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길을 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했다. 휴대폰으로 얼른 사진을 찍어둔다. 저녁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앱을 켠다. 옷 사진을 입력하고 유사한 제품을 쭉 살펴본 후, 가장 괜찮은 것을 고른다. 결제만 하면 되는데 통장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 앱에 접속한다. 구매하려던 옷과 비슷한 스타일로 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지 확인한다. 다음 주에 빌리기로 결정하고 또 다른 앱에 들어간다. 빌린 옷에 가방은 어떤 것이 어울릴지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공받는다.

이것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 새로운 쇼핑 트렌드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모바일 환경 내에서 다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가는 패션 라이프에 우리는 부지런히 적응해가고 있다. 스마트한 쇼핑을 가능하게 해주는 앱과 서비스를 한눈에 살펴보자.

여성 쇼핑몰 모아보기 서비스 - 지그재그

구글플레이: 무료

카테고리 : 쇼핑

언어: 한국어

개발사: croquis.com

20~3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몰 2천여 개를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지그재그는 매일 8000 건이 넘는 상품들을 새롭게 등록한다. 아이템이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앱을 켜서 신상을 확인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지그재그의 핵심 특징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쇼핑 패턴을 파악하고 그들의 취향에 맞을 만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점이다. 매주 어떤 쇼핑몰이 인기 있는지 랭킹으로 분석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지그재그는 현재 넓은 이용자 풀을 기반으로 수익 모델과 해외 시장 진출 방안 등을 함께 고려 중이다.

국내 패션 렌털 서비스 - 프로젝트 앤

구글플레이 : 무료

카테고리 : 쇼핑

언어: 한국어

개발사: Project Anne

SK 플래닛의 ‘프로젝트 앤’은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아이템을 골고루 즐길 수 있는 패션 렌털 서비스 앱이다. 일상복을 굳이 사서 소유하지 않더라도 마치 음악 스트리밍처럼 입고 싶은 옷을 원할 때 마음껏 입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프로젝트 앤’은 구찌, 프라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부터 국내 유명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까지 180여 개가 넘는 브랜드를 골고루 취급하고 있다. 옷뿐만 아니라 가방과 액세서리 등도 제공한다. 구매하는 이용권의 종류에 따라서 한 번에 아이템 1개씩 월 4회에 8만 원, 2개씩 4회에 13만 원 등 가격대가 다양하다.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주문해 배송을 받은 후 최대 15일까지 자유롭게 이용하고 반송하면 된다. 아예 소장하고 싶다면 주문도 가능하다.

‘프로젝트 앤’은 20~30대 젊은 층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9월 론칭 이후 8개월 만에 가입자 15만 명을 넘겼다. 이 밖에도 명품 가방 렌털숍인 ‘더클로젯’, 드레스와 정장 위주의 대여가 이루어지는 롯데백화점의 ‘샬롱 드 샬롯’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결혼식처럼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드레스와 한복을 빌려 입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상복도 당연하게 대여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해본다.

미국 패션 렌털 서비스 - 렌트 더 런웨이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빨리 패션 공유 경제가 활성화된 듯싶다. ‘렌트 더 런웨이’는 2009년 하버드 대학원생 두 명이 함께 만든 O2O 패션 렌털 업체다. 명품 브랜드 위주의 일상복과 가방, 액세서리 등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줘서 특히 직장을 다니느라 매일 입을 옷을 고민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취급하는 브랜드만 400개가 넘고 10만 점이 넘는 아이템을 보유해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월에 139달러(약 15만 9000원)를 내고 'Unlimited' 서비스를 이용하면 옷을 한 번에 세 벌씩,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다. 배송비와 드라이클리닝 비용, 보험료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추가 비용을 내면 개별적인 스타일링 가이드도 받을 수 있어 20~40대 여성층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회원이 6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져서 시카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도시에 오프라인 스토어까지 오픈한 상태다. 작년에만 1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현재 기업 가치는 6800억 원이다.

일대일 맞춤형 쇼핑 서비스 - 서제스티

앱스토어: 무료

카테고리 : 쇼핑

언어: 영어

개발사: 42 Media Corp

42미디어의 ‘서제스티’는 빅데이터 기반의 일대일 맞춤형 쇼핑 앱이다. 이용자의 취향과 체형, 옷을 입는 목적이나 장소 등을 고려해서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공하고 아이템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올해 5월 유학생 출신의 한국 청년들이 개발해서 화제를 모았는데,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론칭해 주목을 받았다. ‘서제스티’는 최고의 퍼스널 쇼퍼 쇼핑앱으로 거듭나 미국 패션 시장 공략은 물론, 이어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탄생했다. 이를 위해 '서제스티' 개발자들은 그간 수많은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의 자문을 얻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서제스티’의 또 한 가지 목표는 한국의 패션 브랜드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앱을 통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아이템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추천한다. K-Pop, K-Food, K-Beauty에 이은 K-Fashion 열풍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기에 얼마큼의 성과를 낼지는 알 수 없지만, 국내 청년들이 손수 만들어낸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쇼핑앱이라는 점과 패션 한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이미지 인식 기반 쇼핑 서비스 - 샷핑

앱스토어: 무료

카테고리 : 쇼핑

언어: 영어

개발사: shotping

‘샷핑’은 버즈니가 최근 출시한 이미지 인식 기반 쇼핑 앱이다. 이용자가 사진을 입력하면 버즈니 자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상품의 모양과 패턴, 색상 등을 분석하고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상품의 리스트를 보여준다. 사진은 직접 촬영해도 되고 스마트폰 서핑 중 캡처 혹은 저장한 사진이어도 된다. 의류뿐 아니라 액세서리, 뷰티, 생활용품, 가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 검색이 가능하다. G마켓과 11번가, 현대H몰과 롯데홈쇼핑처럼 대형 쇼핑몰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활용 범위가 넓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가격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찾아주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구글이 이미지 인식 검색 기능을 일찌감치 도입한 바 있고, 중국의 '타오바오'도 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가 최근 모바일 앱에 '스마트 렌즈'를 시범 출시했다. '샷핑'은 현재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 기술을 내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버즈니는 앞으로 검색의 정확도를 더욱 높여, 비슷한 상품에 더해서 완전히 동일한 상품까지 찾아낼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상으로 우리에게 편의와 재미를 모두 제공하는 국내외 스마트한 쇼핑 서비스를 살펴봤다. 대중적인 것도 있고 아직 덜 상용화된 것도 있지만, 앞으로의 패션 라이프에 관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기능들임은 분명하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지긋지긋한 옷 고민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쇼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하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