 액션 카메라 장비의 개발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카메라는 너무 크고 무겁다는 점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서, 더 작고 가벼우며 심지어 입을 수도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 개발에 나서게 된다. 2년간의 개발을 거쳐 2005년 4월 13일 출시된 고프로의 첫 번째 제품은 ‘고프로 35mm 히어로’로,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코닥의 필름을 이용하는 아날로그 카메라였다. 플라스틱 하우징 내부에 필름 카메라를 넣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시키고 밴드를 팔에 감아 고정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원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기존의 제품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에 가까운 것이었다.

 

기존의 카메라보다 훨씬 작은 크기와 견고한 설계는 고프로의 가장 큰 특장점

  

최초의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닉 우드먼은 긴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회사의 대부분의 업무를 혼자서 하고 시제품 제작을 위해 자신이 직접 공구를 이용하기도 했다. 하루 18시간씩, 휴일도 없이 일하던 닉 우드먼의 첫 제품은 출시 첫해에 15만 달러의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거두게 된다. 일반 대중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에는 담을 수 없던 장면들을 담을 수 있는 ‘액션 카메라’는 그때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고프로는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액션캠을 뜻하는 말이 ‘고프로’로 통용될 정도로, 고프로의 위치는 독보적이었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한 제품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디지털 모델은 낮은 해상도의 동영상을 초당 10프레임으로 최장 10초까지만 담을 수 있었지만, 그다음에 출시된 모델은 500만 화소와 보다 높아진 화소의 동영상을 30프레임으로 최대 1분까지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크기를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면 LCD마저도 모두 생략하고 최소의 부피로, 그리고 강성 플라스틱 재질로 충격에 강한 설계로 출시되는 고프로의 제품들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시가총액 11조 원, 미국에서 제일 어린 억만장자 탄생

고프로의 액션 카메라 제품군인 ‘히어로’의 높은 인기는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2010년부터는 1,000만 화소가 넘는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기 시작했으며, 2012년에 출시된 ‘히어로3’는 와이파이를 통한 무선 전송 및 원격 제어 기능까지 갖춰 스마트폰과의 연계성을 강화시키기 시작했다. 매년 두 배씩 늘어난 고프로 히어로의 판매량은 FULL HD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고프로 HD 히어로’는 그 해에만 85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액션 카메라를 넘어, 고프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게 된다

  

높은 판매량, 그에 따라 당연히 증가하는 매출은 대규모의 투자로 이어졌다. 2011년 리버우드캐피털로부터 8,800만 달러를 투자 받은 데 이어, 이듬해에는 대만의 휴대폰 제조사인 폭스콘이 고프로의 지분 8.88%를 2억 달러에 사들였다. 제조업이 하향세였던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는 제조 기반의 기업인 고프로는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히어로 시리즈를 연이어 성공시킨 고프로는 2014년 6월 JP모건체이스를 주관사로 선정한 후 기업공개를 시도하게 된다.

 

나스닥 상장, 미국 최연소 억만장자 탄생의 순간

  

주당 31.34달러로 평가된 고프로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하게 되며, 창업자인 닉 우드먼은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된다. 기업공개가 이뤄지고 3개월 만에 고프로의 주가는 주당 86달러로 치솟았는데, 이는 당시 LG전자의 시가총액보다도 높은 것이었다. 만 40세가 되지 않았던 닉 우드먼의 재산은 39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경제지 포춘은 닉 우드먼을 40세 이하 스타 기업인 중 1명으로 선정했다.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경험한 그에게 ‘미국에서 제일 어린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이 붙은 순간이었다.

 

 



현재는 몰락 일변도의 유니콘

회사의 이름인 고프로는 현재 액션 카메라의 대명사로도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프로가 앞으로도 소니의 ‘워크맨’처럼 계속 액션 카메라의 일인자로 군림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고프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작은 부피와 내구성으로,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이들의 제품은 핵심 특허나 별도의 원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그 결과 사업 초창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고프로는 범람하는 경쟁사들의 보다 저렴한 제품들에 밀려 현재는 그 위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샤오미의 액션 카메라인 Yi액션캠을 필두로 쏟아져 나오는 염가의 경쟁 제품들로 인해 고프로의 기업가치와 시장 점유율은 무서운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드론 시장 진입에도 고프로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공적인 기업공개로 나스닥 상장, 상장 당일 시가총액 4조 560억 원 기록, 동년 시가총액 약 11조 원을 기록했던 고프로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2016년 1월 전체의 7%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해야 했으며, 상장 이후 86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016년 9월 16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현재 고프로는 경쟁자들과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경영 효율화를 카드로 들이민 상태다. 전 세계 1,000명 수준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닉 우드먼의 연봉을 1달러로 낮췄을 뿐만 아니라, 경쟁 제품에 비해 높은 소비자가를 낮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올해에는 국내 공식 출시 가격 26만 원(글로벌 출시가 199달러)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고프로 히어로가 출시된 바 있다.

 

연봉 1달러는 위기에 처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보이는 상징적인 액션이다

  

없던 시장을 새로이 개척했던 고프로의 앞날은 그다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올해 초에는 JP모건체이스를 통해 회사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며, 샤오미가 고프로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앞으로 고프로는 아이디어 기반의 사업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 그리고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에서 유니콘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이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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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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