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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의 행보

기사 입력시간 : | 성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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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던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은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언론에서 꼬리표 마냥 ‘혁신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넘버링이 바뀔 때마다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던 아이폰은 아이폰7에서 6 시리즈의 디자인을 약간 다듬은 정도로 출시되면서 비판받기도 했다. 애플은 역사상 첫 번째 레드 아이폰, 그리고 저렴한 9.7인치 아이패드 등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첫 번째 아이폰이 10살이 된 해다. 팀 쿡 애플 CEO의 발언, 내놓는 특허, 인수합병 등 ‘한때’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

 

애플을 다시 일으킨 iMac

 

애플은 확실히 ‘혁신’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듣던 회사였다. 발표 당시에 충격적인 디자인이었던 첫 번째 아이맥이 그랬고,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물건으로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아이팟,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아이폰이 그랬으며, 서류 봉투에서 꺼낸 맥북 에어가, 그리고 태블릿PC의 레퍼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패드가 그랬다. 사실상 애플은 컴퓨터, 모바일 부문의 레퍼런스였다. Mp3는 아이팟 전후로 나뉘고, 슬림한 노트북은 맥북 에어 전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바꾼 첫 번째 아이폰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애플이 보여준 모습은 오래된 애플의 마니아들이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하는 것이 당연해 보일 정도다. 자신들이 아이폰 5의 광고에서 보여준, 당연하다던 한 손 조작도 6시리즈에서 일찌감치 버리며 세상의 요구와 타협했다. 또한 애플이 하면 뭔가 다를 줄 알았던 스마트 워치도 사실상 다른 제조사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스타일러스에 ‘웩’이라고 표현했던 스티브 잡스의 발언에 모순되게도 아이패드에는 12만 원짜리 스타일러스가 추가됐다. 아이폰 4 당시 공정 상의 문제로 화이트 아이폰이 늦게 출시된 것을 제외하면 뒤늦은 색상 추가도 없던 애플이 새빨간 아이폰을 내놓기도 했다.

 

12만 9천 원짜리 애플 펜슬

 

물론 애플 워치의 디지털 크라운을 통한 다이얼 방식의 스크롤이나, 아이폰 6S의 로즈 골드나 아이폰7의 제트 블랙과 같은 컬러를 내놓으면서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는 하다. 애플 워치 이후의 스마트 워치들은 다이얼 방식 스크롤이 대부분 적용됐고, 최근 출시된 LG G6나 삼성 갤럭시S8도 패턴 없는 깔끔한 유광 블랙을 내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사실상 애플이기 때문에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킨 지는 조금 오래됐다.

 

 유광 블랙 컬러를 트렌드로 만든 아이폰7 제트 블랙

 

 



CEO의 변화 때문?


故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CEO가 바뀐 다음부터 ‘혁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더 들은 것은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는 늘 ‘다른 것’을 원했고,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수많은 직원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은 것은 이미 유명할 대로 유명하다. 가장 현실의 모습과 가깝다는 영화 <스티브 잡스>에서 ‘HELLO’ 하나를 위해 직원을 못 살게 구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그에 이어 CEO가 된 팀 쿡은 확실히 다른 사람인 듯하다. 요즘 애플의 행보만 봐도 알 수 있다. 남들이 무엇을 하든 자신만의 ‘어떤 것’을 고수하던 애플이 아니라 서서히 시장의 반응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가 그랬고, 아이폰의 플러스 모델이 그것을 증명한다.

 

 팀 쿡 애플 CEO

 

아이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아이폰이 되었으나 디자인으로 가장 많은 혹평을 듣기도 했던 아이폰 6 시리즈는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더불어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 조너선 아이브가 제품 디자인에 더 이상 깊게 관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애플의 새로운 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선보이는 제품 소개 영상에 가장 먼저 등장하여 느릿한 영국식 영어 발음을 들려주던 조니 아이브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루머로 퍼지고 있는 저 소식에 괜히 힘을 보태는 것만 같다.

 

 조너선 아이브 애플 최고 디자인 책임자

 

더 이상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을 보여주지 않고도 애플은 여전히 잘 나가지만, 그만큼 많이 들려오는 소리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그립다’이다. 늘 같은 가격의 아이패드에 ‘프로’라는 이름이 붙어 가격이 오르고, 늘 같은 가격의 맥북 프로에 ‘터치바’를 집어넣어 가격이 오르는 모습은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오랫동안 애플의 마니아로 살아왔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노트북’이라고 우기는 모습은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자꾸 컴퓨터라 우기는 아이패드 프로

 

 

드러나는 애플의 행보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꾼 첫아이폰 발표

 

올해는 블랙베리,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스마트폰을 짓밟으며 등장했던 아이폰이 등장한지 10년째 되는 해다. 애플의 팬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10주년에 등판할 새로운 아이폰에 모든 기대를 쏟고 있다. 넘버링이 바뀐 아이폰7에서 몸을 사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아이폰 10주년의 애플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애플이 꾸준히 보여주는 모습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많은 제조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상현실(VR)이 아니라, 증강현실(AR)에 투자하는 중이다. 지난 2014년 AR 관련 개발자를 채용하는 공고가 나온 뒤로 증강현실 스타트업인 메타이오(Metaio), 플라이바이미디어(FlyByMedia) 등을 인수합병했고, VR의 강자인 오큘러스와 AR 스타트업 매직 리프 출신의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했다. 게다가 MS 홀로 렌즈의 개발자 등을 포함하여 각종 3D 그래픽, 홀로그램에 필요한 마이크로 LED 기업 등 AR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끌어모아 개발팀을 꾸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아이폰 AR 콘셉트

 

애플은 구글맵을 아이폰 기본 앱에서 제외하고 자체 지도를 탑재했던 iOS6부터 지금까지도 애플 맵에 ‘플라이오버(Flyover)’ 등의 3D 기능과 내비게이션, 그리고 iOS10에서도 새로운 기능을 잇달아 추가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현실에 객체를 이용하는 장치와 방법’이라는 이름의 AR 관련 특허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실증적 증거들 외에도 팀 쿡 애플 CEO는 꾸준히 인터뷰 등을 통해 “이제 사람들은 매일 밥을 먹든 AR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AR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새로운 아이폰에 AR 기술이 탑재되냐는 질문에는 부인하기는 했으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제품을 ‘스포일러’하는 CEO는 없으니 지켜봐야 할 노릇이다.

 

 

10주년 아이폰은


차기 아이폰 콘셉트

 

앞서 말했듯이 올해는 첫아이폰이 등장한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애플이 10주년을 기념하여 내놓은 스페셜 에디션이 없었으나, 사실상 애플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아이폰에 대한 애플의 입장이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다. 아이폰7이 출시되고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부터, 이제 반 년 즈음 지난 지금까지도 10주년 아이폰에 대한 소문은 지겨울 정도로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발표가 4~5개월 정도 남았으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인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에 대한 특허


스마트폰의 PC 화에 대한 특허

 

OLED 스크린, 베젤리스 디자인, 무선 충전, 후면 글라스 디자인, 세라믹 아이폰, 3D 카메라, 트루톤 디스플레이 등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AR 관련 기술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특허나 인수합병 등으로 드러난 다른 증거들도 여러 가지다. ‘이모션트(Emotient)’, ‘리얼페이스(RealFace)’ 등의 안면 인식 관련 기술 업체의 인수 합병, 삼성 DEX처럼 스마트폰을 PC 화하거나 Wi-Fi를 통한 무선 충전, 그리고 디스플레이 속 지문 인식에 대한 특허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원된 특허가 모두 차기 아이폰에 탑재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아이폰이 변화할 방향성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애플의 미래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Imagination Technology)

 

애플은 4차 산업혁명 속에 있는 ‘커넥티드 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내용을 기재하며 사실상 자동차 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iOS 기기의 GPU를 꾸준히 담당해왔던 영국 반도체 업체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Imagination Technology)’와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들을 통해 자체적인 GPU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체 GPU 개발은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가 사라진다는 의미와 함께 AP와 GPU를 모두 독자적으로 설계/개발하면서 자사의 기기들이 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자체 GPU가 개발된다면 애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AR 기술의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된다. 또한 모바일 그래픽 칩셋에 국한하지 않고 커넥티드 카 등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기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엔비디아나 인텔 등이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그들에 뒤처지지 않으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해야 맞을 것이다.

 

 커넥티드 카의 시작, 애플 카플레이(CarPlay)

 

잠깐 언급했던 삼성 DEX와 같은 PC 화하는 특허를 내놓기도 했고, 퀄컴과 삼성전자 등의 경쟁자들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모바일 게이밍 성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큰 디스플레이에서의 반응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GPU 성능이 확보되어야 하고, 게이밍 성능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GPU 관련 특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이매지네이션의 지적 재산권을 이용한 GPU를 탑재했던 애플로서는 그들뿐 아니라 엔비디아, AMD, 퀄컴 등의 GPU 특허를 피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체 GPU 개발은 시작도 하지 못한다.

 

 

애플이라고 늘 혁신적인 기술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동안의 애플이 보여준 모습은 사실 실망스러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애플 워치가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아이패드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으며, 아이폰 역시 갤럭시S 시리즈와 같은 경쟁 제품들에 비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AR 관련 기술을 애플이 내놓는다고 해도 전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내놓는 것은 아니다. 커넥티드 카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의 연속이었지만, 롯데 팬들이 매년 속으며 새 시즌을 기대하듯 ‘애플이 하면 다를 거야’라는 기대도 접기가 힘들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이 다시 한 번 ‘역시 애플이다’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라면 재미다. 만약 별로라면 그때 가서 더 좋은 걸로 갈아타면 될 노릇이니.

 


글 : 성문경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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