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 삼성페이가 공개되었을 때 부족한 홍보와 극히 제한적인 지원 단말기로 인해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그네틱 방식의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의 MST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 오프라인 결제는 익숙해졌고, 지원 단말기의 수도 늘어났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삼성만이 MST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도 없었다. 이런 독점적인 시장에 드디어 경쟁자가 나타났다. LG전자가 삼성의 MST 기술과 흡사한 마그네틱 전송 기술인 WMC(Wireless Magnetic Communication) 기술을 이용한 LG 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LG 페이 사용을 위한 필수 환경

LG 페이를 사용하려면 몇 가지 필수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LG 페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LG G6 시리즈가 유일하다. G6는 단일 모델이었지만 얼마 전 G6 32GB 모델과 G6플러스가 출시되어서 파생모델까지 포함한 G6 시리즈가 모두 LG 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G6를 가지고 있더라도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안되어있다면 아무리 뒤져봐도 LG 페이를 찾을 수 없다. 5월 22일 자로 업데이트된 V10t 버전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LG 페이 앱이 설치된다. V10t 버전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한 후에도 LG 페이를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LG 페이 앱 자체도 한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야 사용할 수 있다.

LG 페이 앱을 업데이트한 후 처음 실행하면 우선 앱 사용 권한 확인 과정을 거치며, 다음으로는 보안을 위해 V3 Mobile Plus를 설치하는 과정을 또 거쳐야 한다.

LG 페이를 빨리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이용약관 동의 과정이 필요하며, 본인인증 과정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지나야 이제 LG 페이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LG 페이는 결제할 때 여섯 자리의 결제 비밀번호 또는 지문을 사용할 수 있다. 지문은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치지는 않으며 G6의 잠금 기능을 위해 등록해둔 지문 정보를 그대로 이용한다. LG 페이 사용에 있어서 지문이 필수 요소는 아니며, G6의 잠금 기능에 지문을 등록하지 않았거나 LG 페이를 위한 지문 사용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결제 비밀번호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일 LG 페이에서 지문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G6의 설정에서 지문을 등록해두지 않았다면 곧바로 지문등록 과정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제 결제를 위한 신용카드를 등록할 차례다. LG 페이 메인 페이지에서 결제 카드를 추가할 수 있는데, G6의 후면 카메라를 이용해서 신용카드를 인식시키면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이 자동으로 입력된다. 만일 주변이 어둡거나 신용카드의 무늬가 복잡해서 자동 인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수정할 수도 있으며, 직접 입력 기능을 이용해서 처음부터 수동으로 입력할 수도 있다. 카드 보안 코드와 비밀번호는 수동으로 입력해야 하며, 카드 이름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으로 지정하면 된다. 입력한 신용카드 정보가 정상이면 각 카드사 별 이용약관 동의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지문 인식을 통한 인증을 거쳐서 결제카드 등록이 완료된다. LG 페이에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현재 BC카드와 국민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를 지원한다.

편리한 멤버십, 교통카드는 제한적 등록

LG 페이에서는 상품 구매 시 할인이나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를 함께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다. 메인 화면에서 멤버십을 선택하고 상단의 + 표시를 누르면 멤버십 카드 등록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그전에 LG 페이에서 멤버십 카드를 사용하기 위한 이용약관 동의도 거쳐야 한다. 7월 초 기준으로 아시아나클럽, 메가박스, 토니모리, 하프클럽 등 28개의 멤버십 카드를 선택해서 등록할 수 있는데, 하지만 활용도가 높은 편의점 적립카드나 통신사 멤버십, 커피나 제과제빵 매장의 멤버십은 거의 제공되지 않고 있다. 기본 제공되는 28개 멤버십 이외의 멤버십은 직접 입력 기능을 이용해서 바코드를 생성한 뒤 사용할 수 있다.

LG 페이는 교통카드 기능도 제공한다. 앞서 결제 카드로 등록한 신용카드가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더라도 그와는 별개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별도로 추가해야 한다. 현재는 후불형 교통카드만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선불카드는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현재로는 신한카드와 KB 국민카드만 지원되며, 가족카드와 체크카드도 등록 가능하지만 법인카드는 지원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LG 페이에서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심 발급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등록 이동통신사가 일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로 교통카드는 등록이 불가했다.

간편한 사용법, 퀵페이

결제 카드 등록까지 모두 마쳤다면 드디어 사용 준비를 마친 셈이다. 이제 정말로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LG 페이는 퀵페이라는 기능으로 LG 페이 결제 기능을 불러올 수 있는데, 단말기 정면 하단 베젤에 있는 LG 로고 부분부터 위쪽으로 화면을 밀어 올리면 즉시 결제 화면이 나타난다. 퀵페이는 잠금 화면이나 홈 화면이나 다른 앱이 실행 중인 상태에서도 동작하며, 심지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밀어 올리기만 하면 결제 화면이 즉시 나타난다. 결제 화면이 나타나면 후면 지문인식 센서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거나 결제 비밀번호를 누르면 휴대폰 뒷면을 카드 리더기에 가까이 대라는 안내가 나온다. 결제 가능 시간은 인증 후 30초간 가능하며, 추가로 20초를 추가할 수 있어서 최대 50초 이내에 카드 리더기에 대고 결제를 마쳐야 한다.

만일 멤버십 카드도 등록해두었고, 결제와 멤버십 카드 사용을 동시에 해야 할 상황이라면 결제 카드 화면과 멤버십 카드 화면을 번갈아 띄울 필요 없다. 결제 화면 윗부분은 결제 카드 이미지가 나타나지만, 아래쪽에는 등록해둔 멤버십 카드가 나열된다. 이때 결제와 함께 사용할 멤버십 카드를 선택하면 화면 아래쪽에 해당 멤버십 카드의 바코드가 나타나서 결제와 멤버십 적립 또는 할인까지 한 화면에서 마칠 수 있다.

LG 페이 앱을 실행해서 등록한 결제용 신용카드를 선택하면 총 사용금액과 함께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내역을 누르면 사용날짜와 카드 이름, 승인번호, 이용 구분 등 세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LG 페이의 설정에서는 퀵페이 실행 화면 선택과 지문 사용 여부, 비밀번호 변경 등이 가능하다. 퀵페이 실행 화면은 꺼진 화면과 잠금 화면, 홈 화면, 앱 화면 네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비밀번호는 앱 비밀번호와 등록한 카드 별 결제 비밀번호는 모두 각각 변경할 수 있다.

이미 익숙해진 사용, 장점과 단점은?

처음 삼성페이가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홍보에는 열을 올렸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신용카드 가맹점들에 대한 교육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사용 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었다. 휴대전화 단말기를 건네주는 행동 자체를 의아하게 여겼으며, 택시에서 단말기를 내밀면 신용카드 리더가 아닌 교통카드 리더에 대는 일이 빈번했다. 한동안 사용자들이 사용할 때마다 플라스틱 신용카드 리더에 단말기를 가져다 대면 결제가 된다고 오히려 홍보를 해야 했다. 하지만 벌써 2년 전 이야기다. 이미 삼성페이에 익숙해진 신용카드 가맹점 직원들은 물론 이것이 삼성페이인지, 새로 나온 LG 페이인지 관심 없겠지만 스마트폰 단말기를 건네면 아주 익숙하게 신용카드 리더기에 가져다 대서 결제를 진행했다.

LG 페이를 며칠간 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퀵페이로 언제나 빠르고 간단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나 멤버십 카드까지 한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편리했다. 하지만 30초간의 결제 인증 상태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면 남은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어서 실제로 결제가 이루어진 것인지 실패한 것인지 알기 힘들다는 점이 다소 불편했다. 그나마 몇 초의 딜레이가 있은 후에 상단에 알림이 뜨면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알림을 꺼둔 사용자라면 정상 결제 확인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은행 거래 미지원과 부족한 지원단말 빨리 해결해야

이외의 단점으로는 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기본 제공되는 멤버십의 종류도 너무 적다는 점 정도다. 경쟁상대인 삼성페이와 비교해서 또 하나의 단점을 꼽자면 은행 계좌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페이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현재는 10개의 시중 은행 ATM 입출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삼성증권은 오프라인 계좌 결제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비해 LG페이는 아직까지 은행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점 보다 더욱 아쉬운 부분은 지원 단말기의 종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점은 새로운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차차 해결되겠지만, 2년이나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보급형 스마트폰부터 스마트워치까지 다양한 지원 단말기 라인업을 가진 삼성페이와의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