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갤럭시 S6가 공개되었다. 삼성은 지난 3월 초 모바일월드콩그래스가 열리는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갤럭시 언팩 2015 행사를 갖고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약 1년 전인 2014년 2월 갤럭시 S5를 공개한 이후 한 해가 지나서 선보이는 삼성 스마트폰의 새 플래그십이다. 갤럭시 S5의 인기가 예상을 크게 밑돌며 더불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약진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빼앗기고 있는 삼성은 갤럭시 S6에 상당히 중대한 역할을 맡긴 상황이다. 이 크나큰 무게를 짊어진 갤럭시 S6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나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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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외형
언제부터였을까? 삼성 스마트폰의 대표 모델이 갤럭시 S 시리즈에서 점차 갤럭시 노트 시리즈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삼성이 대표 모델을 바꾸어 선정했다기보다는 사용자들의 니즈로 자연스럽게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바뀐 형태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여전히 갤럭시 S 시리즈를 플래그십으로 두려는 것 같다. 3월에 공개된 갤럭시 S6를 보면 전사적인 총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한 것이 그 이유다.

갤럭시 S6는 기존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하면서도 달라진 외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공개된 갤럭시 알파에 처음 채택된 이후로 메탈 소재의 프레임은 이제 삼성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양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선 모델들에 적용되었던 다이아몬드 커팅 엣지 스타일은 사라지고 좀 더 부드러운 형태에 전반적으로 둥글게 처리된 프레임을 사용했다. 전면은 갤럭시의 전통적인 구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전면 상단 스피커 아래에 빛나는 삼성의 로고도 그대로이고, 전면 하단의 타원형 홈버튼도 여전하다.

또한 이제는 집착을 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집스럽게 채택하고 있는 전면부의 희미한 패턴 역시 갤럭시 s6에도 가로 스트라이프로 아주 희미하게 살아남아 있다.

하지만 갤럭시 S6에는 하나의 유심 트레이만 사용하기 때문에 메모리 확장은 불가능하다. 오른편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유심 트레이가 있고, 왼편 측면에는 볼륨 버튼이 위치해 있다. 아래쪽 측면에는 3.5mm 이어폰 단자와 충전 및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 그리고 마이크와 스피커 홀이 자리잡고 있다. 위쪽 측면에는 적외선 센서만 위치해 있다.

이제는 배터리 교체 불가
메탈 프레임을 사용한 첫 갤럭시인 갤럭시 알파와 다른 점이라면 후면 커버를 분리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라는 점이다. 갤럭시 알파는 금속 프레임을 쓰면서도 분리형 후면 커버를 채택했으며 배터리도 탈부착이 가능했다. 갤럭시 S6는 후면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배터리도 교체할 수 없다. 갤럭시 사용자들도 이제 Wall Hugger가 된 것이다. Wall Hugger는 예전 블랙베리의 CEO였던 존 첸이 애플의 아이폰이 배터리 교체를 하지 못해 사용자들이 벽에 붙어서 충전해야 한다고 비아냥대며 사용한 표현으로, 삼성이 이를 적극 활용해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교체해서 쓸 수 있는 갤럭시 시리즈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애플의 아이폰과 비교한 광고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갤럭시가 Wall Hugger를 양산하기 시작한 셈이다. 삼성은 배터리 일체형인 갤럭시 A 시리즈를 내놓기 얼마 전부터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모델에도 여분의 배터리를 제공하지 않아 ‘배터리 교체 가능’이라는 장점을 이미 어느 정도 포기하는 수순을 밟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후면 커버가 사라지면서 달라진 점은 유심 트레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갤럭시 A 시리즈에서도 이미 유심 트레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갤럭시 A 시리즈는 두 개의 트레이를 갖추어서 듀얼 유심을 쓰거나 하나의 트레이에 마이크로SD를 장착해서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었다.

뛰어난 하드웨어 사양
갤럭시 S6의 프로세서는 삼성의 엑시노스 7 옥타코어가 사용되어서 2.1GHz로 동작하는 네 개의 코어와 1.5GHz의 코어 네 개, 총 여덟 개의 코어로 이루어져 있다. 14nm의 공정으로 만들어져 성능은 높아지면서 다이 사이즈는 작아졌으며, 전력소비량은 20% 가량 낮아져서 발열량도 줄어들었다. 프로세서도 64비트를 지원하고, 운영체제 역시 64비트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채택해서 64비트 환경이 마련되었지만 램 용량은 아쉽게도 32비트에서 운영할 수 있는 최대 사양인 3GB만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3GB 램은 결코 작은 용량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며 DDR4 메모리를 사용해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5.1인치로 지나치게 크거나 너무 작지 않은 적정 사이즈에 QHD 해상도인 2560x1440 픽셀로 화면 밀도가 무려 577ppi에 달해 선명도는 부족함이 없는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S6에 마이크로SD 슬롯이 사라지면서 저장공간 확장이 불가능해졌음은 앞서 설명했다. 대신 삼성은 내장 저장용량을 단일 용량으로 내놓던 그간의 방침을 바꾸어 32GB와 64GB, 그리고 128GB로 세분화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용량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 역시 1600만 화소에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을 갖춘 메인 카메라와 5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채택해 상당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무선 충전과 삼성페이, 그리고 개선된 지문인식
갤럭시 S6는 일체형으로 설계되면서 배터리 교체라는 장점을 포기하는 대신 무선 충전 기능을 내장해서 충전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 표준은 전세계적으로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PMA(Power Matters Alliance), 그리고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 세가지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 중에서 PMA와 A4WP는 최근 서로의 기술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갤럭시 S6는 WPC와 PMA 두 가지 표준에 호환되기 때문에 전세계 거의 모든 무선 충전기와 호환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갤럭시 S6에 새롭게 채택된 기술 중 또 한가지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삼성페이다. 삼성페이는 얼마 전 삼성이 인수한 루프페이의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대신하는 기술이다. 마그네틱 카드를 긁을 때 발생하는 자기장을 POS 기기에 전송해서 카드를 긁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기존 루프페이는 자기장을 읽어 들이는 리더와 발생시키는 기기가 별도로 필요했지만 갤럭시 S6에는 이런 기능이 내장되어서 스마트폰만으로도 구형의 마그네틱 POS 기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NFC도 내장되어있기 때문에 마그네틱 결제뿐만 아니라 NFC 무선 결제 등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갤럭시에 채택되어온 문지르는 방식의 지문인식 센서도 아이폰에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터치식으로 변경되었다. 인식 방식의 변경으로 사용이 훨씬 편리해졌으며, 인식률도 높아져서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이 개선된 지문 센서를 삼성페이와 잘 연결해서 지문인식만으로도 삼성페이가 곧바로 작동하도록 지원해서 편리한 결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4가 공개되면서 함께 출시되었던 전용의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도 갤럭시 S6용으로 함께 공개되었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 전용의 기어 VR은 좀 더 가벼워지면서 착용감이 향상되었으며, 스마트폰 후면을 덮어 가리고 있던 커버는 제거되었다. 또한 자체 전원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USB 단자가 추가되었다. 기어 VR은 별도의 자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 않고 장착되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갤럭시 노트4에 비해 디스플레이 크기는 줄었지만 화면 밀도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어 VR의 화질도 11% 향상되었다.

듀얼 엣지로 발전한 갤럭시 S6 엣지
갤럭시 S6와 함께 공개된 갤럭시 S6 엣지는 한쪽 측면이 곡면 디스플레이로 설계된 갤럭시 노트 엣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양쪽 측면이 모두 곡면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져 있다. 메탈 소재의 프레임에 앞뒤 모두 강화유리로 씌워져 있는 점이나 기타 하드웨어 사양은 갤럭시 S6와 거의 동일하며 다른 점이라면 크기와 무게가 아주 미세하게 차이가 나고 배터리가 50mAh 더 큰 2600mAh라는 점이다. 갤럭시 S6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이기 때문에 후면 커버는 열 수 없으며, 유심 트레이가 측면에 있는 갤럭시 S6와는 달리 곡면 디스플레이로 인해 측면 프레임이 대단히 얇아 유심 트레이는 상단으로 이동되어 있다는 점도 다르다. 아직까지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두 개로 늘어난 엣지 스크린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는 엣지 라이팅이나 피플 엣지 이외에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양쪽 곡면 스크린으로 인해 장단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에 시계나 뉴스 등을 디스플레이하고 자주 쓰는 앱 아이콘을 배치함으로써 메인 화면의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장점이 되지만, 한 쪽 면만 엣지 스크린이 있는 갤럭시 노트 엣지도 그립감이 상당히 불편했는데 이번 제품은 양 쪽으로 엣지 스크린이 존재해 그립감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순히 손에 쥔 느낌은 양쪽이 부드럽게 곡면으로 되어 있어서 좋아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화면이 켜진 상태로 한 손에 쥐고 사용할 때에 어쩔 수 없이 터치되는 엣지 스크린으로 인한 문제는 직접 사용해보면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여전히 독창적이지 못한 디자인
하드웨어만 놓고 보았을 때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는 삼성의 기술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 최신 DDR4 램, 개선된 지문인식 기능과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및 곡면 디스플레이, 뛰어난 사양의 카메라 등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반도체 설계 및 생산, 디스플레이 생산 등 삼성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기기가 스마트폰이다 보니 특히나 갤럭시 S6 시리즈에는 그간의 고민이 충분히 담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갤럭시 S가 출시되었을 때부터 계속해서 이어져온 아이폰을 떠올리게 하는 외형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메탈 소재 프레임을 처음 채택했을 때에도 아이폰5S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프레임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든 이번에도 측면은 아이폰6를. 강화유리를 씌운 후면은 아이폰4를 닮았다는 평가가 즉각 나올 정도로 유사함은 쉽게 느낄 수 있다. 메탈 소재의 가공 한계로 인해 동일 소재의 제품들이 큰 틀에서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관전 포인트는?
갤럭시 S6는 어쩌면 삼성 스마트폰의 사활이 걸린 제품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시장 점유율이 예전만 못한 상태이고,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바로 전작 갤럭시 S5는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디자인에서 많은 지적을 받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남겼고 때마침 애플은 그간 고집스럽게 지켜온 작은 화면을 버리고 큰 화면의 아이폰6와 패플릿 수준의 아이폰6플러스를 한꺼번에 내놓아 크기로 인해 망설이던 사용자들을 순식간에 흡수했다. 더불어 중국 후발주자들의 발전 또한 눈부셨다. 이 모든 악재를 갤럭시 S6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 현재 삼성이 맞닥트린 현실이다. 아직 뚜껑이 열리기 전이다. 정말 냉정한 평가는 실제로 자기 주머니를 열고 돈을 지불해서 구매한 사용자들이 직접 써보고 내리게 될 것이다. 하드웨어는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 하드웨어 기술력으로는 누구도 쉽게 삼성에 도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갤럭시 S6는 스스로를 뛰어넘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제원은?

출시전 기대도 90점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