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배달 음식에 식상해진 사람들이 맛집의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배달 대행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시장에는 띵동, 푸드플라이, 부탁해가 3강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띵동은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까지 갖춰 음식 주문 뿐 아니라 다양한 부탁을 요청할 수 있어 사용자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이지만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서비스 이용 가능 지역이 더 확대되면 배달앱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달 대행 서비스. 그 동안에는 배달의 민족과 함께 했지만 이제는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띵동의 윤문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띵동의 서비스사인 허니비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회사는 2012년에 처음 설립이 됐으며 개인사업자로 시작 했다가 배달의 민족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허니비즈라는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회사의 이름이 띵동이었다. 초기에는 콜을 받아서 생활편의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내 회사였지만 꾸준히 운영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작년부터 플랫폼으로서의 준비 과정을 거쳐 자체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베타 버전을 거쳐 정식으로 안드로이드와 iOS 앱을 출시해 보다 많은 사용자들에게 본격적인 생활편의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유사한 심부름 서비스들이 다수 존재힌다. 띵동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업을 구상할 당시 특정 헬프 서비스를 즐겨 이용했었다. 하지만 브랜드 관리가 부실해 보였고 서비스의 기복도 심해 어떨때는 만족스럽다가 어떤 때는 화를 돋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보니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친구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Q 관련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했나?

처음에는 왜 이 같은 업체들이 강남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을까 의문이었다.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막상 진행해보니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체 사업에 있어서 운영이 차지하는 비중이 9할 정도 됐는데 그 부분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들어온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쟁쟁한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고 투자도 받아가며 승승장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경쟁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러다 이 업계가 어려워하는 것이 인력관리라는 것을 깨닫고 2년 전 부터 여기에 집중을 하게 됐다. 띵동에서 배달하시는 분들을 메신저라고 부르는데, 이런 분들을 모집하는 것에서 부터 고객을 대하는 부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까지, 회사의 모든 역량을 이 같은 인력관리에 집중했다. 체계를 잡아갈 당시에는 회사내 인력의 대부분이 이쪽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회계 외에는 별도의 인원이 존재하지 않았다.

Q 꿀벌 캐릭터가 독특하다. 어떻게 정하게 됐나.

서비스의 명칭도 중요하지만 CI와 BI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여러가지를 고려해봤다. 메신저들이 스쿠터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니 도로에서 눈에 잘 띄는 색인 노란색과 검은색을 염두에 두게 됐고, 이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인 꿀벌이 어떨지 고민해보게 됐다. 꿀벌이라는 캐릭터를 채용하면 고객들에게 조직적이고 신속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 더 조사를 해보니 벌이 멸종하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눈에 들어왔고, 벌이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70%에 직간접적으로 관연한다는 사실에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꿀벌처럼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Q 성장세가 궁금하다. 서비스 초기보다 주문량이 많이 늘었나.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10배 정도의 성장을 거뒀다. 초기에는 다른 업체들과의 주문수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는데 인력관리에 집중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이를 추월하게 됐고, 최종적으로 2년 동안 10배 정도의 성장을 거두게 됐다. 수치상으로 보면 하루 100건에서 1000건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Q 등록된 가맹점 수와 서비스 지역은 어떻게 되나?

2015년 8월 중순을 기준 2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활편의 서비스의 경우 비용의 차이가 있지만 전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유료로 제공되는 맛집 배달 대행 서비스다보니 무작정 가맹점의 수를 늘리기보다 하나 하나 까다롭게 엄선해 등록하고 있다. 특별히 가맹점 위주의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며 업장마다의 사정과 이해관계가 달라서 가맹점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다. 이 같은 조치가 가능한 이유는 가맹점 외의 음식도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맹점과 비가맹점의 주문 비율은 5:5 정도이며, 현재 약 10만 건의 매장 전화번호가 누적되어 있다.

Q 대규모 투자 없이 상당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이 우리 같은 대행 서비스 업체에 요구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빠를 것, 친절할 것, 저렴할 것. 가격에 관한 부분은 인건비 때문에 사실상 어느 한 곳이 월등하게 저렴할 수가 없다. 띵동은 빠른 서비스 처리 속도와 친절에 집중해 왔고 바이럴 효과가 생겨 별다른 투자 없이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 투자규모로만 치면 다른 업체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시드머니 2억으로 시작했으며, 배달의 민족으로부터 받은 2억의 투자가 전부다.

Q 제공하는 서비스가 무척 다양하다. 음식에만 집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한 된 인원으로 배달을 진행하다보니 운영상의 어려움이 많았다. 음식 배달의 경우 점심식사 시간이나 저녁식사 시간 처럼 특정 시간대에 주문이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는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인력을 대거 보강하면 그 이후의 시간에는 인력의 활용도가 낮아지곤 했다. 이 같은 인력 누수를 방지하고 서비스를 보다 안정화 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 편의서비스도 추가적으로 제공하게 됐다. 띵동의 메신저들은 월급제가 아닌 성과급제로 운영된다. 그들의 입장에서도 돈을 바짝 벌고 마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입을 얻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무엇이든 다 해 주는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자리잡게 됐다.

Q 음식 배달과 생활 편의의 주문 비율은 각각 어떻게 되나?

주문량으로만 보자면 음식 배달이 8, 생활 편의가 2 정도 되며, 매출로 보면 7:3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Q 다양한 서비스를 처리하기 위해 메신저들이 알아야 할 것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가?

띵동은 타 서비스과 운영상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타 서비스의 경우 주문이 들어오면 메신저가 해당 오더를 따 내는 경쟁 배차방식인데 반해, 띵동은 중앙에서 모든 주문을 받아 관제사가 가장 적합한 메신저에게 오더를 배차한다. 자연스럽게 들어온 주문에 대한 노하우가 회사에 쌓이게 되고 관련 정보를 메신저에게 전달하기 수월해진다. 오더를 내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메신저와 연락해 문제가 없도록 서포트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를 무리 없이 제공할 수 있다. 메신저의 입장에서도 음식만 배달 하는 것보다 홈 케어업무를 처리하게 되면 새로운 재미도 느낄 수 있으며 고객을 대면하는 시간도 늘어나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커진다. 고객 역시 어려운 일을 요청할 때는 단순히 배달을 요청할 때보다 친절해지기 때문에 메신저들도 이 쪽 업무를 만족스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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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서비스도 이 같은 부분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기존 방식을 바꾸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단순 배달 주문만 처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요구사항이 늘어나게 되면 혼란만 가중된다. 우리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작은 규모 일 때부터 인력을 늘려가며 적자 운영을 해오면서 체계를 하나하나 잡아온 덕분이다. 우려도 많았지만 서비스 안정화에 기여하고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인력을 증원시키면서 이 같은 카테고리를 지켜왔다.

Q 음식 배달만 놓고 봤을 때, 다른 서비스들과의 차별성을 갖는 부분은 무엇인가?

띵동은 여러 음식점의 음식을 한 번에 배달할 수 있다. 경유지라고 해서 다른 음식점을 거쳐 올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최소의 비용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술적으로는 5개의 경유지를 두는 것도 가능하지만 운영상의 문제로 현재는 3개의 경유지만 두고 있다.

Q 배달의 민족과 최근 결별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진행된 부분인가.

양쪽 다 큰 회사가 아니다보니 각각의 회사가 처한 당장의 현안들이 중요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는 것이 중요했고, 띵동의 경우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뭔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인수합병의 길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두 회사 모두 아직은 이르다고 판단 했기 때문에 독자 생존을 위해 플랫폼을 준비해왔고, 최종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결별하게 됐다.

Q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한 만큼 보다 신속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재 플랫폼 구축이 완료돼 체계적인 업무가 가능하며 메신저들의 의욕 또한 높은 만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

투자는 스타트업의 필수 요건 중 하나로 손 꼽히지만 별다른 투자 없이 지금의 성과를 낸 띵동의 스토리는 무척 의미가 깊다. 아직은 시장 자체가 작고 이용 가능한 지역도 제한적이지만 미래를 위한 초석을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더 양질의 서비스들을 더 많은 사용자들이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