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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인공지능의 확산, 우리 생활 속 어디까지 왔나?

기사 입력시간 : | 임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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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1로 꺾으면서 그 충격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등 IT 대기업들이 인공지능 상용화를 서두르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제 인공지능 시대의 막이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종 연구개발 결과물들이 제법 그럴싸한 모양새로 공개되고 있으며, 시기상조가 아닐까 주저하던 시장도 급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정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전방위로 퍼져나가고 있는 인공지능, 과연 어디까지 도달했을까?

 

 ▲영화 [I, ROBOT]의 한 장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자동차, 혼다 ‘NeuV’

 

혼다자동차는 2017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자율 주행 전기차 'NeuV'를 공개할 예정이다. NeuV는 ‘감정 엔진(emotion engine)’을 탑재한 콘셉트 카다. 감정 엔진이란 인공지능이 단순한 기계를 넘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혼다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정보 통신 기업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탑승자의 생각과 감정을 분석하고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혼다자동차의 아시모

 

이에 대해 IT 전문 매체 톱테크뉴스(Top Tech News)는 “아시모(Asimo)가 페퍼(Pepper)를 만나다”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아시모는 1996년 혼다자동차가 만든 달리기, 춤추기, 걷기, 물건 집기 등 운동능력을 갖춘 인간형 로봇이고, 페퍼는 소프트뱅크가 "세계 최초로 감정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로봇이다. NeuV에는 이러한 양사 로봇 기술이 접목돼 자동차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자의 감정 상태나 분위기를 파악하고 대화하며 교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의 페퍼

 

혼다는 이번 CES에서 `생각, 연결, 즐거운 이동성이 있는 세상`을 주제로 내걸었다. NeuV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탑승자와 생각을 연결해서 주행하는 인공지능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혼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친환경차와 전기차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2017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요시유키 마쓰모토 혼다 R&D 회장은 "아직 상세한 건 설명할 수 없지만 탑승자가 원하는 새로운 부분의 감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자율 주행 기술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유럽, 일본의 연구진들을 9월에 설립된 도쿄 혼다 R&D 센터로 집결하여 상업화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머신러닝이 일상 속으로, 마이크로소프트 AI 챗봇 ‘조’

마이크로소프트는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지난 25년 동안 지속해온 인공지능 개발의 성과와 모든 사회 구성원이 AI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자사의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해리 셤 MS AI 리서치 그룹 수석 부사장은 “MS는 코타나와 같은 AI 기술이 지능지수(IQ)는 물론 감성지수(EQ)를 가지고 인간을 좀 더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코타나 디바이스 SDK(소프트웨어 개발킷)’와 함께 인공지능 챗봇(ChatBot) ‘조’를 공개했다. 챗봇은 채팅로봇의 줄임말로 사용자와 메신저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다.

  

  

챗봇은 정보를 대신 검색해주고, 쇼핑 주문도 대신할 수 있다. 음식이나 여행지를 추천해주기도 하며 일정도 알려준다. 때론 사람의 감정을 읽어가며 대화를 이어가고 상황에 맞는 대화를 먼저 걸어오기도 한다. MS의 새로운 소셜 챗봇 ‘조’는 올해 10월부터 메신저 앱 ‘킥(Kik)’에 탑재돼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에서 선보였던 인공지능 챗봇 ‘샤오이스(Xiaoice)’와 ‘린나(Rinna)’에 활용된 기술을 토대로 완성된 것이 ‘조’다. 조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 및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스스로 분석해 고도로 감성적이고 지능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학습능력을 보유했다. 즉 기계학습(머신러닝)이 사용자 일상 속 서비스로 접근한 사례다.

 

 

딥러닝 챗봇을 목표로, 네이버 ‘LAON'

 ▲쥬니어 네이버 앱에서 "쥬니와 대화" (출처 : 네이버)

 

네이버의 ‘LAON'도 인공지능 챗봇이다. 네이버 쇼핑몰의 메신저 톡톡이나 아이들을 위한 쥬니어 네이버 앱의 쥬니와의 대화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 LAON이다. LAON은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사람과의 대화 맥락을 이해한다. 시뮬레이션 기법은 사람이 대화할 때 발생하는 생각의 흐름에서 힌트를 얻은 후 질문에 대해 가능한 답변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놓고 가장 최근에 발생한 대화를 기억하여 이에 적합한 답변을 고르는 방식이다. 

  

▲네이버 톡톡의 상담해주는 쇼핑봇 (출처 : 네이버)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살아도 된다면 오늘 뭘 입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 날씨나 기분에 따라 오늘 입어야 하는 혹은 입고 싶은 옷은 매번 달라진다. 따라서 인공지능 챗봇이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려면 상황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는 질문에도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AON은 네이버 검색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통계를 고도화하여 상황에 맞는 답을 찾아내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의 대표적 기술인 딥러닝 기술을 LAON에 적용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외국어 공부 필요 없는 시대 오나? 번역 AI

  

번역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 구글,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번역 서비스 품질 향상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25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통·번역 앱 '파파고'는 영어, 일본어에 이어 한국어-중국어 번역에 인공신경망 번역 (NMT, Neur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을 적용했다. 

 

 

  

기계번역 분야에서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통계 기반 번역(SMT, 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이 주로 활용됐다. 통계 기반 번역은 문장을 단어 또는 구 단위로 나눈 뒤 통계적 모델에 기반을 두어 번역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 번역 규칙을 모델링하는 게 핵심이다.

  

  

반면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은 인공지능이 문장을 통째로 번역한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번역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장 전체의 맥락을 먼저 파악하고 어순, 의미, 문맥별 의미 차이 등을 반영해 스스로 수정한 후 최종 번역 결과를 내놓는다. 이를테면 '배에 타서 배를 먹었다'라는 문장을 번역할 때 'ship'과 'pear'를 구분해 번역해 준다는 것이다. 

  

  

원어민의 언어 구사능력을 100점으로 본다면 전문 통번역사 90점,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NMT) 60~70점, 통계기반 번역 기술(SMT)이 30~40점 정도로 추정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번역 등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능력이 높아질수록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 주행차, 로봇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번역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기술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의료·금융계에도 인공지능 바람

▲안저 사진

 

최근 구글은 당뇨성 망막 병증을 인간 안과 전문의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저명한 의학 학술 저널인 JAMA에도 실렸다. 당뇨병 환자는 각종 합병증으로 고통받는데, 그중 당뇨성 망막 병증이라는 안과 질환이 대표적이다. 이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안과 전문의가 안저(안구의 안쪽)를 촬영한 사진을 보고 육안으로 상태를 판독한다. 

  

  

이 연구에서 구글은 54명의 안과 전문의를 참여시켜 12만 개 이상의 안저 사진을 판독시킨 결과물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이렇게 개발한 인공지능과 우수한 안과 전문의 7~8명의 판독 결과를 비교 실험했는데, 질병을 정확하게 판단하는지를 테스트하는 기준에서 구글의 알고리즘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도 의사들의 질병 진단과 처방을 돕는 데 활용되고 있다. IBM에 따르면, 왓슨은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 정보, 임상데이터 등을 학습했으며, 환자들의 질병을 분류하고 처방을 제시하는 등 의사들의 진료를 돕는다. 최근 가천 길병원도 왓슨을 도입해 암 진단 등에 활용하고 있다.

  

  

법과 테크놀로지의 합성어인 리걸테크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법률 정보 기술을 말한다. 법률 분야는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가장 적합한 분야로 꼽히는데 일본의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 교수는 저서 '인공지능과 딥러닝'에서 "인공지능으로 가장 빨리 쉽게 변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는 법률"이라고 말했다. "클라이언트의 정보를 정리하거나 관련 법령을 체크하고 과거의 판례를 조사하는 등의 업무에서 인공지능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내에서 리걸테크는 아직 생소한 용어지만 미국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규모가 커지기 시작해 현재는 관련 회사만 1100개에 이른다. 지난 5월 미국의 파산 전문 대형 로펌 베이커앤호스테틀러가 채용해 화제가 됐던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ROSS)는 기존의 초보 변호사들이 맡아왔던 파산 관련 판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 분야 또한 AI 도입 바람이 거세다. 고도화된 AI 알고리즘을 통해 운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 투자자의 금융 자산 관리를 돕는다.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퓨처어드바이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중이며 우리나라 증권사들도 유사 상품을 내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거대한 물결이 몰려온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인공지능을 통해 숨 가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혁명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빠르고 혁신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변화될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론과 낙관론이 뒤섞여 있는 상태다. 일자리 문제를 두고 한쪽에서는 인공지능 때문에 실직자가 증가하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인공지능이 단순직 일자리를 대체해 사람들이 창조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가 늘어 일자리 감소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느 것이 맞을지는 결국 가봐야 알 수 있는 문제겠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촉발할 미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와 문부과학성은 이미 인공지능 논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 제조업, 금융 등 인공지능의 활용 분야마다 고려해야 할 중요 과제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사회 혼란을 피하기 위한 법 제도와 규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도 AI 시대 도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미진한 편이다. 거대한 물결 속에서 자칫 좌표를 잃고 헤매지 않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따른 기본소득 문제, 법적·윤리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글 :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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