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이제 카카오톡에서도 ‘주문하기’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있던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들 역시 충분히 편리하고 우리를 조금 더 게으르게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카카오는 국내의 압도적인 카카오톡 이용자 수와 ‘카카오 페이’라는 강력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직접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카카오톡에서 이야기를 하다 홈버튼을 눌러 폴더 속에 배달 앱을 켜고……를 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에서 다 할 수 있다는 강력함을 갖췄기 때문에 기존의 배달 앱에 비해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써봤다. 정말 편한지.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최적의 ‘카카오톡 주문하기’ 체험을 위해 끼니를 거르는 위험한 결정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배가 고파오기 시작. 찾아보니 ‘미스터피자’가 카카오톡 주문하기 오픈 기념으로 1만 원 할인 행사를 시행 중이다. 플러스 친구 찾기로 미스터피자를 검색하니, 과연 ‘카카오톡으로 주문하면 1만 원 할인!’이라는 말이 있다.

혹은 카카오톡 주문하기 플러스 친구를 추가하면 곧장 여러 가지 배달 가능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

탭 해서 들어가니 오른쪽에 ‘주문하기’라는 버튼이 새로 생겼다. 여지없이 눌렀더니, 메뉴로 진입했다.

참, 각각 다른 메뉴를 추가하고 싶다면 왼쪽 아래의 ‘메뉴 추가’를 탭 하면 된다.

편집부 인원에 맞게 메뉴를 선택하고 몇 가지 정보 제공에 동의한 뒤 결제하기를 누르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여기까지는 여타 배달 앱과 비슷한 과정이지만, 홈 화면으로 나갈 필요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진행된다는 점은 역시 편하다.

이제는 속도전이다

결제 페이지에는 주문 내용과 각종 할인 탭이 있고, 아래에는 도착 예정 시간도 나온다. 35분이라고 되어 있으니, 일단 기억해두겠다.

쿠폰, 프로모션 및 제휴 할인 탭을 누르니, 미스터피자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인 ‘[카카오톡 주문하기]1만 원 할인’을 포함하여 각종 할인 종류가 있다. 할인을 해 준다니 1만 원 할인 선택.

가장 아래로 내리면 결제 방법들이 있다. 기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카카오 페이를 선택하여 결제를 진행해보겠다.

그런데 기자는 카카오 페이에 카드 등록을 해놓지 않아서 등록을 해야 했다. 몇 가지 약관에 동의 체크를 한 뒤, 다음으로 넘어가자.

노란 사각형에 기자의 소중한 카드를 집어넣고 인증을 받으니 카카오 페이 메인 화면으로 넘어왔다. 제3자 제공 동의에 체크를 하기는 싫지만, 하지 않으면 결제를 할 수 없으니 체크하고 결제하기를 눌렀다

기존에 카카오 페이를 사용했던 독자들이라면 이 모든 과정 중 조금 전의 카카오 페이 메인에서 결제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이번에도 기자는 등록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문인증 기능의 사용 여부에 대해 질문 창이 떴다. 최대한 편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기를 누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지문을 가져다 대니 순식간에 결제가 끝났다.

곧이어 미스터피자 플러스친구 계정을 통해 카카오톡으로 접수 확인 메시지가 왔다. 어디서 오는지, 메뉴는 뭔지, 그리고 다시 한 번 배달 예상시간을 알려 준다. 주문 상세내역을 탭 하면 배달 진행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주문 메뉴 정보, 결제 금액과 주문 주소, 휴대폰 번호 등이 나와있다.

만약 이미 카카오 페이에 등록된 독자라면, 카카오 페이 결제하기 버튼을 누른 뒤 카카오 페이 메인 화면에서 결제하기를 다시 누르고 지문만 가져다 대면 끝이다. 끝. 이보다 더 간단할 수 있을까. 스크롤을 포함해 터치 네 번이면 결제가 끝난다.

음식이 왔다. 아까 35분 뒤 도착 예정이라고 했는데, 30분 만에 왔다. 역시 다른 배달 앱처럼 미리 결제를 해놓으니 배달하시는 분께서는 바람처럼 음식만 주시고 가셨다. 영수증에는 카카오 페이로 결제했다는 내용이 쓰여있다.

그래도 아직은, 그러나.

그래도 아직은 배달의 민족을 사용할 것 같다. 이유는 역시 배달의 민족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음식점 인프라 때문이다. 카카오톡 주문하기에는 고작 15개 업체가 전부지만, 배달의 민족은 오랫동안 쌓아온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배달의 민족을 밀어내기에 지금 당장은 역부족이다.

그래도 카카오 페이를 등에 업은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정말 편리했다. 앞서 말했듯이 메뉴를 고르는 상황까지는 여타 배달 앱들과 비슷하다. 그러나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결제 완료 창이 뜨는 순간까지의 속도나 방법이 매우 빠르고 편리했다. 비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체 수가 15개로 배달의 민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카카오가 그동안 여러 가지 시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으나, 카카오는 카카오다. 인프라를 늘리는 데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여러 플랫폼을 통한 파급효과가 강력한 만큼 기존의 배달 앱들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듯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맞부딪히면 중소기업이 더 많이 다치는 법이니.

성문경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