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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에 숨어있는 그들의 속사정, 게임회사들의 인수 합병 행진

기사 입력시간 : |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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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다. 그런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모든 게임과 모든 게임회사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게임회사는 게임을 계속한다. 네이버, 넥슨, 넷마블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들이 요즘 무슨 게임을 계속하려 하는지 장면별로 살펴보자.

 

 

넥스트플로어와 루프탑게임즈 그리고 네이버

사실 두 회사는 원래 같은 회사였다. 지난해 1월 넥스트플로어의 자회사로 루프탑게임즈가 독립했는데, 같은 해 12월 다시 합쳐진 것이다. 1년도 되지 않아 생각이 달라진 건 아니다. 그들을 둘러싼 ‘상황’이 달라졌다. 그 달라진 상황은 네이버가 만들었다. 2017년 7월, 라인은 ‘라인게임즈’라는 게임사업 자회사를 설립하고 넥스트플로어 지분 51%를 인수했다.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는 라인게임즈 대표가 되었다. 라인은 네이버의 자회사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 사업 역점을 두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의 약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라인은 100% 자회사 라인게임즈를 설립했다.

 

네이버는 이전에도 게임 사업에 여러 형태로 진출하였으나 큰 성과를 거두진 못 했다. 이번에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제국가들 사이에 제법 통하는 메신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지난 뉴욕, 도쿄 증권시장 상장 당시 ‘흥행 대박’을 칠 정도로 본연의 입지를 구축한 플랫폼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속 가능한 폭발적 수익을 수치로 시현해야 한다. 

 

그래서 네이버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넥스트플로어를 선택했다. 일단 한 마리는 게임이라는 토끼다. 넥스트플로어는 저 유명한 ‘드래곤 플라이트’를 시작으로 ‘데스티니 차일드’ 등의 게임을 흥행시켰으며, 최근 ‘창세기전’ IP를 인수하여 또 다른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2012년 설립하여 최근에야 조직 분할을 도모할 정도로 아직 거대해지지 않은 조직이다. 네이버가 새로운 색을 입히기에도 적당하고, 핵심역량의 지원을 받기도 충분하다. 

 

드래곤플라이트

 

다른 한 마리 토끼는 라인 사업이다. 라인은 상장 이후 뚜렷한 실적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형적인 플랫폼 사업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따라서 새로운 콘텐츠 공급을 통해 메신저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수익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분야가 게임산업이다. 게임 유통으로 플랫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1차 목표가 될 것이다. 

 

네이버의 등장으로 넥스트플로어의 조직은 통합되어야 했다. 네이버의 등장으로 게임유통 자회사의 역할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라인게임즈가 이제 모든 것을 해낼 것이다. 네이버가 라인과 라인게임즈로 꿈꾸는 세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조금 더 지켜보자.

 

 



카밤, 잼시티 그리고 넷마블

넷마블은 회사 성장의 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북미시장의 교두보로 2016년 잼시티, 2017년 카밤을 선택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눈에 보이는 실적으로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중이다. 국내 10대 상장 게임회사의 2016~2017년 실적 중 해외 매출 절대금액이 가장 높고 16년 대비 17년도 해외 매출 증가세가 두 번째로 높은 회사가 넷마블이다.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가히 해외에서 더 많은 성장 동력을 찾는 가장 큰 회사라 일컬음에 손색이 없다.

 

보기만 해도 한 번 해보고 싶은 히어로들이 가득한 ‘마블 올스타 배틀’

  

카밤은 다양한 지적 재산권을 바탕으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MMORPG 회사다. 2014년부터 ‘마블 올스타 배틀’ (해외명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로 꾸준히 모바일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중순에는 ‘트랜스포머 : 전투를 위해 태어나다’를 출시하며 또다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이 9,000여억 원의 거금을 들여 사들인 보람이 있을 법하다.

 

이 게임의 영문명은 ‘트랜스포머 포지 투 파이트’ 

  

넷마블이 2016년에 1,500여억 원으로 지분 60%가량을 인수한 잼시티는 ‘쿠키잼’ 등의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콜롬비아 게임회사 ‘브레인즈’를 인수하며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카밤과 잼시티 모두 자기 안방 시장에서 ‘일가’를 이룬 게임회사다. 넷마블이 인수한 뒤에도 그들의 핵심 역량은 강화되고, 넷마블의 전체 매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017년도 구글, 애플의 모바일 매출 순위에서 넷마블은 글로벌 ‘TOP 3’에 진입했다. 해외시장 선점을 위한 인수 합병 전략이 일단은 주효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 더 많은 시장에서 더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할 넷마블이 어떤 성장세를 보여줄지 주목해보자.

 

 

넥슨의 인수합병 행진곡

국내 게임업계가 인수합병으로 워낙 종횡무진하는 전장이긴 하지만 역시 그 필두에는 항상 넥슨이 있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사 위젯스튜디오 인수를 시작으로, 모바일과 해외시장 진출 때마다 인수합병으로 발판을 다졌다. 2010년 게임하이 (현 넥슨지티) 인수를 시작으로 서든어택을 손에 거머쥐더니 2014~2015년에는 엔씨소프트 지분 취득으로 게임업계 경영권 분쟁 뉴스를 만들어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넥슨이 ‘게임회사’가 아니라 ‘인수합병 전문 게임회사’라는 시각이 팽배했었다.

 

그 인수합병 행진곡을 넥슨은 최근에도 연일 연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미국 ‘픽셀베리 스튜디오’, 올해 4월 ‘엔진 스튜디오’, 이어 5월에는 ‘넷게임즈’를 인수한 것이다. 일단 이 같은 행보는 게임 개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미국과 일본 시장 교두보라는 포석도 깔려있다.

 

섬세한 스토리 전개가 강점인 게임 ‘초이스’ 

 

우선 픽셀베리 스튜디오는 미국에서 ‘스토리텔링’ 장르 게임으로 시장을 점유하는 게임 회사다. 2012년 설립되어 ‘하이스쿨 스토리’, ‘초이스’ 등의 게임으로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섬세한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로 여성 유저들에게 인기가 높고 장르 특성상 마니아 층이 형성되고 게임 접속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엔진 스튜디오는 PC 기반 MMORPG ‘수신학원 아르피엘’을 개발한 게임회사다. 이번 인수 이전에도 넥슨은 이 게임을 유통해오고 있었다. 넥슨은 엔진 스튜디오의 개발력과 자체 개발 엔진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는데, 자회사 편입을 통해 다른 새로운 게임 개발에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예전부터 넥슨이 서비스해오고 있던 ‘수신학원 아르피엘’

 

넷게임즈는 2013년 설립되어 누적 2,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히트’와 지난해 11월 이어 출시한 ‘오버히트’ 등으로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넷게임즈 인수 이후 본격적으로 5월 일본에 ‘히트’를 출시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력적인 핵심 역량과 조직을 결합하여 더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넥슨의 의도가 엿보인다.

 

 

배틀그라운드의 블루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대박’ 이전에는 (당시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수 합병이 있었다. 사실 블루홀은 2007년에 설립된 게임회사다. 이후 테라 등의 게임으로 실적을 유지했지만 적자세를 면치 못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5년 지노게임즈를 인수한다. 그 지노게임즈가 2017년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한 조직이다. 원래 지노게임즈는 블루홀에 흡수되어 법인이 소멸될 예정이었으나, 배틀그라운드가 초래한 ‘상황’의 변화로 ‘펍지 주식회사’라는 자회사로 독립하는 운명의 롤러코스터를 맛보게 된다.

 

블루홀의 일원임을 보여주고 있는 펍지 로고

 

그런데 사실 인수 합병은 그 이후가 더 문제다.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조직융화와 시너지에 성공하지 못하면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당장 ‘배틀그라운드 인센티브’에서 펍지 직원과 블루홀 직원 간의 차등이 발생했다. 블루홀 개발자들의 사기 저하로 인력 이탈 조짐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뒷이야기다. 지난해 블루홀이 판교 새 집으로 이사 갈 때 펍지는 같이 짐 싸지 않고 서초구에 남았다. 

 

인수 합병으로 성장한 블루홀은 새로운 인수 합병과 함께 조직 개편을 같이 일궈내고 있다. 그동안 회사를 이끌던 김강석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신임 김효섭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 지난해 9월이다. 비슷한 시기에 판교에 새 집도 장만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새로운 식구인 ‘레드사하라 스튜디오’를 인수한다. 

 

‘배틀그라운드’는 모바일로도 흥행 기록을 이어나갈 조짐이다

 

지속적인 인수 합병으로 역량을 키운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조직의 대 변혁을 맞이했고 그 여세를 몰아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변혁 가운데는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고, 성공했던 경험은 새로운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커진 사업과 조직을 유지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큰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연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만들어진 기회를 얼마나, 어떻게 손에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마일게이트와 선데이토즈, 끝나지 않은 이야기

배틀그라운드가 블루홀의 운명을 바꿔놓았다곤 하지만 이미 이전에도 게임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바꾼 사례는 많았다. 그중 하나가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다. 2007년 첫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 등에 밀려 명함도 못 내밀고 사라졌지만, 2008년 중국 출시 이후 중국의 ‘국민 FPS 게임’이 되면서 지금까지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다. 그 회사가 바로 스마일게이트다. 2013년 한때 국내 유력 게임회사의 전체 매출보다 크로스파이어 게임 하나의 매출이 더 많았고, 2017년 포브스 선정 한국 부호 순위에서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대표가 4위에 오를 정도였으니, 그 위세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짐작할 수 있다.

 

PC 게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게임과의 시너지를 위해 또 다른 ‘대박 회사’를 물색했다. 바로 선데이토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찬 ‘애니팡’을 출시했던 그 회사다. 선데이토즈 역시 애니팡 하나로 연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추억’을 품에 안고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고 있었다.

 

2014년 3월,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의 최대주주가 된다. 인수 지분은 약 20%, 인수 가격은 주당 18,100원이었다. 그런데 이후 애니팡의 인기는 쇠락일로를 겪었고, 중국 게임과 표절 시비까지 붉어지며 선데이토즈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2015년 즈음에는 스마일게이트가 결국 선데이토즈에서 손을 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형국이었다. 당시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 지분 취득 후 수백억 원대 손실을 기록했다는 동정 가득한 평가가 이어지곤 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스마일게이트는 다시 선데이토즈의 지분 14%가량을 추가 인수하며 계열 편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주당 25,700원의 지분 인수 가격이 책정되었다. 선데이토즈 창업 경영진은 대부분 퇴사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철저한 중국 현지화를 통해 성공했다.

 

이제 게임업계의 관심은 선데이토즈의 실적에 쏠렸다. 주가는 스마일게이트의 인수 발표 이후 급상승하며 3만~4만 원 대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하락한 성적표가 등장하며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PC 기반 게임에서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의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분명히’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나 증권업계에서도 이 둘이 ‘분명히’ 서로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가득하다. 하지만 아직은 ‘분명한’ 수치로 개선된 성적표는 아무것도 없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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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예슬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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