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을 버티기 힘들다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2년 넘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SNG가 있어 화제다. 상대적으로 비인기 장르임에도 오래 전부터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살아남은 에브리타운이 바로 그것. 요즘처럼 시선을 잡아 끄는 신규 게임이 많은 이때, 에브리타운은 어떻게 계속해서 꾸준한 성과를 내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앱스토리에서는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에브리타운을 서비스하고 있는 플레로게임즈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Q 플레로게임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요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플레로게임즈는 미니웍스와 피버스튜디오의 합병으로 탄생한 신생 게임개발사다. 조이맥스의 자회사이자 위메이드의 손자회사로 지난 5월 1일 출범했으며, 두근두근 레스토랑, 아틀란 스토리, 에브리타운, 바이킹 아일랜드 총 4가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 중 에브리타운이 가장 선전하고 있으며, 구글 순위 20위 권 내에 상주하고 있다. 에브리타운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반, 바이킹 아일랜드는 3년, 아틀란스토리는 2년, 두근두근 레스토랑은 1년을 넘겼다. 대부분의 게임이 롱런하고 있으며, 매출 또한 나쁘지 않은 편이다. 출시 후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요즘,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Q 오늘의 주인공, 에브리타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에브리타운은 2013년 3월 5일에 서비스를 시작해 2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대표 SNG로 사랑 받아온 농장 경영 게임이다. 에브리타운은 꽤나 긴 역사를 자랑한다. 페이스북 플래시게임이 유행하던 2010년,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에서 플래시게임 앱스토어가 열리면서 플래시 버전의 에브리타운이 처음으로 선을 보였는데, 일하면서 플레이 하기 좋은 게임으로 인기를 끌면서 당시 스타트업이던 피버스튜디오의 기반이 잡히게 됐다. 다음해인 2011년 하반기에는 플래시 버전을 그대로 컨버팅한 iOS 버전의 에브리팜이 출시되었는데 이 게임 역시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게 됐다. 이후 카카오게임 시대가 열리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버전을 새롭게 개발하게 됐는데 그 결과물이 조이맥스에 인수된 이후, 위메이드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보이게 됐다. 에브리타운의 역사가 이처럼 꽤 길기 때문에 플래시버전부터 플레이 해 오시던 분들이 상당하며, 게임 자체가 IP화 돼 마니아 층이 두터운 편이다.

Q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에브리타운의 인기는 여전하다. 비결이 무엇인가?

페이스북 기반의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시스템적으로 많은 개선을 거쳤는데, 그 중 가장 큰 변화가 바로 소셜 요소의 도입이다. PC 버전은 단순히 혼자 즐기는 농장 경영게임에 지나지 않았지만, 모바일 버전부터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셜 게임의 면모를 띄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이 제공한 소셜이라는 요소가 에브리타운이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

SNG의 특성상 여성 유저들이 많은 편인데, 실제로 에브리타운을 즐기는 유저의 대부분은 모바일 게임을 전문적으로 즐기지 않는 논게임 유저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들이 7할 정도 된다. 전반적으로 나이대가 좀 있는 편이며 주부 유저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런 유저들의 성향은 기존의 유저들과는 확연히 달라 맞춤 전략을 제공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을 비교적 잘 캐치해 서비스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이 출시됐다고 해서 쉽게 이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별다른 피드백 없이 그냥 휙 떠나버린다. 때문에 게임을 제공한다는 느낌 보다는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최대한 유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반적인 게임의 경우 유저 들의 니즈가 어느 선을 넘어야만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자존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피드백이 많은 유저들도 아니기 때문에 작은 목소리 하나 하나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이러이러한 부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 바로 개발에 착수하며, 때로는 고객의 니즈를 미리 짐작해 진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유저들의 반응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한 번 떠난 유저들도 대체제가 없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임을 오래 해 질리더라도 일명 엡태기라 불리는 에브리타운 권태기가 찾아오더라도 유저들끼리 서로 독려하며 쉬었다 오라고 다독여 주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소셜 기능, 독특한 유저풀, 그에 적합한 대응이 에브리타운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 싶다.

Q 유저의 특성상 접속 시간이나 매출이 발생하는 시간도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를 것 같다. 어떤가?

일반적인 게임은 연휴나 여름방학이 되면 경험치 두 배를 제공하는 등 다수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에브리타운의 경우는 다르다. 이런 시즌에는 매출이나 접속율이 확 떨어진다. 아이들이 집에 있기 때문에 주부 유저들이 여유롭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브리타운은 맘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같이 움직이며 출퇴근 시간과 아이들이 학교에 간 낮 시간대에 접속율이 가장 높다. 활동성은 20대 유저가 가장 많지만 실제 매출은 30대, 40대 유저들에서 주로 발생한다. 자기 전에 밤 11시나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대다수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Q 공식카페를 오픈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반응이 어떤가?

3만명 정도 가입을 한 상태이며, 이전에 비해 확실히 많은 소통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반응도 즉각적이라 좋은 내용에는 댓글이 200개 내지 300개도 달리지만, 조금이라도 싫거나 거슬리는 업데이트가 있으면 가차없이 쓴 소리를 하신다. 이전까지만 해도 피드백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석을 통한 짐작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카페의 반응이 눈에 보여 좀더 정확하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Q 업데이트 주기가 상당히 짧은 것으로 안다. 피드백도 적을 텐데 반응은 어떻게 살피나?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은 시스템 상의 변화가 있거나 새로운 던전이 열릴 때, 또는 특정 요소에 대한 유저의 니즈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만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에브리타운은 그런 부분이 없이도 차이가 분명한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출시 후 처음 6개월은 매주, 이후부터는 2주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에 접속하는 유저들에게 매주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 되지 않더라도 아이콘이나 스킨이 달라진 정도만 해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백화점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즌에 맞춰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고객들이 보고 즐길 거리가 생긴다. 백화점의 단골 고객들은 어떤 물건이 필요해서 쇼핑을 오지 않는다. 그냥 한 번 둘러보려고 들어와 끌리는 제품이 있으면 구매를 하게 된다. 방문할 때마다 같은 디스플레이, 같은 상품이라면 어떤 손님이 즐겁게 쇼핑을 오겠는가? 이처럼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을 맞이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 하는 마음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Q 그런 업데이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있다. 구성요소가 무척 많은 SNG의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용량이 커져 데이터 소모가 많고 게임의 로딩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고사양의 스마트폰으로만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이 같은 이슈가 늘 존재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비인기 요소를 시험 삼아 제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그런 부분들을 제거한 것이 이유였다. 운영상 좀 더 쾌적한 게임을 위한 조치였지만,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구매하지 않는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살까 말까 고민하고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인데 그런 재미요소들을 운영진의 입장에서 임의로 빼앗아 버린 것이다. 이후 다시 해당 요소들을 되돌려 놓았고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요소들도 유저들이 눈으로 즐기는 콘텐츠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적인 변화를 주면서 더 신경 썼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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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년 전만 하더라도 SNG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 앞서 언급한 인기 비결 때문인가?

그런 부분도 물론 존재하지만 시장의 덕을 봤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는 모든 개발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 장르인 SNG를 개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니 우리만 살아남은 격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동류의 게임이 상당히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하드코어 RPG가 강세를 보였고 다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SNG 류가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유저의 입장에서도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이 많지 않다 보니 에브리타운이 지겨워 다른 게임으로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네이버 앱스토어 입점하면서 상당히 많은 분들이 복귀를 하시기도 했다. SNS에 ‘에브리타운 다시’로 검색하면 생각보다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그만큼 한 번 떠났다 다시 플레이 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많다. 달리 플레이 할 만한 게임이 없기 때문이다.

Q 에브리타운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유저들간의 끈끈한 관계가 아닐까 싶다. 어떤가?

런칭 시의 전략 중 하나가 게임처럼 보이지 말자였다. 프로필이나 방명록을 살펴보면 게임의 그것이 아니라 싸이월드나 블로그의 그것을 닮아 있다. 게임을 즐기기보다 SNS나 일반 콘텐츠 서비스를 즐긴다는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SNG를 서비스했던 동류의 개발사들은 게임성 자체에 집중했지만 에브리타운은 그 보다 유저들이 소통을 독려하고 게임은 최대한 쉽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게임이라 살아남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게임 속에서 게임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자기의 삶을 나누고 위로 받는 경우가 많다. 남편은 술 먹고 들어오고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고 하는 일상의 내용을 서로에게 하소연하고 공감해주면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에브리타운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유저들도 단순히 게임이 재미있어서 돌아오기도 하지만, 함께 게임을 즐겼던 이들과의 관계 때문인 경우도 적지 않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마을의 성장이 빨라지다 보니 서로서로 돕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데, 한 달에도 여러 번 서로의 마을을 방문해 도와주다 보니 친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누는 친밀한 사이가 되어 게임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구매한 유료 아이템이 많아 돈이 아까워서 게임을 접을 수 없다는 표현을 많이 하지만 에브리타운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접을 수 없어서 떠나지 못한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말씀하신 대로 유저들간의 이런 관계가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Q 플로레게임즈가 선보일 후속작 또는 신규 게임이 있다면?

신규 게임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SNG 장르는 아니다. 에브리타운2를 기획해보기도 했는데 에브리타운과 함께 막강한 시너지를 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아직 기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분간은 에브리타운으로 계속 만나 뵐 예정이다.

유저들이 게임 자체에 머무르기 보다 소통하는 유저들간의 관계에 머무르게 하고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대처했던 것이 에브리타운의 장수 비결이 아닌가 싶다.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앞으로 특별한 이변이 일지 않는 한 유저들간의 끈끈한 관계 위에 구축된 에브리타운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관계가 중요한 시대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