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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으로 변해가는 개인방송, 규제만이 능사일까

기사 입력시간 : |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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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한뜻으로... 얼핏 보면 아름다운 명제다. 그런데 우리나라 인구는 약 5천만 명이다. 5천만 명의 뜻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4인 가족 기준으로만 생각해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즉, 저건 불가능한 명제다. 하지만 불가능한 명제를 실현시키려는 사람들 때문에 인류 역사에는 파시즘과 독재정치, 사상통치가 끊임없이 기록되어 왔다. 자극적인 개인방송,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과연 자극적이라는 것은 누가 결정하는지, 그것을 과연 결정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사람에게 그 결정 권한은 누가 왜 부여할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전국민이 정부주도 하에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 역사적인 모습이었다 

 


자극의 수확체감

방송은 시청자가 있어야 존재한다. 보고 싶은 방송에 시청자가 모여 드는 것은 당연하다. 시청자가 모이도록 보고 싶은 방송을 하는 것도 역시 당연하다. 여기서 ‘시청자’라 함은, 곤충이나 야생짐승들이 아니라,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은 예쁘고, 멋있고, 신기하고, 특이한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런 욕구가 특히 강한 사람은 인터넷으로 모여든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가 가장 좋은 사례다. 예쁘고, 멋있고, 신기하고, 특이한 것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점점 더 예쁘고, 더 멋있고, 더 신기하고 더 특이한 것을 보고 싶어진다. 자극의 수확체감 원리 때문이다. 

 

굳이 더 설명하진 않겠다. 그래서 더 예쁘고, 더 멋있고, 더 신기하고, 더 특이한 것을 보여주는 것을 보여줘야 아프리카TV의 개인방송 BJ들이 존재할 수 있다. 방송은 시청자가 있어야 존재하기 때문이다. 웅장한 대자연이나 감동적인 투병생활,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아프리카TV에서 볼 수 없다면, 아프리카TV를 안 보면 된다.

 

아프리카 초원에서는 다양한 동식물들이 자연의 법칙에 의해 생존하고 있다 

 

개인방송 BJ들이 인터넷 방송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전보다 더, 남들보다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이전보다 더, 남들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방송을 통해 시청자를 모으면, 개인방송 BJ는 별풍선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별풍선 1일 최대 결제한도는 3천3백만 원(부가세 포함, 별풍선 30만 개)이다. 올해 상반기 별풍선 수입 1위 BJ는 수억 원을 벌었다. 별풍선 1개는 100원(부가세포함 110원)인데, 아프리카TV가 4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BJ의 별풍선 1개 수익은 60원이 되고, 1,000개의 별풍선부터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사진 : MBC뉴스 

 

개인방송을 처음 무슨 의도로 시작했던지 간에 BJ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공자나 관우가 아닌 이상, 별풍선을 더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극의 수확체감 원리로 인해, 별풍선을 더 받기 위해서는 더 자극적이어야 한다.

 




중력과 모순

누가 뭐라 하든 더 편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력에 의해 로봇은 사람을 대체할 것이고, 복제인간은 등장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고등학생들만 핸드폰을 갖고 다녔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핸드폰을 갖고 다닌다. 미니 스커트, 비키니 등의 역사를 굳이 읊어보기도 귀찮을 정도로 자극의 중력은 강력하고 빠르다. 그래서 전 세대에 걸쳐 모든 아빠는 모든 딸의 옷차림을 못마땅해 한다. 전 세대에 걸쳐 부모는 아이들이 너무 험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걱정한다. 

 

딸의 옷차림을 못마땅해 하는 아빠는 주식에 빠져 자극적인 차트에 자극을 받고, 자극적인 소문에 자극적인 매매를 한다. 요즘 아이들의 말투나 사고방식들이 인터넷 때문에 비정상적이 되어버렸다고 분개하는 엄마는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하고 쇼핑을 한다. 자기들의 행동은 어른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아이들의 그것은 폄하하며 다른 무언가로 치부한다. 이것이 기성세대의 심각한 오류다. 아이들의 판단력과 정신세계가 미약하다는 것은 도대체 누가 정한 것인가.

 

남극의 펭귄들이 일렬로 한 방향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정말이지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막을 수 없다. 불교가 신라에 들어와 이차돈이 순교할 때부터 그랬고, 흥선대원군이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을 다 죽여버릴 때도 그랬다. 술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함께 했다. 그만큼 본능적으로 사람은 술을 찾는다. 그리고 참 꾸준하게도 사람들은 술을 끊기 위해 지금까지도 노력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것들 것 대해 반대하고 제한하는 모습은 인류 역사적으로 지독하게 지속적이다. 참 모순적이다. 

 

과연 그 어떤 콘텐츠가 ‘자극’이란 요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콘텐츠를 움직이는 중력은 다름아닌 자극이다. 이전보다 더, 남들보다 더 큰 자극이다. 다만 그것이 남극 펭귄인지 얼짱의 비키니 동영상인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얼짱을 보고 싶어하고,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펭귄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자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자유가 참 자유라고 한다. 아프리카TV 개인방송 BJ들은 과연 자유를 침해당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최근 국정감사에서 아프리카TV의 1일 결제한도를 50만원으로 감축시키려는 그 자유는 참 자유인지도 궁금하다. 이래서 대의민주주의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자유는 분명 제한되어야 한다는 명제에서 분별력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무엇이 ‘무’분별한 것인지, 그걸 제한시키는 사람은 누구인지, 어디까지 제한해야 하는지 정하다보면 결국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진다.

 

국정감사 이슈로 떠오른 '별풍선'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자유로 인해 사람은 그것에 중독될 수 있다. 마치 아편 중독자를 대했던 청나라 조정처럼 항상 국가는 국민들의 중독을 걱정해준다. 여기서 ‘국가’는 기성세대 중에서 권력을 쟁취한 소수를 말하는데 이들이 방송의 자극과 선정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국가’가 가정으로 옮겨지면 다름아닌 ‘부모’가 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그렇다. 결국 국가와 부모가 국민들과 아이들을 판단해준다. 그런데 아이들이 얼짱 BJ의 비키니 동영상이나 어떤 방송의 ‘상스러운’ 말투에 영향 받는 것을 걱정하기 전에 떳떳한 부모인지 먼저 생각해보자.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는게 현실이다.

 

별풍선을 얼마나 사서 얼마나 누구한테 쏘든지 그건 개인의 자유다 

 

아프리카TV의 자극적인 방송은 개인의 자유로 인해 자연발생한 결과물이다. 인기를 얻은 BJ는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 일개 인터넷방송 BJ가 너무 많은 수입을 올린다고 비난하는 사람의 직업이 얼마나 숭고한지는 모르겠으나, 비난할 자유는 있을지언정 실제로 제제할 자유는 없다. 다른 누군가는 그 자극적인 BJ가 좋아서 별풍선을 쏘고 있다. 

 

국가와 부모는 무엇을 근거로 자유를 제한하고 비난할까? 그 근거는 결국 자기들의 사고방식 밖에 없다. 문신을 하고 싶은 사람한테 문신을 왜 하냐고 비난하면 싸움밖에 안 난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설득을 하든지 인정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으니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아이들은 부모에게 반항한다. 

 




열정페이

기득권층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뜻과 생각,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자유의 측면에서 가히 혁명적인 콘텐츠다. 자고로 혁명이란 기득권층의 눈엣가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전복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하지만 자유의 중력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빈 체제는 40여년 만에 무너졌다.

 

나폴레옹을 물리친 강대국들의 대표들은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1년 동안 회의도 하고 춤도 췄다 

 

‘열정페이’ 논란이 있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기득권층에 의해 희생된 청년들 이야기가 있었다. 관건은 돈이었다. 돈도 몇 푼 받지 못 하고 열정을 다해 일한 결과는 참혹했다. 모두가 그런 청년들을 위로했고 고용주를 비난했다.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하는 BJ들은 열정페이를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콘텐츠로 수입을 얻고 그것을 위해 방송한다. 더 많은 별풍선을 받아야 방송의 원동력이 생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모아야 더 많은 별풍선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더 많은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이 자극적이든 선정적이든 BJ의 자유고 책임이다. 포항지진 ‘기념’ 별풍선을 언급한 BJ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사과했다. 연예인 강은비는 최근 개인방송을 시작해 과거 비호감 이미지를 벗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우 강은비 아프리카TV BJ 변신 

 

개인방송 BJ의 콘텐츠를 선택하는 자유는 시청자들에게 있다. BJ의 방송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걱정인 사람들은 시청자들의 선택도 비난할 것인가? 시청자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방송을 선택한다. 만약 ‘도 넘은’ 자극을 보여주는 방송이 있다면, 시청자 각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이 그 방송의 별풍선을 결정할 것이다.

 

돈을 벌지 못 하는 일은 선택 받지 못 한다. 돈을 벌지 못 하는 방송을 고상하게 지속하는 BJ는 많지 않다. 시청자들이 있어야 방송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방송들이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들은 BJ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자극적인 개인방송이 이대로 괜찮은지 5천만 국민에게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시청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마음, 내뜻으로’ 움직인다. 이런 모습이 마뜩치 않다면 아프리카TV를 안보면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보지 말라고 훈계하면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랑 끊임없이 싸우면 된다. 오스트리아 수상 메트리니히는 끊임없이 아이들과 싸우다가 결국 혁명으로 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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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예슬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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