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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이뤄질 수 있을까?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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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의 첫 번째 공약은 통신 기본료의 완전 폐지였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현재, 정치권에서는 후보 시절의 공약인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본료 폐지를 위한 발걸음은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며 정책 강행에 반발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동통신사의 폭리를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며 기본료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념적 갈등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요금제 탄생의 배경


몇 백 가지가 넘어가는 통신사의 요금 체계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이 이동통신사에 납부하는 통신비가 과다하다는 지적, 그리고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통신비 20% 절감, 직전 정권에서는 반값 통신비를 공약한 바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통신비 인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현재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수립한 가이드라인은 투자비의 회수가 종료된 것으로 보이는 ‘2G, 3G 통신 서비스의 기본료 폐지’와 아직까지 네트워크망 개설을 위해 투자비가 들어가고 있는 ‘4G, 5G 서비스의 기본료 인하’로 가닥을 잡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정부는 기본료 폐지 및 통신비 인하 정책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통신사에게는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경매에 가점을 줄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공용 와이파이 확대와 로밍 요금 폐지를 대안으로 제시한 미래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10일 미래부가 보고한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반응을 내놓았으며, 추가 보고를 주문했다. 미래부가 보고한 자료는 통신사의 공융 무료 와이파이를 확대하고, 한중일 3국 로밍 요금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요금제란 이동통신사의 망 투자비용을 보전해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요금제로, 인하를 거듭해 현재는 1만 원 내외의 금액으로 책정돼 있는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약을 체결하면 반드시 매달 납부하게 되는 요금’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통신요금 서비스는 외형상 투자보수율 규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대규모의 네트워크 투자가 이뤄지는 통신 사업은 단순히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보안 및 전반적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투자비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 주자는 취지다. 해외에서는 사용한 만큼 통신비를 납부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회선만 유지하면 매달 기본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다른 투자보수율 규제 근간 사업들과는 달리 통신 서비스는 사업을 위한 필요 수입액을 명시적으로 산정하지 않고 있어, 기존의 규제 및 지원과는 변형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최초 기본요금 설계에 통신사의 자의적 해석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이야기다. 즉, 애초부터 통신 서비스에 대한 통신사의 투자와 비용의 보전을 위해 설계된 기본요금제 정책은 통신사 입장에서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통신사의 영업마진률


4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투자비는 이미 회수되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통신 서비스 요금의 역사를 살펴보게 되면, 1995년 이전까지는 모든 기간통신 서비스의 요금은 인가 대상이었으며, 특히 기본료와 통화료 등은 물가안정법에 따라 대통령의 승인사항이었다. 하지만 1995년 이후부터는 신고제가 도입되고 1998년부터는 신고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인가를 받는 규정이 실질적으로 적용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만 사전 승인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통신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통신요금 인가제에 대한 전면적 폐지가 논의되었지만, 당시 야당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우리나라 가계에 통신비 부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반대의 기본 논리였다.

 

각 사업자별 투자의 기회비용을 포함한 경제적 비용에 대해 각 사업자가 얼마나 높은 수익을 올렸는지를 나타내는 ‘원가보상률’을 살펴보자면, 국내 통신 서비스는 연평균 10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G 네트워크망에 대한 투자가 한창인 때도 SK텔레콤은 2006년 114.57%, 2007년 110.03%, 2008년 119.26%, 2009년 119.25%로 100%를 웃돌았으며, KT도 100%선을 밑돌다가 2009년에는 108.01%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는 원가보상률을 정확히 도출하기 힘든 상황이며 미래부도 영업 비밀 보호를 이유로 이 수치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막대한 통신사의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이 수치가 10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5G 서비스의 기점이 될 평창 동계올림픽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이동통신 산업을 가리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국가에서건 통신사들은 국가의 투자비 보전을 전제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하고, 그에 대비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통신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긍정적일 리가 없다.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막대한 투자비용, 그리고 그에 대비해 시장의 포화가 빠르다는 점을 들어 통신비의 절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동통신사의 영업마진율은 평균 50.9%, 일본 51.0%, 중국은 38.6%며, 전 세계 평균은 40.4%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32.6%를 보이고 있기에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영업마진율이 외국에 비해 적은 것은 엄연한 사실로 봐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통신비에 대한 인식


5G 구축을 위한 비용을 이유로 들어, 통신사는 기본료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

 

표면적인 수치들은 해외의 통신사들에 비해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왜 새 정부는 통신사가 통신비 절감을 위한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네트워크망 증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임에도 통신사가 이익을 지속적으로 거둬들이는 있는 통신사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수십 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통신사의 사업구조를 고려했을 때, 순수하게 통신 서비스 자체를 위한 투자와 그에 따른 영업이익으로 나타나는 원가보상률과 투자 마진율은 오히려 해외보다 높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통신사는 원가보상률을 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표들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통신사들은 현재의 영업이익 축소에 더해, 이동통신 네트워크망에 대한 추가 투자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통신비 인하에 반발하고 있다. 차세대 5세대 이동통신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시범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며, 2020년에는 인프라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5G 서비스 개시 이후에는 망의 확충을 위해 20조 원 이상의 재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사는 앞으로 들어갈 비용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이동통신비 기본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의 영업이익에 대한 주장을 들여다보자면,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작년 영업이익 합계는 총 3조 7,222억 원이었으며 모든 요금제에서 11,000원의 기본료가 인하되게 되면 통신 가입자 6,100만 명과 11,000원이라는 수치를 곱해서 총 7조 원의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 기본료 폐지가 이뤄지면 통신사들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계산법은 맞는 계산일까.

 

 최신 4G 단말기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는 작금을 감안해야 할 것

 

현재 정부에서 요구하고 있는 인하 방안은 2G, 3G 서비스의 기본료 폐지와 4G 서비스의 기본료 인하다. 2G, 3G 서비스의 현재 이용자는 전체 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16.4%인 약 906만 명으로, 실제 기본료 폐지가 이뤄질 경우에도 줄어드는 매출 감소분은 7조가 아닌 1조 원으로 계산해야 한다. 거기에 정부에서 2G 서비스의 종료 시점을 2021년 6월로 잡은 상태임을 감안해, 이 가입자들이 4G 및 5G 서비스 이용자로 전환할 것을 상정한다면 이 수치의 감소치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마케팅으로 매번 비판을 받고 있는 통신사들이 작년 지출한 마케팅비는 총 7조 원이 넘기 때문에, 줄어든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강구된다면 기본료 폐지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기본료 폐지는 비현실적인 몽상인가


기본료 폐지로 인해 타격을 입을 알뜰폰 사업자를 위한 대책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국민들은 통신사의 통신요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앞서서 각 국가의 소비자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통신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차갑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것은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과 함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5.3%가 가계통신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음을 밝힌 바 있다. 동 자료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 가입 시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1위가 요금(41.3%)이었으며,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법으로 기본요금 폐지를 이야기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던 것(34.0%)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통상적으로 통신비가 비싸다고 인지하고 있으며, 또 이를 위한 요금제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현실적인, 건설적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뜰폰을 이유로 들어 기본료 폐지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아 보인다. 통신사는 해외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분명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낳고 있으며, 불분명한 계열사 구조를 드러내고 과도한 마케팅비를 제외하고 투명하게 계산할 경우에는 그 수치가 해외에 비해 오히려 더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반면 기본료 폐지를 통해 주파수 경매 등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사실들은 기본료 폐지가 가능성이 없는 정책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만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먼저 기본료 폐지는 현실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안건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가능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견지하며 정부와 재계가 현실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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