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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물탐구] 정보검색 기술의 아버지, NHN엔터 ‘이준호 회장’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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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산업을 설명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포털 사이트를 서비스하던 네이버컴이 한게임과 합병하면서 주요 서비스인 네이버, 한게임, 엔토이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NHN은 태동기부터 부흥,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 전반을 지배하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NHN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것과는 이제 다른 의미를 띠게 됐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운영사는 이제 12년간 사용해 온 NHN 대신 ‘네이버 주식회사’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NHN의 상표권은 네이버가 아닌 다른 기업으로 이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NHN의 상표권을 손에 쥘 기업은 네이버로부터 인적분할된, 정보검색 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준호 회장’의 NHN 엔터테인먼트가 될 예정이다.

 

 

정보검색 기술 최고의 전문가


이준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NHN이란 이름을 거머쥔 NHN 엔터테인먼트

 

1964년 9월 태어난 이준호 회장은 한게임, 혹은 네이버컴과 처음부터 호흡을 함께 맞춘 인물은 아니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산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이준호 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센터 연구원을 거쳐 연구개발 정보 센터의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그의 전문분야는 검색 기술이었다. 이준호 회장의 박사 논문은 정보 검색을 의미하는 ‘인포메이션 리트리벌’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산화된 자료가 도서관에 있으면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검색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준호 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이윤준 교수뿐 아니라 세계적 검색 엔진 전문가인 미국 코넬대 게오르그 셀튼 교수를 찾아가 수학한 것으로 전해진다.

 

숭실대학교의 정보과학대학 컴퓨터학부 부교수로 재직하며 검색 엔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 이준호 회장은 네이버가 아닌 엠파스를 통해 ‘자연어 검색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자연어 검색 서비스란 단어 위주의 검색이 아니라 문장 그대로를 입력해도 그에 맞는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였다. 이준호 회장은 엠파스의 자연어 검색 서비스의 공동 개발자였다.

 

자연어 검색 서비스로 엠파스와 연을 맺다

 

자연어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박석봉 엠파스 창업자와의 만남이었다. 박석봉 엠파스 창업자는 당시 검색 서비스 1위였던 야후를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필요로 했으며, 이 때문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83학번 동기인 이준호 회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엠파스는 자연어 검색 서비스를 계기로 검색 시장 점유율을 폭발적으로 늘렸으나, 기술 제공의 대가를 놓고 박석봉 창업자와 이준호 회장은 갈등을 빚고 마침내는 결별에 이르고 만다.

 

 



NHN 엔터테인먼트 분할, 이사회 의장이 되다


NHN 엔터테인먼트의 캐시카우는 IP 기반의 퍼즐 게임들이다

 

엠파스와 결별한 시점에서 이준호 회장에게 찾아온 인물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년 후배인 네이버컴의 이해진 의장이었다. 이해진 의장은 이준호 회장에게 찾아가 검색 서비스와 관련한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네이버컴으로부터의 10억 원의 투자금과 연구개발비 지원을 약속받은 이준호 회장은 이후 서치솔루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네이버에 검색 솔루션을 공동 개발 및 제공하는 형태로 네이버와 사업적 관계를 맺었다. 이후 네이버는 서치솔루션을 주식 교환의 방식으로 인수하고 그로 인해 이준호 회장은 네이버의 대주주가 되게 된다.

 

포털 및 게임 서비스에서 승승장구하던 네이버(당시 NHN)에 이준호 회장이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 것은 2005년이었다. NHN의 최고기술책임자로 합류한 이준호 회장은 2007년 최고 서비스 책임자,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치며 NHN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하지만 이준호 회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만만치 않은 비율의 지분이 화두로 떠오르게 된다. 이준호 회장이 서치솔루션 매각의 대가로 받은 NHN의 주식이 그것이었다. 2013년 기준으로 이해진 의장의 지분은 4.64%, 그리고 이준호 의장도 이에 못지않은 3.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조직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NHN이 이준호 회장과 이해진 의장의 두 회사로 분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들은 현재 동력을 잃은 상태

 

2013년 8월. 시장에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포털 서비스와 게임 서비스의 두 커다란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던 NHN이 두 개의 조직으로 나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포털 서비스를 담당하던 본래의 NHN은 네이버 주식회사로, 그리고 게임 사업을 담당하던 부서가 NHN 엔터테인먼트로 분할된 것이다. 이준호 회장은 분할된 NHN 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독자적 행보를 걷게 된다.

 

 

체질 개선,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벅스뮤직은 현재 NHN 벅스로 사명을 변경한 상태

 

NHN 엔터테인먼트의 주된 사업 영역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분할이 이뤄진 시점에서 게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의 팽배, 웹 보드 규제, 스마트폰 시대에 따른 온라인 게임 시장의 축소 등의 역풍이 불면서 NHN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사업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준호 회장이 취한 방법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이었다. NHN 엔터테인먼트는 취업 포털 서비스인 인크루트, 벅스뮤직과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 등 15개 이상의 비게임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 확장을 도모했다.

 

이준호 회장이 야심 차게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핀테크 분야로의 투자다. 전자결제대행 전문 기업인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한 후 NHN 엔터테인먼트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를 선보였다. 2015년 8월 론칭한 페이코는 현재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와 함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서비스다. 페이코는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와는 달리 단순히 온라인 간편결제에 멈추지 않고 오프라인 결제 가능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서비스로, 현재 누적 가입자 수는 630만 명, 누적 결제액은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임 서비스에 뒤지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NHN 엔터테인먼트의 노력은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NHN 분사 이후 NHN 엔터테인먼트는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의 주된 이유로는 페이코의 홍보를 위한 마케팅비가 꼽히고 있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가맹점을 확보한 현재 상황에서는 당초에 비해 마케팅비가 큰 폭으로 줄긴 했으나, 지금까지 투여한 마케팅비 이상의 실적을 거둬낼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장담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NHN 엔터테인먼트는 핀테크 분야에서의 장기적 접근을 위해, 지난 4월 1일 페이코를 ‘NHN 페이코’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킨 바 있다.

 

 

그가 짊어진 숙제들


페이코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준호 의장은 1조 원 대의 자산을 보유한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과를 순전히 이준호 회장 본인의 능력 덕분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온라인 시장 급성장의 중심에 있었던 네이버의 성장의 덕을 톡톡히 본 ‘운이 좋은 인물’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평가의 대부분이다. 실제로 이준호 회장은 사업가보다는 검색 기술의 연구에 매진한 학자의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다. 실제 서비스보다는 기술 연구에 매진했던 숭실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의 이력에 더해서, 그가 네이버라는 큰 배에 올라탄 시점에는 이미 회사가 부동의 온라인 시장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NHN 엔터테인먼트로 회사가 분리된 이후로는 줄곧 그가 맡고 있는 회사가 신통치 않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같은 주장에 신빙성을 더한다. 곧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NHN 엔터테인먼트의 금번 발표도 그리 희망차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적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대표작들의 매출 감소 추세, 그에 대비해 기대할 만한 신작 게임이 눈에 띠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앵그리버드를 비롯한 유명 IP 기반 게임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

 

NHN 엔터테인먼트는 회사 분리 이후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괄목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페이코의 높은 점유율은 고무적이지만 경쟁해야 할 다른 사업자들이 워낙 막강하기에 앞으로도 승승장구해 나갈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뛰어난 학자지만 아직 사업가로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이준호 회장은 이제 신사업 발굴의 시기를 지나 다시금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드오션이 돼 버린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NHN 엔터테인먼트는 과연 유의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까. 이미 거부의 반열에 올라선 사업가가 아이러니하게도, 이제야 진짜 시장의 평가를 받을 때를 맞은 것이다.

 


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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