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홈 오토’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집 안에 있는 많은 가전기기를 외부에서 원격으로 컨트롤한다는 개념으로, 당시 아파트 건설 붐과 함께 주로 아파트에서 사용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홈 오토메이션’의 개념과는 많이 달랐다. 카메라가 달린 인터폰에 전화 기능과 가스 누출, 화재 경보, 방범 정도의 기능이 추가된 정도였다. 지금은 정말 눈부신 기술 발달로 원격 컨트롤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하지만 별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을 모두 버리고 스마트 가전으로 바꿀 수는 없는 법. 오늘은 일반 가전을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액세서리들을 찾아보자.

불 끄러 일어나지 마세요

스위처

요즘 TV 중에 리모컨이 없는 TV는 없을 것이다. 침대에 누워서 밤늦게까지 TV를 보고 나서 잠을 자려고 할 때 TV는 간단하게 리모컨으로 끌 수 있다. 하지만 방의 조명을 끄려면 일어나서 벽에 있는 스위치까지 가야 한다. 번거롭기도 하고 너무너무 졸릴 때는 정말 귀찮다. 물론 리모컨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조명이 오래전부터 판매되고 있지만, 지금 사용 중인 등기구 자체를 바꾸거나 스위치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스위처(Switcher)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스위처는 전등을 스마트폰 앱으로 컨트롤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스위치로, 가장 큰 특징은 사용 중인 등기구의 스위치 위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다.

스위처는 벨크로를 이용해 일반 스위치 위에 부착해주기만 하면 설치가 끝난다. 요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위치에 적용할 수 있으며, 1버튼 스위치와 2버튼 스위치 모두 지원된다. 스위처와 스마트폰은 블루투스로 연결되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신호에 따라 물리적으로 스위치를 눌러준다. 스위치 위에 붙인 상태로 수동으로 눌러서도 조작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에서 바로 켜고 끄는 것 이외에 지정된 시간에 켜거나 끄도록 예약할 수도 있어서 취침 타이머나 아침 기상용 또는 야간에 집을 비울 때 방범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동작을 위한 전원은 내장된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3시간 충전하면 약 2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스위처는 구매 방식이 아닌 렌털 방식으로, 3년 약정 기준 월 990원만 내면 된다.

I/O | 월 990원/3년 | www.switcher.kr

내가 가스불을 끄고 나왔던가?

스마트 가스 밸브 차단기

아마도 살면서 한두 번쯤은 가스레인지 위에 무언가 올려두고 깜빡해서 까맣게 태워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며, 외출한 다음에 아까 물 끓이던 것을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 확인하거나 볼일 보는 내내 불안에 떨어보았을 것이다. 외부에서 원격으로 가스 밸브를 잠그는 장치는 많이 출시되어 있지만, 대부분 가스 밸브를 대체하는 장비이기 때문에 개인이 설치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아이니어 스마트 가스 밸브 차단기는 가스레인지 등에 연결되어있는 콕 밸브 위에 덮어씌워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기존 설치 상태에서 가스 누출 위험이 전혀 없이 개인도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설치된 아이니어 스마트 가스 밸브 차단기는 가정에 설치된 와이파이 무선통신에 연결되어 외부에서도 앱을 통해 밸브의 개폐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간단하게 밸브를 잠글 수 있다.

아이니어 스마트 가스 밸브 차단기에는 타이머 기능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원격 컨트롤하지 않더라도 미리 정해둔 시간이 지나면 가스를 차단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부에 화재 감지 센서를 내장해 65도 이상의 고온이 3분 이상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밸브를 잠그는 기능까지 제공되고 있다. 밸브를 잠글 때에는 내장된 모터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구동하기 위한 전원은 AA타입 건전지 네 개를 사용한다. 아이니어 스마트 가스 밸브 차단기는 월 사용료를 내는 방식이 아니라 구매 방식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은 들지 않는다.

찌는 듯한 더위, 에어컨 좀 미리 틀어놔줘!

아씨오 에어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볼일을 다 보고 집으로 향할 때, 집에 누군가 있다면 전화해서 에어컨을 미리 틀어놓으라고 부탁하겠지만 혼자 살고 있거나 다른 가족들도 모두 외출 중이라면 집에 도착해서 에어컨을 틀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때까지 더위를 참아야 한다. 집에 우렁각시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요즘 나오는 에어컨들은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던데, 그렇다고 집에 있는 멀쩡한 에어컨을 바꾸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아씨오 에어는 이런 내 구형 에어컨을 최신 스마트 에어컨으로 바꿔준다.

아씨오 에어를 집안 에어컨이 있는 공간에 두고 와이파이로 연결만 해두면 집 밖에서도 언제든지 스마트폰 앱으로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고, 목표 온도를 바꾸거나 실내 온도 변화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아씨오 에어는 내장된 센서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측정해 최적의 상태로 에어컨을 자동 조절해준다. 또한 웰컴 기능으로 내가 집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에어컨을 동작하게 할 수도 있다. 음성으로 컨트롤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며, 현재까지는 리모컨으로 제어 가능한 삼성과 LG 에어컨만 지원하고 있다.

무엇이든 어디서든 켜고 끈다

브런트 플러그

집 안에 있는 모든 가전기기가 최신 모델이라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최신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스마트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며, 집 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최신 모델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최소한의 기능, 즉 전원을 켜고 끄는 정도만이라도 컨트롤할 수 있다면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브런트의 브런트 플러그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전기기의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 디바이스다.

브런트 플러그는 벽이나 멀티탭의 콘센트와 가전기기의 플러그 사이에 설치해서 원격으로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구조인데, 이 단순한 ON/OFF 기능 이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우선 타이머를 설정해서 정해진 시간에 전원이 켜지고 정해진 시간에 꺼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기기를 묶어서 동시에 켜거나 끌 수도 있으며,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해서 사용자가 집을 떠나면 지정된 기기들이 동시에 꺼지고 사용자가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켜지게 할 수도 있다. 브런트 플러그는 전원이 꺼져있을 때 대기전력을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코드를 뽑아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전력 사용량 모니터링 기능까지 있어서 연결한 가전기기의 실시간 전력 소비량과 대략의 전기 요금까지 확인할 수 있다. 원격 제어뿐만 아니라 상당히 스마트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브런트 | 39,000원 | www.brunt.co

리모컨만 있으면 스마트 가전으로 변신

매직 큐브 와이파이 IR 리모트 컨트롤

스마트 콘센트는 모든 가전의 전원을 컨트롤할 수 있지만 세밀한 기능까지 조절하지는 못한다. 스마트한 기능이 전혀 없는 구형 가전기기에 전원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능만 추가되어도 상당히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기능까지 다 제어한다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다. 중국의 ORVIBO에서 내놓은 매직 큐브는 적외선을 이용한 리모컨을 사용하는 기기를 모두 스마트 기기로 만들어주는 만능 해결사다.

매직 큐브는 적외선을 사용하는 리모컨과 마찬가지로 IR 신호를 출력하는데, 360도 사방으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방 안 어디에 있더라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매직 큐브는 각 가전기기들의 리모컨 기능을 그대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리모컨이 있는 기기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약 8,000여 종의 기기를 지원한다고 하는데, 학습 기능을 이용하면 프리셋을 제공하지 않는 기기까지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외선 리모컨을 쓰는 기기라면 모두 쓸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직 큐브와 가전기기는 IR 신호로 연결되지만 매직 큐브와 스마트폰은 와이파이로 연결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집 밖에서도 매직큐브에 등록된 가전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다.

ORVIBO | 268위안 | www.orvibo.com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