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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버린 잔치, 한국 스마트폰 산업 위기설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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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마트폰 산업의 위기

 

스마트폰 시장의 양상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가 다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바이스는 물론이고 콘텐츠, 서비스 전 영역에서 스마트폰 관련 산업은 정점을 찍고 현재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특히나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위기는 도드라진다. 지난 2분기 각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를 위시한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각계에서는 연이어 시장 비관론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과연 스마트폰 시장은 그 말대로 정말 수축하고 있는 중인 걸까. 그리고 그 안에서도 한국 제조사들이 왜 특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전체 시장 축소, 그리고 한국 기업의 위기

1865년 세워진 전통의 기업 노키아는 1990년대 말부터 전 세계 휴대폰 점유율 부동의 1위의 자리를 지키면서 핀란드 경제를 받쳐 온 회사였다. 하지만 피처폰 시대의 강자였던 노키아는 다가온 스마트폰 시대에 안일하게 대처하며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이제 노키아는 대중들에게 ‘영원할 것 같았던 1등’ 몰락의 대표적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다. 노키아가 내려온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였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하나의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동안, 삼성전자는 고른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내며 효과적으로 휴대폰 시장을 공략해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과거의 위상을 잃고 몰락한 1등의 대표주자인 핀란드의 노키아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이래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2008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해 왔으며, 2016년에 이르러서는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스마트폰 성장세는 2016년을 기점으로 이제 감소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그 폭이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갈수록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시장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던 세계 최대의 시장 중국에서의 기기 출하대수가 감소한 점이 우선 꼽힌다. 작년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약 4억 5,900만 대로 집계되며, 이는 2016년 대비 4%가 감소된 것이다. 올해 1분기의 수치 또한 비관적인데, 전년 대비 2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규모가 수축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전부터 꾸준히 경고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려를 사긴 하되 새삼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의 축소 속에서도,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속도가 유독 빠르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는 국내 제조사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제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남은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는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적인 위기론이 감도는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6%로 1위를, 그리고 애플(15.1%)과 화웨이(11.4%)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 4,540만 대로, 여기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7,280만 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제조사로 꼽을 수 있는 회사는 이제 정말 몇 남지 않았다

 

7,000만 대가 넘는 스마트폰이 여전히 한 분기에 출하되고 있긴 하지만 넓게 보자면 삼성전자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성장이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큰 시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에서의 점유율이 0.8%로 추락한 것은 결정적이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면 중국 제조사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중국에 이은 또 하나의 신흥시장이었던 인도에서도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인도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아닌 샤오미다. 삼성전자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오포, 비보의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물론, 인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갤럭시S9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 신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4조 8천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음이 지난 7월 6일 공시됐다. 이는 증권사의 평균 추정치보다 5,000억 원이 밑도는 부진한 실적으로, 여기에는 이들의 스마트폰 최신작인 갤럭시S9의 흥행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갤럭시S9의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판매량 둔화로 인해, 삼성전자 무선사업 부문의 추정 영업이익은 2조 원 대 초반으로 지난 1분기보다 1조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갤럭시S9 2분기 출하량은 당초의 1,500만 대에서 950만 대로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올 한해 갤럭시S9의 판매량 예상치를 기존의 4,000만 대에서 2,800만 대로 급격히 하향한 상태다.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돌파구

갤럭시S9의 판매량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양적인 확장의 한계에 부딪힌 데에 더해, 제품들의 성능 상향 평준화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점차 늘어나고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는 하락하는 시장의 상황이 겹쳐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거기에 제품 자체에 대한 혁신의 부족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S8과 신작의 차별점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그에 비해 염가의 중국 제조사 제품들이 트리플 카메라, 스크린 지문인식 센서 내장 제품 등 다양한 혁신을 내세우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공격적으로 좁힌 데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갤럭시S9은 2012년 이후 갤럭시S 시리즈 중 연간 판매량이 가장 낮은 제품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의 호의적인 평가와는 상반되는 성적표의 LG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G7 씽큐

 

한편, 국내 양대 제조사 중의 또 다른 한 축인 LG전자의 경우에는 상황은 더 심각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플래그십 신제품의 발매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적자가 유력해 13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의 북미 시장점유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북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을 맞고 있다. 물론 올해 들어 적자의 폭이 눈에 띄게 감소하긴 했으나, 당초 예상된 것처럼 올해 내 흑자전환의 반전이 이뤄질지 아직은 쉽사리 예단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새로운 갤럭시노트가 책임지게 될 것이다

 

국내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돌파구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것이 유력하며, 그 안에서도 국내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국가 단위로 볼 때는 중국은 이미 한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 국가가 되었고, 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굳건하게 점유율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뒤로도 국내 제조사들이 나아갈 길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휴대폰 단말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가 감소했으며, 월별 기준으로는 2016년 4월 이후 계속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축제가 끝났음을 받아들일 때

그렇다면 국내 제조사들에게 위기인 지금이, 국내 제조사들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제조사들에게 있어서는 기회이고 호황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대형 제조사들의 ‘그들만의 축제’에 불과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여겨지고 있으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출하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에서조차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끝’이 난 것이다.

 

올해 상용화가 예상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의 수백 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현재 자금난과 판매량 감소, 그에 이어지는 수익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다수의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형 중국 제조사’에 포함시키기는 부족한 중국의 메이주는 올해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의 해고를, 대만의 HTC 또한 전체 인력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1,500명의 임직원을 감원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기회의 시장이 아니라 자금력을 갖춘 공룡들만 활동할 수 있는 레드오션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는 단순히 제조사들에게만 위기인 것이 아니다. 모바일 부품 분야의 사업자들 또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아직은 그 위기가 실체화된 단계는 아니기에 올해 2분기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들의 평균 실적이 1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 유력하지만, 머지않아 큰 어려움이 닥치게 될 것은 업계에서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유력 부품 제조사들 다수는 핵심 부품 내재화로 원가절감을 꾀하거나 전장사업 등의 신규 사업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국내 정식 출시된 샤오미의 홍미노트5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력 제조사들은 올해 하반기에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아 하락세를 반등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력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라인업의 제품들은 물론 새로운 아이폰, 거기에 폴더블 스마트폰까지 올해 하반기 공개가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판매량 반등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축소되는 시장이 다시금 확대되거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 정말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잔치는 끝났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의 상황을 제조사들은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특히 국내 제조사들은 외부적 요인과 혁신 지체라는 내부적 요인이 겹친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혁신’이 없다면 스마트폰 강국으로의 우리나라의 위상은 곧 ‘과거의 영광’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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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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