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메신저로 시작해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다음카카오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 IT 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쳐온 네이버의 대결이 본격화 되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쳐지기 전까지만 해도 두 기업간의 접점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다음카카오로 합병된 이후 다수의 국내 IT 사업에서 경쟁하며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작도 성장과정도 다른 두 기업이 현재와 미래 IT산업을 어떻게 풀어갈지 핵심 사업부터 다양하게 짚어보도록 하자.

신규 사업을 대하는 두 기업의 상반적인 태도
두 기업이 전 영역에 걸쳐 대결 구도인 것은 사실이지만 각각의 사업을 대하는 태도나 처리 방식은 다소 다르다. 네이버는 기존의 안정적인 상황을 안전하게 수성하면서 최대한 안전하게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으며,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 상황이 정리되자 마자 빠르고 적극적인 태도로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신규 사업을 확장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처럼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서비스들을 내부에서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는 반면, 다음카카오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기업답게 필요하다 싶으면 일단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록앤올, 패스, 셀잇, 서울버스앱, 키즈노트 등 새로운 사업으로 발을 뻗을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초기이니만큼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 전개되는 사업들의 성패 여부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대결에서 가장 핫 한 분야 TOP4
O2O(On line to Off 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분야는 핀테크와 마찬가지로 가장 핫 한 서비스 중 하나다. 두 기업은 다양한 O2O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샵윈도우, 모두와 같은 쇼핑연결 서비스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갖추고 있으며, 다음카카오는 인수와 투자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 한 이슈이자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은 다름아닌 카카오택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출시 8주만에 기사 회원수 7만 5천 명을 모집했으며, 서울 기준으로 하루 6만여 명의 콜택시 승객 중 절반이 카카오택시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용자가 100만을 넘어섰다고 하니 그 여세가 만만치 않다. 다음카카오는 O2O분야 중에서도 교통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근 인수한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부터 서울버스앱, 지하철앱 등 다양한 관련 서비스를 인수해놓은 상태라 카카오택시는 시작일 뿐임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 샵윈도우와 카카오 택시

핀테크
금융과 기술이 연결된 핀테크 분야에서도 두 기업은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의지로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 결제를 넘어 인터넷 은행에도 손을 댈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생활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발할 수 있는 만큼 확정적인 내용은 없지만 진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금융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기존 오프라인 가맹점들과 온라인 가맹점들을 연결해주는 정도의 역할 대행만 할 뿐, 직접적으로 뛰어들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400만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모든 신용카드를 지원한다. 배달앱 결제는 물론 토익, 전기요금 등으로 실생활 전반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페이는 150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카드사 14곳과 제휴하고 있으며, 가맹점이 5만여개로 빠르게 증가 중이다. 샵윈도우가 활성화 될 경우 오프라인 사용처도 충분히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페이

게임
카카오택시가 다음카카오의 한 방이었다면, 네이버의 한 방은 WITH NAVER다. 계약을 체결한 게임사의 모든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인데, 카카오게임샵처럼 구체적으로 드러난 형태는 없다. 하지만 WITH NAVER 라는 타이틀을 단 레이븐이 계속해서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넷마블의 대작 게임 크로노 블레이드도 출격한 만큼 기대감이 크다. 크로노 블레이드가 성공할 경우, WITH NAVER는 더 큰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반면에 카카오게임은 탈 카카오 행태를 보이는 주요 게임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카카오게임이 최근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니, 이를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샵이라는 서비스를 신규로 오픈 했다. 유저와 게임사에 기존 카카오 게임보다 더 많은 혜택 제공할 기획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탈 카카오게임 바람이 심상치 않기 때문에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위드네이버와 카카오게임샵

모바일 콘텐츠
모바일 콘텐츠 싸움 역시 치열하다. 하지만 이 역시 두 기업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콘텐츠를 직접 소싱 하거나 뉴스를 큐레이션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보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생태계 내에서 사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다음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뉴스펀딩, 3분 야구 등이 있으며, 다음TV팟과 제휴한 마이리틀텔레비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포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 포스트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콘텐츠를 생산해 배포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다른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던 기업들도 포스트쪽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 네이버의 차세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여름 카카오TV를 런칭 할 계획이며, 네이버 역시 기존의 TV캐스트를 활용해 시세를 확장해갈 전망이다.

▲ 포스트와 뉴스펀딩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현황

메신저
카카오톡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서비스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서비스다. 라인과 카카오톡의 다운로드 수는 비슷한 편이지만 카카오톡은 대부분이 국내 사용자, 라인은 대부분이 해외 사용자라는 점이 다르다. 최근에는 이들 메신저를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하기 보다 다양한 서비스와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메신저의 핵심인 스티커를 활용한 캐릭터 산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웹툰
두 웹툰 서비스는 지향하는 독자층이 다르다. 네이버웹툰은 1020을 겨냥한 작품들이 많은 반면, 다음웹툰은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때문인지 다운로드 수에서도 차이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의 분사를 결정한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사업들이 웹툰 분야에서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
지도 서비스는 O2O서비스와 연계해 활용할 여지가 많은 서비스다. 다음카카오가 교통에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다음지도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지도와 네이버지도는 다운로드 수에서도 활용면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네이버 검색 시 네이버지도 서비스로 바로 연결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음악
음악 분야에서도 두 기업의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수익 모델은 조금 다른데, 네이버뮤직은 기존의 멜론, 지니 같은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스트리밍을 통한 과금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카카오뮤직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음악을 단품으로 구매해 공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는 만큼 장래가 주목되는 분야 중 하나다.

SNS
다음카카오는 국민 SNS, 카카오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모임 관리에 최적화된 SNS, 밴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밴드는 밴드게임과 같은 파생서비스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서비스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기업의 SNS가 지향하는 바도 특성도 다를뿐더러 외부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모두 모바일 환경을 겨냥한 블로그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의 포스트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블로그 서비스이자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때문에 미디어들에서도 콘텐츠를 포스트로 변환해 제공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플레인은 SNS에 지친 사용자들을 위한 모바일 블로그이지만 관심분야를 모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네이버의 폴라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 서비스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최선웅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