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오랜 역사에 가벼움을 더하다, 제노니아온라인
게임빌 Z스튜디오 박재욱 과장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은 캐주얼게임을 주축으로 성장한 카카오게임. 현재까지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 내 절대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에도 카카오게임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모바일 3대 게임사인 위메이드, 게임빌, 컴투스의 위상이 한층 꺾인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고속 성장한 CJ E&M의 게임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이 롱런함으로써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컴투스를 인수함으로서 게임빌은 글로벌 시장의 입지를 강화해나갔으며 국내 시장 또한 신작 게임들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캐주얼게임 위주의 카카오게임에 지루해진 유저들이 차츰 RPG, 전략시뮬레이션과 같은 미들코어 게임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최근 출시된 게임빌의 간판게임 제노니아온라인이 있다. 캐주얼게임이 판을 치는 카카오게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노니아온라인. 우리는 2008년부터 제노니아 시리즈를 개발 및 서비스해온 게임빌을 찾아가 제노니아온라인은 물론, 향후 카카오게임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팀명이 Z스튜디오다. 현재 개발팀에서는 제노니아 시리즈 개발만 담당하고 있는가?
그렇다. Z스튜디오는 제노니아온라인 개발에만 주력하고 있는 개발팀으로 기획, 클라이언트, 서버 등 총 1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경우, 제노니아2부터 개발에 참여했었고 현 게임빌 개발이사인 정용희 이사는 제노니아1부터 팀을 이끌어나간 바 있다.

제노니아 시리즈의 역사가 궁금하다.
제노니아는 2008년 ‘제노니아1-기억의 실타래’라는 타이틀로 피처폰 앱마켓에 최초로 출시되었다. 당시 뛰어난 기술력과 게임성으로 인해 시장 내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매년 1개의 시리즈를 출시, 게임빌의 메인 타이틀로 거듭나게 되었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누적 다운로드수가 4000만 건을 돌파했으며 동, 서양 구분 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RPG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플랫폼과 연계하여 제노니아온라인을 출시, 시장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제노니아는 6이 아닌 온라인으로 출시되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제노니아는 시나리오가 메인인 패키지 형태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패키지 형태의 게임이 한계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시나리오가 종료가 되면 유저들이 무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서비스했지만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출시 주기는 1년인 반면, 콘텐츠의 소모 주기가 너무 빨라져 버린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것도 온라인으로 출시하게 된 이유다. 갈수록 하드웨어 사양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발전함으로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으며 싱글 패키지 게임은 사양화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제노니아 시리즈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했고 일회성 패키지 콘텐츠가 아닌 네트워크 기반의 라이브 업데이트 콘텐츠로 출시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 여겼다. 그 결과물이 제노니아온라인이다.

온라인게임은 스토리가 취약한 단점이 존재하는데 제노니아온라인은 어떤가?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존 시리즈에 비해 스토리의 비중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MORPG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기반의 소셜 콘텐츠가 스토리보다 더 중시 여겨졌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하지만 시리즈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미는 떨어지지 않았으며 신규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콘텐츠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부제로 ‘혼돈의 서막’을

붙였다. 업데이트를 통해서 스토리를 이어나갈 것인가?
그렇다. 대규모 업데이트 시점에서 또 다른 부제를 가지고 세계관과 스토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 스토리는 기존 스토리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해 새롭게 등장한 적들과 그들의 정체를 밝혀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점차 추가해나갈 것이다.

기존 제노니아5와 차별화된 부분은 무엇인가?
풀네트워크 기반 MORPG로 개발된 것이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상 존재하는 모든 유저들이 서버별 마을에 위치하게 되며 정보를 공유하고 던전을 같이 탐험하거나 실시간 PvP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외 배틀로얄, 채팅, 거래소등 다양한 네트워크 콘텐츠가 탑재되어 유저들 간에 자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네트워크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존 제노니아와 달리 제노니아온라인에서는 ‘메인퀘스트’ 시스템이 사라졌다. 메인퀘스트를 클리어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갔던 것과 달리 PC온라인게임처럼 퀘스트에 세계관과 스토리를 녹여나가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MORPG로는 드물게 카카오게임과 연동되는데 체결과정이 궁금하다.
현재 카카오게임은 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다양한 타깃층을 고려한 캐주얼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상당부분 미드코어 급 이상의 게임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게임빌의 제노니아가 가진 강력한 IP와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향후전략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라 판단, 게임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게임과의 연동은 어떤 장점을 갖고 있으며 현재 효과를 보고 있는가?
앱 내에서 유저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도움을 주며 단시간 내 다운로드 수를 증가시켜준다. 기존 패키지 형식보다 DAU(일일 사용자 수)도 꾸준하며 유저들의 게임충성도도 높여주는 것도 카카오게임의 장점이다. 또한 라이트 유저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구체적인 제노니아온라인의 다운로드 수와 DAU수, 매출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출시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운로드 수는 150만이나 되며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 1만5천, 최대 2만 명에 육박한다. 주목할 부분은 DAU인데 현재 130만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는 다운로드한 유저 중 90% 이상이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뜻이다.

RPG는 모바일게임 대표장르이나 최근에는 하향세를 겪고 있는 추세다. 개발팀 입장에서 고심했던 부분이었을텐데?
앞서 캐주얼 게임에서 미드코어 게임으로 시장 방향이 바뀔 것이라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게임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노니아온라인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PC게임 시장에서도 그래왔듯,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할 것이라 믿고 있으며 그 끝에는 미드코어 혹은 하드코어 게임이 있을 거라 본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제노니아온라인이 미드코어 MORPG의 선두주자가 되어서 먼저 선점을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었나?
기존 시리즈에 비해 튜토리얼 부분을 강화했다. 퀘스트 진행, 던전 입장법과 키 조작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 라이트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UI 또한 라이트 유저들을 고려해 뺄 부분은 과감히 빼서 심플하고 직관적인 UI로 완성시켰다.

자동전투와 퀘스트 바로가기도 접근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던전 내에서 자동전투 시스템을 활용해 손을 대지 않고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퀘스트를 위해 마을 내 NPC를 찾아가지 않아도 터치 한 번으로 진행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하지만 RPG의 매력은 유저 스스로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움직여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전투에 패널티를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 접근에 용이하도록 탑재한 것일 뿐, 제노니아 하면 역시 역동적으로 컨트롤하는 재미가 살아있다고 생각하게끔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2D 디자인을 유지했다. 고퀄리티를 추구하는 하드코어유저들에겐 다소 심심할 수 있을텐데?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이 발달함에 따라 앱마켓 내에서 Full 3D 게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앱의 용량이 많아지고 최소사양도 높아지며 각종 렉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들이 게임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제노니아온라인도 2D로 디자인했다. 콘텐츠 량은 방대하지만 최적화를 통해 게임용량을 40MB 이하로 설계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2D 디자인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에도 일부 변화가 있는 듯 하다.
기존 시리즈는 플레이하는 캐릭터 위주로 디자인이 집중되어 있었으나 제노니아온라인은 다수의 온라인 유저들이 한 화면에 표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 사이즈를 축소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디자이너 구성도 일부 변동사항이 발생했으며 캐릭터 사이즈를 전작보다 축소시켰다. 하지만 기존 시리즈의 색감이나 특징은 그대로 유지시켰기 때문에 다운그레이드가 아닌 차별성을 둔 것이라 생각한다.

RPG인만큼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재미가 돋보여야 할 것이다. 제노니아온라인 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총 5가지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으며 무기, 투구, 가슴 총 3가지 파츠를 조합해 4만 종 이상의 다양한 코스튬을 구성할 수 있다. 거기에 클래스별 전신 아바타 아이템도 1종씩 준비되어 있다. 또한 탈 것이나 꾸미기 요소를 통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으며 향후 이름표 등의 추가 꾸미기 요소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제련, 강화, 펫 시스템(PvP전용)과 같은 부분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꾸미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온라인게임인만큼 데이터 소모를 걱정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플레이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어느 정도인가?
유저들의 귀중한 데이터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꾸준한 R&D(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던전 1회 당 50KB 정도로 데이터가 소모된다. 한 시간 평균 10회의 던전을 플레이한다 해도 0.5MB라는 최소한의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이다.

게임의 최소 사양은 어떻게 되나?
iOS 기기들은 iOS4.0 이상에 게임용량은 38MB이며 최소사양 기기는 아이폰4이다. 안드로이드는 2.2프로요 이상, 게임용량 37MB, 기기는 갤럭시S2 이상으로 낮은 사양의 기기에서도 원활히 돌아갈 수 있게 개발되었다.

현재 제노니아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은 운영이 시장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경쟁이 치열하다. 제노니아온라인 또한 게임의 즐거움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및 진행해나가고 있다. 기본적인 카카오톡 친구초대 이벤트, 공식카페 가입 이벤트는 물론, 던전카드 아이템 등급 상승, 아이템 뽑기 6성 확률 상승, 페어리 뽑기 확률 상승 등 게임 내 다양한 게릴라성 이벤트를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차후 업데이트될 부분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레벨 제한 확장, 신규던전 오픈, 아이템, 아바타, 페어리 추가 등의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이 이미 1년 치나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월드보스, 이벤트 던전, 길드, 길드전, 챔피언 경험치, 마을 내 미니게임 등 새로운 재미요소들도 하나씩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특히 제노니아온라인의 경우 풀네트워크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빌의 강점인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토대로 꾸준히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유저들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하여 게임 내에 녹여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별도로 전투나 레벨업 뿐 아니라 마을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게임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절대적인 인기를 구사했다. 제노니아온라인의 해외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재 글로벌 서비스 준비단계에 있다. 기존 제노니아 시리즈는 미국, 중국은 물론, 남미, 프랑스 등에서도 꾸준히 서비스되어 인기를 끈 바 있다. 우선은 기존에 진출한 국가에 출시될 수 있게 플랫폼별 글로벌 앱마켓에 출시할 것이며 이외 중국과 일본 시장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카카오게임 기반으로 출시되었으나 글로벌 버전은 게임빌 자체 플랫폼으로 재구성해 출시할 계획이며 중국의 웨이신, 일본의 라인과 같이 각 국가별 인기 모바일 메신저 기반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서비스는 게임빌에서도 기대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팀이 구성되어 전담할 예정이다.

현재 캐주얼게임들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제노니아온라인은 인기와 매출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머물고 있다. ‘RPG의 시대는 갔다’는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게임빌은 컴투스와 더불어 15년 째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다. 잠시 주춤한 면을 보였지만 그들의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로 충분히 시장 내 영향력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노니아온라인 또한 게임빌이 생각한 시대의 변화에 자사의 IP를 적절히 융합한 대표사례라 할 수 있다. 남들 보다 한 발 앞서 다음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빌, 제노니아온라인 뿐 아니라 차기 출시작 또한 롱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신효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