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자를 만나다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다양한 분야의 직업이 생겨났다. 특히 앱 개발 분야는 웹이나 콘솔 시장 등에서 이름을 알린 콘텐츠 제작사들이 앞다투어 참여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1인 혹은 소수의 개발자들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의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이들의 개발과정을 들여다 보면 이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미래의 개발자들에겐 마음 속 열정을 끌어올릴 좋은 양분이 되리라 생각된다.

Backpackr Inc.

대표 김동환

굿슬립

가격 : $0.99
크기 : 10.9 MB
언어 : 한국어, 영어, 일본어
개발사 : Backpackr Inc.

개발사인 백패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노트북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2012년 11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처음 출시한 앱이 12시간 만에 한국 앱스토어 유료 전체1위를 기록하였으며 2013년 여름에는 실제로 팀원 모두가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의 20여개 도시를 배낭여행하여 앱 개발을 하기도 했다. 창업 1년 만에 2013년 한 해 동안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린앱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굿슬립에 대해 소개해 달라.
현대인의 경우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짧거나, 혹은 스트레스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굿슬립은 뇌파 유도음인 바이노럴 비트를 이용하여 짧게 자더라도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해 주므로 지치고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수면 도우미 앱이다.

굿슬립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스타트업이 업무시간이 길다 보니 특히 수면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스스로가 짧은 시간 내에 숙면을 취하고, 적게 자도 푹 잔 것 같은 효과를 보기위한 욕심으로 만들게 된 것 같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옛말처럼 매일 매일 굿슬립 앱을 사용하며 숙면을 하면 보약을 먹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서브타이틀로 ’자양강장 프로젝트‘ 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굿슬립의 개발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기존에도 바이노럴 비트를 이용한 수면 도우미 앱은 많이 나와 있었다. 그래서 기획 쪽에서는 다른 앱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점들을 찾아서 적용시키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수면을 유도하는 바이노럴 비트의 경우 잠들기 까지 30분~60분 동안 계속 재생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앱들은 해당 시간만큼 녹음된 바이노럴 비트를 재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음질이 좋지가 않고 앱 용량 또한 커지는 단점이 있었다. 바이노럴 비트를 직접 만들어 재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고, 결과적으로도 굿슬립은 녹음된 소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질과 앱용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수면 도우미 앱에서는 볼 수 없는 낮잠 모드를 제공해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짧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굿슬립 트래픽을 보면 점심시간과 새벽 시간에 사용률이 가장 높다.
디자인의 경우 앱 아이콘을 비롯해 전반적인 분위기를 수면 도우미 앱 답게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최종 디자인이 나오기 까지 중간에 수차례 시안이 변경되기도 했다. 디자이너에게는 ‘앱 아이콘만 봐도 잠이 올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기억이 있다.
굿슬립은 다른앱들과 다르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다른 바이노럴 비트를 재생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세타파의 경우 졸음파라고 불리는 뇌파인데 대부분의 수면 유도앱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타파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굿슬립은 세타파를 유도하다 어느 정도 시점에서는 로우세타파로 바꿔 자연스럽게 더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특히 개발의 경우 구현한 부분이 실제로 맞게 동작하는지 많은 테스트를 하게 되는데 테스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뇌파 유도음을 듣다보니 개발하다 잠이 와서 힘들어 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런 작은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공을 들인게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

굿슬립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잠들기 직전에 사용하는 앱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번거로운 조작 없이 최대한 빠르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UX를 설계하였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작이 화면에 보이는 한 페이지 안에서 가능하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소리와 볼륨으로 설정해 놓은 이후로는 ‘밤잠 자기’ 혹은 ‘낮잠 자기’ 하나의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굿슬립의 사용 방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
1. 밤잠모드 혹은 낮잠모드를 선택, 2. 뇌파 유도음 재생 시간 선택 (보통 낮잠은 15분, 밤잠은 30분), 3. 자연의 소리 선택, 4. 피치와 볼륨 조절, 5. 알람 설정, 6. 잠자기 버튼 선택. 1~5번의 경우 한번 설정해 놓으면 다음 실행 시에는 잠자기 버튼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조작이 끝나게 된다. 처음 쓰는 사람도 어려움 없이 기능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쉽다.

굿슬립으로 현재까지 얻은 성과는 어떻게 되나?
2013년 2월에 처음 출시해 지금까지 1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였다. 유료앱 분야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이다. 애플에 의해 2013년을 빛낸 최고작 1위에 선정된 성과가 있다. 2014년인 지금도 1월 1일부터 1월 17일 현재까지 유료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백패커에서 출시한 앱의 대다수가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출시하는 앱마다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앱스토어의 앱들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좋은 앱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곳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사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는 제품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백패커는 좋은 앱을 기획, 디자인, 개발하는 역량과 더불어 사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갖춘 것이 상위 랭크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다수의 앱을 출시해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안다. 굿슬립 외에 자랑할 만한 앱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애플이 선정한 2013년을 빛낸 최고작에는 굿슬립 외에 푸시 단어장과 사진정리 앱도 선정되었다. ‘푸시 단어장‘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어학 공부를 할 수 있게 단어와 뜻, 발음을 문자처럼 푸시메시지로 보내주는 앱이다. 현재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자 버전을 지원한다.
‘사진정리’ 앱은 카메라 롤에 뒤섞인 사진, 스크린삿, 동영상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앱이다. 단순히 분류 하는 것 이외에도 사진의 상세정보(EXIF)를 확인하거나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등 외부 앱으로 공유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퀵서치’는 가장 최근에 출시한 앱으로 역시 꾸준히 상위권에 유지하고 있다. 포털, 쇼핑몰, 사전, 노트 등 모든 검색을 하나의 앱에서 편하게 검색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차기작으로 계획 중인 앱이나 진출하고자 하는 카테고리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아이디어스(IDus.me)라는 모바일 프리마켓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핸드 메이드, 수공예 제품을 재미있게 감상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해 봄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은 수천 년의 수공예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손으로 만든 물건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제품을 만드는 작가님들도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소신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디어스 서비스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앱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핸드메이드와 수공예 제품들이 대중화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문화적인 인식까지 바꾸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단순히 서비스 개발과 운영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서 쉽지 않은 분야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차근차근 접근해 보려고 한다.

2014년을 맞이해 ‘백패커’가 이루고자 하는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2014년에는 신규로 런칭할 서비스인 아이디어스(IDus.me)에 최대한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여유가 생긴다면 이번에는 동남아가 아니라 유럽 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최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