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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애플 한국 지사, 애플코리아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it 매체 앱스토리

 

 

 

이제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사명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1976년 애플컴퓨터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창업된 이 회사는 현재 미국의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다양한 애플의 전자제품들과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또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들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는 바로, 본사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애플코리아’다. 

 

 

 

▲베일에 가려진 천문학적 실적의 애플 한국 지사, 애플코리아

 

 

엘렉스컴퓨터와의 계약 청산, 애플의 직접 진출

 

PC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애플의 매킨토시도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고 또 보급됐다. 매년 20% 이상의 급격한 성장을 이룬 컴퓨터 시장 성장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애플의 매킨토시는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PC에 비해 보급률은 낮았지만 디자이너 직업군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있었던 매킨토시는 국내에 정식 유통망을 갖추기 전에는 질이 낮은 복제품들, 혹은 수입상을 통한 고가의 개별 수입 제품들이 주로 나돌았다. 그러다 마침내 매킨토시를 우리나라에서 유통하고자 한 기업이 나타났는데, 그게 바로 애플과 독점 유통계약을 맺은 ‘엘렉스컴퓨터’였다.

 

 

 

과거의 맥은 일반 소비자들이 다가가기에는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었다

 

엘렉스컴퓨터는 최초 삼보컴퓨터의 총판을 맡아오다가 1983년 합병되고, 1987년 다시 분리된 기업이었다. 설립 이듬해인 1988년부터 매킨토시2, 매킨토시SE, 매킨토시 플러스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 엘렉스컴퓨터는 이후 국내에서 꾸준히 유의미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킨토시의 국내 발매로부터 10년이 지난 1998년에 이르러 애플과 엘렉스컴퓨터의 관계는 청산되게 된다. 애플이 직접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유통을 담당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1998년 애플이 한국에 ‘애플컴퓨터코리아’를 설립하고, 엘렉스컴퓨터에서 애플 소프트웨어 한글화 등을 맡던 직원들 중 일부가 독립해 ‘비욘드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엘렉스컴퓨터와 애플의 독점 유통계약은 청산되었다.

 

 

 

애플컴퓨터의 점유율은 한국 애플스토어를 이야기하기에는 미미한 시대였다

 

애플이 직접 한국에 애플컴퓨터코리아를 설립하고 매킨토시의 유통에 나섰지만, 매킨토시는 당시 시장에서 별달리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장의 흐름은 이미 PC로 기울었고, 엘렉스컴퓨터에서 애플컴퓨터코리아로 유통사가 바뀐 이후에도 매킨토시의 가격은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컴퓨터코리아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아이팟 성공, 그리고 유한회사로의 전환

 

 

 

 

한국 시장에서의 부상의 신호탄, 아이팟미니

 

아이리버, 거원을 비롯한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이 시장을 지배하던 2000년대 초반, 애플컴퓨터코리아의 아이팟이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이팟이 MP3플레이어 시장의 1인자로 자리를 잡고 있던 때였다. 기대를 모으던 아이팟의 국내 정식 출시는 2004년 미니 하드디스크 타입의 제품이었던 ‘아이팟 미니’로 성사됐다. 아이팟 정식 출시 이후 라인업을 늘려가던 애플컴퓨터코리아의 실적은 눈에 띄는 속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2003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337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다음 회기에는 488억 원을 기록하며 45%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니, 셔플, 나노, 터치로 이어지는 아이팟 라인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마이너했던 애플 제품에 대한 인지도도 빠르게 증가했다.

 

 

 

아이폰3GS 출시를 앞두고 애플코리아는 유한회사로의 전환을 택했다

 

호조를 보이던 아이팟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된 시기인 2009년, 애플컴퓨터코리아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애플컴퓨터코리아 주식회사’가 ‘애플컴퓨터코리아 유한회사’로, 그리고 애플의 공식 사명 변경에 따라 다시금 ‘애플코리아 유한회사’로 변경됐다. 유한회사란 대한민국 상법에 따르면 1인 이상의 유한책임 사원으로 조직되는 회사를 이야기한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는 달리 공시의무도 없으며 외부감사도 받지 않는다. 유한회사 또한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이사와 감사를 임명하고 법인세도 내야 하지만, 공개적으로 외부 자본을 끌어오기 힘든 대신 주식회사에 요구되는 여러 의무가 덜 지워지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애플코리아는 지분 100%를 애플 본사가 소유하고 있는 애플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따라서 사후 서비스 등의 대한 기본적인 정책도 애플 본사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천문학적 매출, 등한시되는 사회적 책임

 

2009년 애플코리아가 유한회사로 전환한 것은 아이폰 국내 출시를 앞둔 조치로 이야기된다. 유한회사 전환해인 2009년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1,782억 원이었으며, 직전연도인 2008년의 매출은 1,486억 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설립 당시에 비해 아이팟 라인업으로 인해 폭발적인 매출 증가를 경험한 애플코리아가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실적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유한회사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인 2010년 애플코리아의 추정 매출은 이전까지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인 2조 원 규모로 큰 폭으로 뛰었다.

 

 

 

애플코리아는 애플 본사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100% 애플의 자회사다

 

유한회사 전환 이후 애플코리아는 공식적인 아이폰 판매량과 회사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코리아가 아이폰의 판매량 고공행진을 통해 한국 30대 대기업 수준의 매출 규모인 3조 원의 매출과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여 명에 불과한 정규직 직원들이 1인당 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천문학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국내 정식 출시 이후 애플코리아는 줄곧 우리나라를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받아왔다. 국내에 정식 스토어인 애플스토어가 입점돼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근거였다.

 

 

 

2018년, 마침내 한국 첫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지난 2016년 2월 29일, 서울의 압구정 가로수길에 애플코리아가 토지 임차 계약을 맺고 20년분의 임대료 약 600억 원을 선납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 지역의 마케팅과 사후 서비스 담당 인력에 대한 채용공고까지 올라오면서, 애플코리아를 통해 국내 첫 애플스토어의 입점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2018년 1월에 애플컴퓨터코리아 설립 21년,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지 10년 만에 한국 첫 공식 매장이 문을 열었다.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앞두고 진행된 수상한 인사 조치

 

한국의 첫 애플스토어는 200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매장이 개장한 이래 500번째 매장으로, 오픈 당일에는 안젤라 아렌츠 리테일 담당 수석 부사장이 직접 매장을 찾아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애플스토어 설립 이후 대한민국 홀대론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코리아가 한국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은 유효한 상황이다. 여전히 이들은 자사의 기부내역은 물론 매출과 세금납부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한국에서의 고용 창출에도 인색하다.

 

 

 

애플스토어 오픈 당일 매장을 찾은 안젤라 아렌츠 리테일 담당 수석 부사장

 

애플코리아는 작년 새 대표이사로 피터 로날드 덴우드를 선임했다. 그동안 애플코리아의 대표는 일본 법인인 ‘애플재팬합동회사’의 대표가 겸임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2011년 취임한 더글라스 벡, 2016년 취임한 다니엘 디시코 모두 애플재팬합동회사 대표이자 애플코리아의 대표였다. 하지만 현재의 대표이사인 피터 로날드 덴우드는 일본이 아닌 미국 본사의 임원으로 애플코리아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현재의 대표이사가 이전의 대표이사들과 가장 다른 점은 그가 법률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전의 대표이사들은 모두 마케팅 전문가들이었던 것과는 달리, 그는 국제 법, 특히 세금에 대한 전문가다. 피터 로날드 덴우드는 애플코리아를 포함해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등 세금으로 마찰을 빚은 국가의 법인에 임원 혹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애플코리아 대표이사 피터 로날드 덴우드

 

새로운 대표이사가 법률가로 선임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시행될 예정인 외부감사법의 선제 대응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4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 시행안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도 올해 11월부터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통해 매출이나 영업실적을 공개해야만 한다. 내년부터는 국내에서 올린 모든 실적을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받고 이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폰 출시 이후 줄곧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애플코리아의 실적이 공개될 날이 곧 다가온다. 실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줄곧 무응답, 무대응으로 일관한 애플코리아가 과연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내년이면 베일에 가려졌던 애플코리아의 실적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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