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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속에서 허덕이는 중소 게임사들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it 매체 앱스토리


대형 게임사와 중소 게임사의 양극화 현상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 3사의 작년 실적 합계가 6조 5천억 원(넷마블 2조 4,248억 원, 넥슨 2조 2,987억 원, 엔씨소프트 1조 7,587억 원)에 육박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전체 게임사들의 82%는 연 매출 1억 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손에 꼽을 몇 개의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사들 대부분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해가 지날수록 더욱 심해져 가는 중소 게임사들의 어려움은 과연 어디에 기인한 걸까.

 

 

중소 게임사들이 도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10조 8,945억 원에 달하며, 작년에 이르러서는 1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의 수는 8만 명에 달하며, 이 중에서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비율은 전체의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게임 산업의 수출액은 작년 약 4조 1,1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 전체 콘텐츠 수출액에서 56%의 압도적인 1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던 중규모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 최근에는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외연으로 보자면 성장일변도의 거대한 규모의, 밝은 전망을 가진 산업으로 보이지만 과연 실상은 그러할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국내 게임산업의 큰 손으로 꼽히는 ‘빅3’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를 빼면, 연 매출 500억 원 미만의 중소 게임사들의 어려움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매출 순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임들은 모두 빅3의 것들이며, 빅3 외의 게임사들의 성공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5월 현재의 시점에 매출 순위 상위권 내에 빅3를 제외하면 남는 게임사는 중견 게임사인 네오위즈와 그라비티, 컴투스 정도며, 그 외의 남는 자리는 모두 대부분 중국 게임들이 꿰차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 중심으로 체제를 바꾼 넥슨의 도약이 눈부시다

 

한때는 선데이토즈, 파티게임즈, 넥스트플로어, 네시삼십삼분 등 신규 게임사들의 도약의 장이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제 대형 게임사들의 블록버스터급 게임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중국 게임들이 점령하고 있다. 과거의 온라인 게임 시대와는 달리 누구나 쉽게 게임을 배포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시대에, 오히려 과거보다도 더 대형 퍼블리셔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요인은 현재의 게임 산업의 구조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게임 개발과 배급에 소요될 수밖에 없는 ‘돈’의 흐름의 구조에 얽힌 문제라는 것이다.

 

 



캐주얼에서 미드코어 중심으로 변한 시장

현대의 모바일 게임들의 규모는 대형화되는 추세다. 과거처럼 반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보드, 퍼즐류 게임이 아니라 현재는 RPG,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내에서 캐주얼 장르의 게임은 긴 시간 동안 서비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들뿐이며, 최근 출시되는 중규모 이상의 개발사들의 게임들은 대부분이 RPG,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를 채택하고 있다.

 

미드코어 게임 열풍의 시작점, 넷마블의 ‘몬스터길들이기’

 

장르의 편중화는 게임사의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온전히 이를 게임사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앱 통계 플랫폼 앱애니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51%는 한 달에 단 한 번도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오랜 시간 사용해 익숙해진 앱들만 이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고자 하는 필요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모바일 시장 초기에 시장을 휩쓸었던 콘텐츠들의 많은 수는 마케팅에 의지하지 않고도 자연스레 이용자들을 확대시킬 수 있는 구조 속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아무리 새롭고 참신한 앱 게임을 선보이더라도, 시장에 그 서비스가 정착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 이용자 획득이 어려워지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게임사들은 점차 획득한 소수의 이용자들로부터 최대의 수익을 창출해 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가 보다 수익성이 높은 장르로의 편중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수집형 RPG 시대를 열어젖힌 이들 역시 넷마블, ‘세븐나이츠’

 

편중된 장르의 유행에 어울리는 게임이란 곧 전체적인 규모가 ‘과거보다 훨씬 커진 게임’들이라는 것으로 대체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곧 투입 개발력의 확대, 개발기간의 증가, 그리고 자연스레 뒤따르는 개발비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메이저 게임사의 미드코어 게임들은 대부분이 투입 개발인력 10인 이상, 개발기간 최소 1년 반을 상정한 것들이다. 임금, 운영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개발인력 1인당 월 투여비용을 500만 원으로 상정하자면, 개발기간이 1년만 소요되더라도 총 개발비는 6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 즉, 시중에 출시되는 중규모 이상의 국내 개발 게임들은 대부분이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여한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자연적으로 흥행하길 기대하긴 불가능, 결론은 마케팅

두 자리 수억 원대의 개발비는 소규모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사운을 걸어야 할 정도로 커다란 금액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들여서 게임을 개발한다고 해서, 그 이상은 고사하고 들인 원금의 회수 가능성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지금의 시장 상황이다. 자연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는 현재의 앱 생태계 속에서, 게임들이 이용자를 유치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수단은 오직 ‘마케팅’뿐이다. 그것이 입소문을 가장한 바이럴 마케팅이건 직접적으로 유저를 획득해 오는 UA(User Acquisition, 이용자 획득) 캠페인이건 혹은 고전적인 미디어들을 활용한 브랜딩 캠페인이건 간에, 여하간 하나의 게임이 마케팅 없이 자연적으로 이용자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MMORPG의 시작이자 끝,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일반적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게임 앱들의 경우,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 한 명을 유치하는 금액은 론칭 게임의 경우 평균적으로 건당 2천 원 내외에 수렴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는 이용자 10만 명을 유치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이 2억 원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용자들이 단순히 앱을 실행한다고 해서 고스란히 그 게임에 정착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이용자를 유치한 다음날이 되면, 전날의 절반이 게임을 이탈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2억 원을 들여 10만 명을 끌어오더라도 그 수치는 다음날이면 5만 명이 되고 일주일이면 2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며, 한 달이 지나면 10분의 1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미 유입된 이용자들은 과거와는 달리 콘텐츠 전파력을 갖지 않고 있기에,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성행하던 때처럼 하트를 얻기 위해 친구들을 초대하는 행위도 하지 않는다. 즉, 이용자 풀을 꾸준히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게임사는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집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이 게임성보다 돈을 좇는다는 비판은 해외에서도 유효하다, 과거라면 ‘5성 다스베이더’라는 개념이 용납이 됐을까

 

유입된 이용자들 중 게임사에 실제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이용자의 비율, 다시 말해 아이템을 구입하는 결제 이용자의 수는 상상보다도 훨씬 더 적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은 월간 기준으로 전체 이용자의 3%~5%, 높은 게임이더라도 10%를 넘기가 힘들다. 이용자는 줄어들기만 하고 마케팅비를 지출하더라도 그래프의 하락 곡선을 막기는 힘들다. 결제 이용자의 비율은 거기에서도 훨씬 더 적어진다. 하지만 이 게임을 정식으로 공개하기까지 소요된 비용은 한 회사를 뒤흔들 정도로 막대하다. 수익을 추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소수의 결제 이용자들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 내는 쪽으로 방향을 설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성공을 거둬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에는 개발, 론칭, 마케팅에만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유지시키기 위한 서버 운영, 카페 등 커뮤니티와 스토어 댓글을 모니터링하고 응대하는 운영 인력, 개발된 콘텐츠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하게 테스트하기 위한 검수 인력 등이 서비스를 위해 꾸준히 유지되어야 하며, 이는 다시 비용의 문제로 이어진다. 아무리 소수의 개발자가 경제적으로 개발한 소규모의 게임이더라도, 제대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은 매월 억 단위의 돈이 지출된다. 개발비에 마케팅비, 서비스 운영비까지 포함시키게 된다면, 사실상 거대 퍼블리셔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소규모의 개발사 입장에서는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제대로 운영해 나가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유명 연예인들을 모바일 게임 광고물에서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다 운영뿐 아니라, 결제가 발생하더라도 거기에서 추가로 제외되는 비용들이 있다는 맹점도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이용자가 10만 원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할 경우, 10%의 부가세와 앱스토어의 수수료 30%를 제외하면 개발사에 돌아가게 되는 실제 금액은 약 37%가 제외된 6만 4천 원 가량이 된다. 1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개발사가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6억 4천만 원이 되는 것이다. 만약 여기에 퍼블리셔까지 수익 배분에 고려하게 된다면, 개발사가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이 결제하며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적어지게 된다. 장기간 게임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워진 현재의 시장 상황, 천문학적 콘텐츠 개발비용, 기하급수적으로 소요되는 마케팅비. 이런 여러 요소들은 중소규모의 게임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부담이 되게 된다. 

 

반복 결제를 유도하기 위한 확률형 아이템이 시장의 주를 이루는 것은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

 

10억 원을 들여 게임을 개발하고 20만 명의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4억 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으며, 첫 달 서비스 유지를 위해 추가로 1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 프로젝트가 있다. 그리고 지극히 희망적인 수치로, 한 달 후의 결제 이용자가 전체 설치자의 10%인 2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꾸준한 과금 유도로 결제자 1인당의 월간 결제금액이 5만 원을 기록했다고 가정해 보자. 15억 원의 비용이 투여된 이 게임의 한 달 후의 매출 성적표는 평균 앱스토어 매출 순위 30위권, 총매출 10억 원에서 부가비용들을 제한 순수익 약 6억 원, 자연스레 계산되는 누적적자 9억 원, 그리고 줄어든 이용자들이 기록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의 효율은 떨어지고 이용자의 감소에 따라 매출도 점차 줄어들게 되며, 그럼에도 서비스 운영을 위한 비용 소요는 계속 이어지게 된다. 즉, 10억 원의 월 매출이라는 지극히 달성하기 힘든 성과를 올리고도 해당 프로젝트는 퍼블리셔, 개발사 모두에게 적자를 안겨주게 되는 프로젝트가 되고 마는 것이다.

 

 



끝이 없는 개미지옥, 신데렐라를 낳기 힘든 산업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서 벗어난 게임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형 퍼블리셔의 손을 빌리지 않고, 대규모의 마케팅 없이도 성공한 사례는 많이 존재한다. 최근의 사례로 주로 이야기되는 게임은 ‘소녀전선’과 ‘킹스레이드’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엄밀히 따지자면 상기의 사업 기획의 흐름에서 완연히 벗어난 게임으로는 볼 수 없다. 두 게임 모두 유저들의 결제 압박을 낮춘 과금 완충설계의 ‘혜자게임’인 것은 분명하되, 결제 유도의 포인트를 바꿨을 뿐 기본적인 작법과 기획의 방향성이 현대의 고과금 미드코어 게임들의 그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몇몇 상업적으로 성공한 인디 게임, 혹은 개미지옥을 벗어나 플랫폼을 확장시킨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정도가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뿐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들은 돈의 흐름을 좇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저들의 입소문이 성공의 요인이었던 XD글로벌의 ‘소녀전선’

 

많은 비용을 들여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그 게임을 실제로 수익을 남길 정도로 성공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게임 퍼블리셔 입장에서 보자면 국내 게임사의 게임을 배급한다는 것은 매번 불확실한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심지어 비용도 덜 소요되는 손쉬운 방법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중국산 게임의 이야기다.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돼 신뢰할 수 있는 수치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보다 정확하게 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중국산 게임은 ‘실패를 담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개발사의 게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오히려 계약금의 측면에서는 국내 개발사와 계약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게임 배급권을 가져올 수 있기까지 하다. 

 

최근까지 이름만 대면 알만한 게임사들까지 중국 게임의 배급에 주력했던 것은 이러한 ‘돈 계산’에 기인한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직접 서비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녀전선, 붕괴3rd, 벽람항로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XD글로벌은 국내 지사조차 세우지 않고서도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대에 접어들어, 콘텐츠 시장에는 국가의 장벽은 사라진지 오래다.

 

소규모 개발사로 글로벌 진출까지 성공시킨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대규모의 자본력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몇몇 플레이어만 남은, 그리고 대다수의 군소 플레이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해법은 존재할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천편일률적인 게임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는 이야기는 당장의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개발사들에게는 공허할 뿐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고 있으며, 차고 넘칠 정도의 인력풀이 구성된 우리나라 게임 시장이 급작스레 붕괴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본의 논리에 온전히 기대어 있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라면, 머지않아 일부의 게임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군소 게임사들은 극심한 어려움 끝에 마침내 도태되고 고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성공을 이야기하기 힘든 산업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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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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