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광고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작년 4분기 네이버의 실적이 기대보다도 더 호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최초로 3,0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광고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의 2016년은 날씨로 비유하자면 ‘맑음’이었다. 그렇다면 올해의 네이버는 과연 어떠할까. 앱스토리는 한성숙 대표 내정자 체제로 맞이하게 되는 네이버의 올해 전망을 SWOT 분석을 통해 진단해 보았다.

강점(Strength) : 굴지의 1위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대장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네이버는 앞으로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포털 사이트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한때 모바일 시대를 맞아 잠시간의 위기를 겪었던 네이버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모바일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도 한껏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포털 사이트의 주요 수입원은 트래픽을 바탕으로 한 광고 상품이다. 모바일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네이버의 광고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3분기 광고 매출은 2015년 동기보다 21.6%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의 네이버를 이끌 새로운 대표, 한성숙 대표 내정자

여기에 더해서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야심 차게 진행한 네이버 쇼핑도 호조를 띠고 있다.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은 지난 9월 3,400억 원을 돌파해 현재는 월 4,000억 원, 월간 이용자 수도 4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작년 3분기의 광고 매출 중 14.3%가 쇼핑 관련 기여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11월 중순에 출시된 쇼핑 검색광고 상품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4분기 네이버의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모두 20% 내외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억 다운로드 돌파, 서비스사의 독립 법인 분할을 끌어낸 앱 ‘스노우’

IPO를 마친 라인이 아시아 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1억 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한 동영상 채팅앱 ‘스노우’의 성공도 고무적이다. 라인은 몇몇 국가에서는 국민 메신저의 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스노우의 월간 이용자 수도 4,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압도적인 트래픽, 모바일에서도 변함이 없는 영향력, 거기에 더해서 라인, 스노우 등의 서비스들도 순항 중이다. 네이버는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며, 국내 다른 어떤 서비스 기업도 갖고 있지 못한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약점(Weakness) : 가지고 있는 카드를 소진하다

증권사들이 작년 3분기까지 상정하고 있던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100만 원 이상이었다. 현재 70만 원 대에 머물고 있는 네이버의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가 아껴두고 있던 비장의 라인 IPO 카드를 이미 써버렸기 때문이다.

▲비장의 카드로 꼽혔던 라인의 기업공개가 2016년 이뤄졌다

현재 네이버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포털 서비스, 라인 메신저, 그리고 광고 사업이 어느 날 갑자기 어려움을 겪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장이 갑자기 주저앉을 일은 없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힘들다. 스마트폰 보급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라인 메신저의 경우,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정체기를 맞은 상태다. 퍼포먼스 광고가 시장의 대세가 된 지금, 광고 매체와 광고의 방법론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광고 매출 또한 언제까지 성장 일변도를 걸을 수 있을지 낙관하기 힘들다.

▲급변하는 광고 시장, 호조를 보이는 광고 매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라인의 IPO가 끝난 이후, 네이버의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김상헌 대표 체제하에 가속력을 내왔던 네이버에는 새로운 수장인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새로운 먹거리,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네이버는 움직이고 있다. 이는 손에 쥘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 내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Opportunity) : 기술 플랫폼으로의 변화

현재 시장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글로벌 IT 공룡들과 자동차, 전자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해 각국의 정부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은 국방고등연구계획국 등 주요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2020년까지 1,000억 엔을 투자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또한 국가가 주도하고 거대 IT 기업들이 투자해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에서는 음성대화 시스템 ‘아미카’의 비전 영상을 공개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시장 속에서, 네이버도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찾아내기 위해 인공지능 서비스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서비스 기업에서 ‘기술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핵심인력들을 주축으로 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내 연구조직인 ‘네이버랩스’를 네이버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설립하고, 신규 법인의 대표로는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겸직을 발표했다. 네이버랩스는 ‘프로젝트 블루’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하드웨어 분야를 연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가 투자한 드비알레의 하이엔드 스피커 팬텀

이미 네이버는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 ‘아미카’를 공개하기도 했으며, 프랑스의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에 투자한 사례를 들어 가까운 시일 내에 사물인터넷 허브가 될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발맞춰 공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네이버가 이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된다면, 그들의 말대로 네이버는 기술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Threat) : 견제해야 할 이들이 너무 많다

새로운 시대를 맞은 네이버가 맞닥뜨린 상대들은 다음과 같다. 세계 최대의 IT 기업 ‘구글’, 아이폰의 ‘애플’, 국내 최대의 기업 ‘삼성전자’, 전통의 ‘IBM’,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다른 말 ‘페이스북’,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자동차 기업 ‘BMW’와 ‘벤츠’, 그리고 ‘테슬라자동차’까지. 지금껏 천문학적인 금액을 개발비로 투자한 기업들이 네이버가 바라보고 있는 시장에서 이미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네이버의 새로운 전장은 이들과 정면으로 맞서서 시장에서 혈투를 벌여야 하는 곳이다.

▲구글의 인공지능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됐음을 증명한 바 있다

네이버의 현재 사업을 탄탄하게 지지하고 있는 포털 서비스의 경우에도 점차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단연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와 이용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우려해야 될 것은 국내 다른 포털 사이트의 성장이 아니다. 완연히 다른 형태의,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로 이용자의 유출이 일어나는 것이 네이버가 경계해야 할 가장 위협적인 현상이다. 이용자들의 온라인 서비스의 이용 행태는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지금 이상의 성장세를 계속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도전이 필요할 것이다.

▲전 세계를 장악한 페이스북 또한 네이버가 맞서야 할 위협이다

네이버의 해외 매출의 비중은 전체의 37%라는 만만치 않은 수치를 보인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신시장에서는 물론, 현재 큰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기존의 시장에서도 네이버는 글로벌의 공룡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너무나도 막강한, 지금껏 네이버들이 맞서온 이들과는 다른 규모를 가진 경쟁자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미 경쟁자들이 노력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은 네이버의 먹거리 발굴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될 요소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