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에는 컴퓨터 한 대에는 당연히 모니터도 한 대만 연결했다. 물론 그 옛날에도 하나의 PC에 두 대의 모니터를 연결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고 비용적인 측면도 있었기 때문에 1PC 1모니터가 당연시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PC에 장착하는 그래픽카드 거의 대부분이 두 대 이상의 모니터를 지원하며, 업무 효율을 위해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도 있다. 노트북도 듀얼 모니터를 지원하지만 노트북을 들고 밖에 나가서도 듀얼 모니터를 쓰려면 모니터까지 들고 다녀야 하고, 전원을 쓸 수 없는 곳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또한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붙어있는 일체형 PC에는 추가적인 모니터를 연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태블릿PC를 두 번째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상상은 이미 현실이 된지 오래다. 태블릿PC라면 크기나 무게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휴대도 가능하고,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시간에는 태블릿PC를 이용하여 듀얼 모니터를 꾸며보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아이패드 활용하기

요즘 가장 대중적인 노트북의 크기는 13인치에서 15인치 가량이다. 여기에 아이패드를 서브 모니터로 연결해서 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9.7인치 크기의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라면 노트북의 서브 모니터로는 안성맞춤이다. 일단 아이패드를 노트북의 서브 모니터로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찾아보면 iOS용 듀얼 모니터 앱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각각 다양한 장단점과 특징이 있겠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듀엣 디스플레이(Duet Display)를 골라보았다. 듀엣 디스플레이는 맥용으로 먼저 출시되어 인기를 끈 앱으로, 최근 윈도우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듀엣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려면 우선 아이패드에 듀엣 디스플레이 앱을 설치해야 한다. 무료라면 더 좋겠지만 듀엣 디스플레이 앱은 유료이다. 아이패드에 앱을 설치했으면 이제 윈도우 PC에도 PC용 듀엣 디스플레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PC와 맥용 프로그램은 듀엣 디스플레이 홈페이지(www.duetdisplay.com)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듀엣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호환성에 있다. iOS용 태블릿PC는 애플에서 만드는 아이패드밖에 없고 모델 수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호환성이 뛰어나다. 앱 역시 어떤 아이패드에서는 잘 되고 또 어떤 아이패드에서는 잘 안 되는 일이 드물다. 듀엣 디스플레이 역시 iOS 7.0 이상의 모든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동작하며, 메인 기기가 될 PC는 OS X 10.9 이상이나 윈도우 7 이상이면 모두 사용 가능하다.

아이패드와 PC에 모두 앱을 설치했다면 양쪽에서 앱을 실행한 후 아이패드 충전 케이블로 아이패드와 PC를 연결시켜주면 되며, 별다른 연결 설정은 필요 없이 바로 연결된다. 아이패드에서 듀엣 디스플레이 앱을 실행하면 Connect to Mac or PC라는 문구와 함께 연결을 기다리는 화면이 나타나며, 연결법을 잘 모르겠다면 상단의 About을 눌러 3단계의 연결법, 즉 PC에 듀엣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아이패드를 PC에 연결한 뒤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을 볼 수 있다. 유선 연결의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속도를 생각하면 무선보다는 유선 연결이 훨씬 낫다.

설정은 프레임율과 퍼포먼스, 해상도 설정이 가능하다. 프레임율은 초당 30프레임과 초당 60프레임 중 선택이 가능한데, 프레임율이 높을수록 영상이나 메뉴 애니메이션 등이 부드럽지만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게 된다. 퍼포먼스는 High Power와 Energy Efficient 두 가지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해상도 설정을 누르면 윈도우의 기본 디스플레이 해상도 설정 화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아이패드의 해상도 조절이 가능한데, 아이패드 모델별 최대 해상도까지 끌어다 쓸 수 있다. 또한 기본 디스플레이와 보조 디스플레이의 위치 조절과 다중 디스플레이의 형태, 즉 바탕화면을 넓게 쓰는 디스플레이 확장 또는 두 모니터의 화면을 동일하게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복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더 넓은 영역을 한꺼번에 사용하고 싶으면 해상도를 최대로 설정하면 되지만, 이럴 경우 글자가 워낙 작게 표시되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적절한 해상도 조절이 필요하다.

연결과 설정이 완료되면 아이패드 화면이 PC의 확장 화면으로 바뀌게 된다. 바탕화면도 윈도우의 바탕화면이 그대로 적용되고, 마우스의 커서가 나타나서 일반 듀얼 모니터를 쓰는 것과 동일하게 쓸 수 있다. 노트북의 화면에 열린 창을 끌어서 아이패드의 PC 확장 화면으로 옮길 수도 있으며, 반대로 아이패드로 확장된 화면에 나타난 프로그램 창을 노트북 화면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또한 아이패드의 터치 기능을 사용하여 창을 드래그하고 닫거나 프로그램 아이콘을 클릭해 실행할 수도 있다.

화면의 방향은 아이패드의 가로 및 세로 전환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가로로 놓으면 가로 화면으로 나타나며, 세로로 전환하면 잠시 후 세로 형태의 구성으로 바뀌게 된다. 세로로 긴 문서나 세로 사진을 스크롤 없이 한 화면에 볼 때에는 세로 설정이 유용하다. 사용 도중에 아이패드의 홈버튼을 누르면 iOS의 화면으로 전환되며, 다시 듀엣 앱 아이콘을 누르면 윈도우 확장 화면으로 전환되지만, iOS 화면으로 넘어온 상태로 5~6초 가량 경과하면 연결이 끊어져서 다시 윈도우 화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듀엣 디스플레이 앱을 다시 실행해서 연결해주어야 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활용하기

안드로이드 태블릿PC도 윈도우와 연결하여 듀얼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아이패드와는 달리 제조사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호환성은 다소 떨어진다. 같은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 받아 설치한 앱이라 할지라도 어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잘 실행되지만 또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실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문제가 듀얼 모니터 활용에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인 앱에 비해 듀얼 모니터 앱의 호환성은 더더욱 낮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사용하려는 앱을 제대로 지원하는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에서도 몇몇 앱을 사용해보았지만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테스트에 최종적으로 사용한 앱은 Twomon USB를 선택했다. Twomon USB 역시 유료 앱이며, 다른 무료 듀얼 디스플레이 앱에 비해서는 호환성이 높은 편이다.

기본적인 사용은 듀엣 디스플레이와 동일하다. 안드로이드용 Twomon USB 앱이 태블릿PC에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Twomon PC가 PC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PC용 Twomon은 제작사인 이지앤라이트 홈페이지(www.easynlight.com)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설정이 필요한데,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개발자 옵션에서 USB 디버깅이 활성화 되어있어야 한다.

양쪽에 앱을 모두 설치하고 실행했으면 USB 케이블을 이용해서 PC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연결시켜준다. 앱 실행과 케이블 연결만으로 자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며, 연결하기 버튼을 눌러주어야 한다. 앱 실행과 설정, 케이블 연결이 완료되면 화면에 알림이 나타나면서 연결하기 버튼이 활성화되며, 케이블 연결이나 프로그램 설치 및 실행이 완료되지 않았으면 연결과 설치 안내 알림이 나타나면서 연결하기 버튼이 회색으로 비활성화 된다. 연결하기 버튼 아래에 있는 자동연결 기능을 활성화하면 앱이 실행된 상태에서 케이블만 연결하면 자동으로 디스플레이 확장 상태가 된다.

PC의 확장 모니터로 안드로이트 태블릿PC가 정상적으로 연결되면 PC와 동일한 배경화면이 태블릿PC의 화면에 나타난다. 작은 화면에 동영상을 재생해두고 큰 화면에서 다른 작업을 하거나 한 쪽 화면에 이미지 자료를 보면서 다른 쪽 화면에서 문서 작성을 하는 등의 멀티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PC용 Twomon 프로그램에서는 연결된 PC의 정보와 접속 시간, 전송된 데이터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연결을 끊는 기능도 제공된다. 또한 화면 모드와 자동 연결 설정, 자동 틸트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해상도 조절은 마찬가지로 시스템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연결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가로 또는 세로 모드로 전환하면 즉시 적용된다.

Twomon은 특이하게도 손가락 두 개를 화면에 대고 모으거나 벌리는 제스처로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또한 연결을 강제로 끊기 전까지는 계속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의 홈버튼 등을 눌러 안드로이드 OS로 전환해서 다른 작업을 하다가 다시 윈도우의 확장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 한가지 독특한 기능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화면에서 확장된 영역만 확인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윈도우 PC에 직접 연결된 모니터의 화면까지 그대로 띄워서 컨트롤할 수 있다. 확장 화면과 기본 화면의 전환은 화면을 손가락 세 개로 동시에 터치하는 방식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