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이 인기다. 웹툰이 모바일 콘텐츠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장르소설에서 파생한 웹소설의 성공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시장을 놓고 네이버부터 카카오까지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 들고 있다. 북팔은 그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으로, 이미 많은 인기작가들을 배출한 바 있다. 앱스토리에서는 비주류로 여겨지는 웹소설을 주류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가진 북팔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Q 북팔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어떤 서비스이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북팔은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웹소설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작가를 양성하는 서비스다. 2011년 3월에 시작되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 모바일이라는 환경을 이용해 출판의 문턱을 낮춰 작가들이 누구나 손 쉽게 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주 사용자들이 직장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출판하는 개념으로 접근해 자기 계발 교양 학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읽어야 할 책의 양은 방대한데 다 볼 수 없으니 이런 걸 누군가가 정리해서 주기적으로 제공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물론 서비스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다 보니 앱 출시 일년 만에 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수익모델을 만들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 학습 쪽의 콘텐츠 대신 타임킬링용 콘텐츠로 전환해보자, 감성적인 콘텐츠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스토리 기반의 콘텐츠를 생각하게 됐고 웹소설이라는 장르가 탄생해 이를 주력으로 서비스하게 됐다. 이를 통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더 큰 성장을 하게 됐다.

Q 웹소설이라면 네이버북스와 같은 서비스들과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어떤가?
기존의 서비스들과는 비즈니스 모델에 차이점을 갖고 있다. 네이버북스나 카카오는 트레픽을 활용한 플랫폼 모델이다. 유통플랫폼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아마추어 작가들을 양성시키는 기획사의 느낌이 강하다. 네이버가 방송국이라면 우리는 JYP나 SM과 같은 기획사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팔은 작가의 연재가 끝나면 연재된 콘텐츠를 패키징해 네이버북스와 같은 다른 유통 플랫폼에 제공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는다. 북팔이 작가에게 있어 에이전시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경쟁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Q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되는가? 지금까지의 성과를 알려 달라.
기존의 장르문학이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웹소설로 변모했다. 지금은 만화 시장이 웹툰시장으로 바뀌듯 기존의 장르문학이 웹소설로 바뀌는 시대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종이책으로 출간되던 장르소설이 모바일로 서비스되는 초기시장이라고 보여진다. 전체로 보면 아직 미약하지만 웹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북스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유료 모델로 인한 수익이 30%, 무료 모델로 인한 수익이 70%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유료가 80%, 무료가 20%의 비율로 전환된 상태다.

Q 경쟁사의 서비스에 비해 북팔이 가지는 강점은 무엇인가?
장르문학과 연재 소설을 다루던 기존 서비스들은 이 시장을 출판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북팔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하며, 거기에 맞는 생산전략도 따로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같은 콘텐츠를 종이로 보는 느낌과 스마트폰으로 보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존 서비스 제공자들은 콘텐츠의 본질적인 경쟁력만 확보하면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북팔은 기존 콘텐츠를 컨버전하는 순간 형식적인 파괴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최초 콘텐츠 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북팔은 처음부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왔다. 나머지 기능들은 다 양보하더라도 모바일에서 더 편하고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데 포커스를 맞춰왔다. 한 페이지에는 몇 줄이 적당하며 디자인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치밀하게 고민하는 식이다. 일반 책의 경우 지문이 많고 내용전개가 더디더라도 독자들이 이해했다. 책을 들었다는 것 자체가 작정하고 읽겠다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르다. 훑어보는 느낌이 강하다. 때문이 일반 책처럼 지문이 길고 내용 전개가 느리면 답답해 한다. 이런 부분들까지 세밀하게 다 고려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런 것들이 북팔 만이 가지는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
북팔의 본질적인 강점은 새로운 신예작가들을 계속해서 발굴해낸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계속해서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한다. 웹툰으로 치면 조석씨나 윤태호씨 같은 인기 작가들이 작품을 내면 독자들이 좋아하겠지만 이들 몇몇 인기 작가들이 내놓는 작품의 양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때문에 새로운 신예작가들을 계속해서 발굴해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북팔과 작가의 입장뿐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새로운 작가들을 양성해 다양한 작품을 써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북팔이 독자들에게 갖는 강점이라 할 수 있다.

Q 북팔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작가들은 어떻게 수익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작품 미리보기를 통한 유료결제가 주요 수익원이다. 작가들은 매주 정해진 요일에 작품을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야 이 작품들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무료 공개 전에는 유료 서비스인 미리보기를 통해 읽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 때문에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한다는 느낌보다 서비스를 이용한다라는 느낌이 강해 유료 결제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애니팡과 같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유료 결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던 것이 주효했다. 이외에도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유통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얻고 있기도 하다.

Q 작가들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고 있나? 인기 작가는 어느 정도 수익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초기 작가와 인기작가의 수익은 편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평균을 낼 수는 없다. 인기 작가의 경우 월 2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여느 플랫폼이 그렇듯 상위 10%의 작가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인기작가와 작품들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익 분배는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몇 대 몇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50:50 정도로 분배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북팔의 대표적인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인기 작가들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로맨스소설이 대부분이며 여성 독자들이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OZ, 꿈꾸는 이 등이 있다. OZ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연애의 은밀한 법칙’이 있는데, 소녀 가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정형이 탑 아티스트로 주목 받는 천재 가수 남기용의 눈에 들면서 의도치 않은 밀고 당기를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꾸는 이 작가의 대표작은 ‘사상 최고의 그 놈’이라는 작품으로, 귀엽고 허당끼 가득한 리아와 완벽한 남자 이안의 배꼽 잡는 사랑이야기로 시종일관 웃음이 가득한 로맨스코미디다. 이외에도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연재되고 있다.
북팔의 작가들은 본래 네이버 웹소설의 챌린지 리그에서 연재를 하고 있었다. 네이버 발표로는 한 번이라도 작품을 연재한 작가가 6만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1년간 정식 작가로 선정돼 연재를 하게 된 경우는 30여 건에 그친다. 하지만 과연 30등 안에 든 작가들과 50등 혹은 100등안에 든 작가들과의 실력 차이가 있을까? 결국은 운인 셈이다. 북팔은 그곳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스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그 작가들이 지금의 북팔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인기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Q 웹툰 소설을 런칭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웹소설의 기반이 되는 장르소설은 비주류 콘텐츠다. 비주류를 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통성 못지 않게 대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위해 대중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과 웹소설 간의 접목을 시도하게 됐다.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웹소설에 비주얼 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포토웹 소설, 일러스트 웹소설, 웹툰소설 등을 서비스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웹툰 소설은 조금 다른 의도로 기획됐다. 기존의 웹소설을 보기 편하고 읽기 편하게 해보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웹툰 작가들의 생태계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가 더 강했다. 웹툰 시장이 많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몇몇 인기 작가들과 성인용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웹소설의 경우 하루 밤에도 다량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지만 그림은 혼자서 작업하기 어려운데다 하루에 그릴 수 있는 컷이 정해져 있다. 하루에 그려낼 수 있는 컷이 평균 10컷 정도로 알고 있는데, 한 회를 연재하기 위해서는 20-30컷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때문에 웹툰을 연재를 하기 위해서는 생업을 내려놔야만 한다. 그렇다고 웹툰이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은 웹툰 작가들이 이 길을 포기 하게 된다. 웹툰 소설은 바로 이런 웹툰 작가들의 부담을 줄여 수익모델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웹소설 작가와 웹툰 작가의 협업이기 때문에 수익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부담이 적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월에 웹툰 소설을 오픈 했으며 인기작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안다. 배경은 무엇이며 투자 금액은 어떻게 되나? 어떤 부분에 자금이 투입될지도 궁금하다.
작년에 투자를 받으려고 노력했었다. 수익모델이 변변치 않았고 이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질 만한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논리가 탄탄하지도 않았다. 투자자들은 북팔을 모바일 콘텐츠 회사로 보기 보다 전자책 회사의 변종쯤으로 생각했다. 대기업들도 전자책을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투자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유료화를 서둘러 시도하게 됐다. 실적을 만들고 그 숫자를 가지고 올해 스코어를 확정 지은 내년에 다시 투자를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료화 시도 후 생각보다 스코어가 잘 나왔고 북팔의 가능성을 알아본 투자사들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여러 투자사들이 앞다투어 투자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높은 금액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Q 북팔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콘텐츠도 진화해 가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이런 시도들이 주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방송국이 있었기 때문에 TV가 생긴 것이 아니다. TV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국이 생겨났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바일이 있기 때문에 모바일 콘텐츠 회사들이 생겨난 것이지 기존의 콘텐츠가 모바일로 들어와서 모바일 콘텐츠가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이라는 환경에서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는 과정이고 북팔이 그 중 하나인 셈이다.
북팔의 비즈니스는 단순해 보일 수도 있 지만 엄청나게 역동적이며 할 수 있는 일들도 또한 다양하다. 그런 면에서 북팔의 비즈니스는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며,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고도화 되면서 주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모두가 TV를 봤지만 이젠 모바일만 들여다 본다. 새로운 흐름은 바로 모바일에서 탄생할 것이고 북팔이 그 길에 앞장서고 싶다.

북팔은 미드를 예로 들며 미드가 인기 있는 이유를 많은 작가들 간의 콜라보로 꼽았다. 기획 작가가 여럿 투입되고 연출도 다양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 만큼 깊이 있는 콘텐츠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북팔은 미드 수준의 작품들을 내보고 싶다고 했다. 콜라보를 통해 단련되고 고도화되어 미드 만큼이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이 북팔을 통해 생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최선웅 기자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