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새롭게 내놓는 스마트폰들을 보면 희한하게도 하나같이 눈에 띄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리구, 울레폰, 오우키텔 등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지난해 말,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던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그대로 본뜬 자사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이다. 이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에 빛나는 오포도 ‘노치 스마트폰’ 제조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오포의 ‘노치 스마트폰’의 이름은 ‘R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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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치, 중국 스마트폰의 대세 디자인?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은 처음 공개되면서부터 꽤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왔다. 온전한 베젤리스를 위해 너무 욕심을 낸 것이다, 확실히 삼성 등 타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등등 아이폰X의 디자인에 대해 수많은 이견이 쏟아졌다. 아이폰X이 출시된 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 애플에게 있어 아이폰X은 판매 부진으로 조기 단종설까지 휩싸이며, 애플의 10주년 기념작이지만 한편으로는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 아이폰X을 따라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다. 이제는 엄연히 중국의 '2인자'로 불리는 오포까지 이 ‘모방 행렬’에 가세하면서, 한편으로는 베젤리스 디자인이 최신 스마트폰 디자인의 대세가 된 것처럼, 노치 디자인도 곧 다가올 스마트폰 디자인의 대세로 우뚝 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 오포가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 라인업을 쭉 보고 있으면, 이게 애플 홈페이지인지, 오포 홈페이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번에 공개된 R15 역시 노치 디자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에서 아이폰X 그 자체를 꼭 빼닮은 모습이다. 물론 색상이나 듀얼 카메라 위치, 지문인식 센서 등 차이점도 분명히 있지만, R15를 처음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이폰X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도 R15가 아이폰X이 아닌 이유

7.4 mm의 슬림한 바디

그래도 R15는 단순히 아이폰X을 그대로 모방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아이폰X보다 훨씬 작게 만들어진 노치를 자랑하며, 아이폰X보다 전면 대비 디스플레이 비율이 더 높다. 아이폰X은 5.8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지만, R15는 무려 6.28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심지어 143.6 x 70.9 x 7.7 mm의 아이폰X보다 더 크고 얇은 데다가(155.1 x 75.2 x 7.4 mm) 무게는 겨우 1g 차이다.

또 R15의 후면은 알루미늄 바디를 적용해 내구성을 훨씬 높였다. 전면, 후면 모두 강화유리를 채택한 아이폰X과는 대조적이다. 후면 중앙 상단 쪽에는 지문인식 센서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인 것 또한 인상적이다. 또 세로로 배치된 듀얼 카메라에 중앙 플래시를 적용한 아이폰X과 달리 R15는 가로로 배치된 듀얼 카메라에 플래시는 그 옆에 작게 장착해둔 모습이다. 독특한 점은 R15가 전면 카메라에 좀 더 힘을 줬다는 점이다. 후면 카메라보다도 높은 화소 수(20MP)는 물론이고, 아웃포커싱에 용이한 F2.0 조리개값을 적용해 일명 ‘셀카족’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능은 나쁘지 않지만 디테일에 약해

사실 오포 R15의 전반적인 사양을 아이폰X과 비교해보면, 절대로 밀리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지녔다. 지원하는 운영체제나 칩셋 등 사용 환경이 아예 다르다 보니 정확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R15는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8.1 오레오를 탑재했으며, 미디어텍의 새로운 칩셋 Helio P60을 장착했다. 여기에 6GB RAM에 128GB 내장 메모리를 지원하며, 마이크로SD카드를 이용해 최대 256GB까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 아이폰X은 3GB RAM에 64GB, 256GB 메모리 중 한 가지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늘 그렇듯 메모리 확장은 불가능하다.

배터리 또한 아이폰X보다 R15가 더 우수한 편이다. 아이폰X이 리튬이온 2716mAh인데 반해, R15는 리튬폴리머 3450mAh 배터리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R15가 아이폰X보다 방전 위험도 더 적은 데다가 배터리 지속 시간도 더 긴 것이다. 다만 R15는 방수 기능이 따로 없고, 슈퍼 아몰레드, 3D 터치나 돌비 비전, 트루톤과 같은 디스플레이 성능이 아이폰X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블루투스 버전도 아이폰X은 5.0, R15는 4.2에 불과하며, R15는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사양

Point

단순히 ‘메이드인차이나’라고 무시하기에는 이미 너무 커버린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그중에서도 오포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이인자의 자리에 있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스마트폰이 ‘삼성 짝퉁’, ‘애플 짝퉁’이라고 비웃음을 사는 동안 중국 스마트폰은 너무나도 발전했다. R15도 그저 ‘아이폰X 짝퉁’이라고 치부하기엔 꽤 괜찮은 성능에 꽤 괜찮은 가격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R15가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쓸만한’ 제품인 건 맞다.

앱토 한마디 - 아이폰X 짝퉁이라고 하기엔 너무 쓸만해

김지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