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의 스마트 워치인 애플 워치를 출시한지 3개월이 넘었다. 실제 제품을 출시할 때까지 일체 언급조차 하지 않는 애플만의 고집을 버리고 지난해 9월 일찌감치 발표한 바 있는 애플 워치는 6개월도 더 지난 올해 4월말에서야 실제 제품을 출시했다. 2개월 뒤인 지난 6월 말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정식으로 출시된 애플 워치, 이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일부는 애플이 그간 그래왔듯이 스마트 워치 시장을 급속도로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었고, 또 일부는 이미 나와있는 스마트 워치들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큰 변화는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놓기도 했다. 이쯤 되면 애플 워치의 출시를 기다려온 매니아들은 거의 구입을 완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애플 워치,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시계, 시계, 그리고 시계

그렇다. 애플 워치는 이름 그대로 워치, 즉 시계이다. 시계 기능이 없는 스마트 워치는 없겠지만 시계로써의 스마트 워치는 좀 다르다. 단순히 시계로만 이용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항시 손목에 차고 있는 기기이기 때문에 시계로써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럼 다른 스마트 워치를 사도 된다고? 아니, 그렇지 않다. 애플 워치는 아이폰과 연결되는 몇 안 되는 스마트 워치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스마트 워치는 안드로이드 전용이며, 아이폰과 연동되는 극소수의 스마트 워치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단연 애플 워치이다. 손목을 들어 올려 애플 워치를 바라보면 꺼져있던 디스플레이가 켜지면서 시간을 보여준다. 다른 스마트 워치도 다 그런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스마트 워치를 비교하기 위함이 아니라 애플 워치의 활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계로써 중요한 점은 우선 시간이 잘 맞아야 하고 다양한 정보를 함께 보여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항상 쳐다봐야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항상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도 중요하다. 이 점에서 애플 워치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우선 사용자들의 신체 크기를 고려해서 두 가지 크기 중 고를 수 있으며, 밴드의 재질이나 색상도 다양하고, 완전한 장신구, 주얼리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정도의 외형을 자랑하는 애플 워치 에디션도 팔고 있다. 물론 아무나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어쨌든 시계 역할의 애플 워치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놓침 없는 전화와 메시지

스마트폰은 크기와 무게가 있기 때문에 손에 내내 쥐고 다니기는 번거롭다. 그나마 남성들은 주로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들은 스마트폰을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전화나 문자 메시지가 온 것을 모르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확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인이나 가족들에게서 온 연락을 제 때 받지 못해 폭풍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중요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내내 쥐고 있게 되기도 한다. 애플 워치를 차고 있으면 이런 걱정은 덜어도 된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 알림이 오면 소리로 알려주거나 햅틱 기능으로 마치 누군가 손목 위를 톡톡 두드리는 것과 같은 진동을 보내오기 때문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잠시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아서, 또는 가방 안에 넣어놓았는데 시끄러워서 연락 온 것을 몰랐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점,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결제, 애플 페이

아이폰에는 애플 페이라는 결제 기능이 들어가 있다. 스마트 지갑과도 같은 기능으로, 실물 신용카드가 없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물품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에 애플 페이 기능을 활성화해 두었다면 이제 애플 워치를 이용해서 더욱 편리하게 결제를 할 수 있다. 애플 워치의 사이드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누른 후 애플 워치를 결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서도 결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애플 페이가 지원되지 않는다. 꼭 써보고 싶다면 애플 페이 기능을 설정한 뒤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로 여행가서 한 번 써보도록 하자.

뛰어난 화질로 셀카 찍기

이제 카메라는 스마트폰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능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예전 피처폰 시절에도 휴대전화에 카메라 기능이 들어있었지만 조악한 화질로 효용성이 높지 않았지만, 요즘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똑딱이 디카를 가지고 다닐 일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기 때문에 평상시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여행에서도 디지털 카메라를 대신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셀카는 빼놓을 수 없는 기능. 하지만 셀카는 화면을 바라보면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보다 성능이나 화질이 떨어지는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 당신은 애플 워치 사용자, 전면의 페이스타임 카메라가 아닌 더욱 뛰어난 화질의 후면 아이사이트 카메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애플 워치의 카메라 앱을 실행하면 애플 워치의 화면이 아이폰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변신한다. 리모트 셔터 기능도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아이폰을 더 멀리 놓고 단체 사진을 찍을 때에도 유용하다.

어디선가 울리는 전화벨 끄기

조용한 극장이나 도서관, 엄숙하게 기도를 하는 공간 또는 회의 중일 때에 갑자기 내 스마트폰에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면 상당히 당황스럽다. 진동으로 되어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정말 조용한 곳이라면 웅웅거리는 진동 소음도 상당히 신경 쓰인다. 아이폰이 가방 안에 있다면 가방을 열고 아이폰을 꺼내어 전화기는 끄는 순간까지 울리는 벨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느껴지고, 시간도 슬로우 비디오로 흘러가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럴 때 애플 워치 사용자라면 간단히 음소거 제스처를 이용하면 된다. 사용 방법도 지극히 간단하다.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에서 전화벨이나 진동이 울리기 시작하면 애플 워치를 손으로 덮기만 하면 된다. 벨소리도 멈추며, 진동으로 설정한 경우에는 진동도 함께 중단된다. 이 기능은 걸려온 전화를 끊는 것이 아니라 소음과 진동만 멈춰주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화면을 통해 어디에서 걸려온 전화인지 확인 후 전화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끊고 나중에 다시 통화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조리 시간 엄수

요즘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셰프들이나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음식을 육안으로 확인해서 익은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으며, 대략 확인이 가능하더라도 가급적 레시피대로 시간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기자처럼 눈대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은 라면 하나를 끓일 때에도 비닐 포장 뒷면의 조리방법에서 알려주는 것과 똑같이 하기 위해 계량컵으로 물의 양을 맞추고, 끓이는 시간도 초시계를 보면서 그대로 맞추려고 한다. 예전에는 초시계를 사용했지만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스마트폰의 스톱워치 앱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 아이폰을 찾을 필요도 없다. 애플 워치의 타이머를 사용하면 되니까. 라면의 종류에 따라서 제각각 다른 조리시간을 타이머에 맞춰두고 여유 있게 다른 일을 하고 있다가 타이머가 소리와 진동으로 알려주는 시간에 가서 가스레인지를 꺼주기만 하면 된다. 컵라면에 물을 넣고 기다릴 때에도 3분이 지났는지 아직 안 지났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요리 선생님

조리 시간만 맞춰는 것이 아니다. 요리까지 가르쳐줄 수 있다. 아이폰에 Kitchen Stories를 설치하고 원하는 요리를 담아두면 애플 워치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요리의 난이도부터 시작해서 재료 준비와 사진을 곁들인 단계별 조리법을 확인할 수 있으며, 단계별 조리가 필요할 경우 타이머도 함께 제공된다. 만들어보길 원하는 요리를 쇼핑 리스트에 담으면 마트에서 장볼 때 재료를 하나 하나 체크해가며 구입할 수 있도록 체크박스가 들어간 리스트도 제공되어서 중요 재료 하나를 빼먹고 구입하지 않아 2% 부족한 요리를 만드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운동 기록 측정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실외에서 운동을 할 때에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고 달리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반드시 연락을 받아야 하는 일이 있다면 모를까, 운동할 때에는 스마트폰을 집에 놓고 나오는 것이 더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또 운동에도 집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운동 기록을 스마트폰으로 했다면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애플 워치 독립적으로도 운동 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운동 앱에서는 실내 걷기와 실외 사이클링, 실외 걷기, 실외 달리기, 실내 달리기, 실내 사이클링, 일립티컬, 로잉 운동, 스탭퍼 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설정해서 기록을 측정할 수 있다. 측정되는 기록은 소모 칼로리나 운동 시간, 운동 거리 등을 목표로 설정해서 할 수도 있으며, 목표치 없이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측정되는 기록은 경과 시간, 속도, 거리, 소모 칼로리, 심박수 등이며, 애플 워치 독립적으로 측정되고 자체에 저장된 기록은 운동을 마치고 아이폰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에 아이폰으로 전송되어 이전 운동 데이터와 함께 저장된다.

운동 중 음악 듣기

그 동안 바깥에서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아이폰을 들고 다녔어야 했다.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과 함께라면 선의 거추장스러움은 해결되겠지만, 아이폰을 주머니 속이나 손에 쥐고 달리는 것이 아무래도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애플 워치는 음악을 따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아이폰을 집에 두고 나오더라도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폰의 애플 워치 앱에서 아이폰에 저장되어있는 재생목록 중 원하는 것을 애플 워치에 동시화시킬 수 있으며, 음악 저장을 위한 공간은 100MB에서 최대 2GB까지, 또는 최대 250곡 가지 사용자가 할당할 수 있다. 애플 워치에 저장된 음악은 애플 워치 자체 스피커로도 재생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과 애플 워치를 페어링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 이 노래가 궁금할 때

길을 걷다가 또는 거실 쇼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귀에 팍 꽂히는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어떤 곡인지 모르면 참으로 답답하다. 음악을 들려주기만 해도 누가 부른 어떤 노래인지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은 많이 있지만 스마트폰을 찾으러 방으로 뛰어간 사이 그 음악은 이미 끝나버린다. 음악 검색으로 유명한 샤잠(Shazam)의 애플 워치용 앱을 이용하면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좋은 음악을 찾아낼 수 있다. 사용법은 아이폰용 샤잠과 마찬가지로 간단하다. 화면 구성은 더욱 간단해서 음악이 들리는 곳에서 화면 가득 들어차있는 샤잠 로고만 눌러주기만 하면 몇 초 후 음악 정보를 표시해준다. 다른 음악 검색 앱보다 인식률이 뛰어나며, 팝과 가요 모두 잘 인식한다. 정보를 검색해서 찾아낸 음악은 리스트가 모두 기록되어서 나중에 집이나 사무실에 가서 다시 확인하고 구입할지 결정을 내려도 된다.

키트, 차문을 열어줘

비싸고 관리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말고 필요할 때에만 빌려 쓰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카 셰어링이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카 셰어링 서비스 쏘카를 이용할 때에는 회원카드를 발급받거나 스마트폰에 쏘카 앱을 설치해서 자동차 키 대신 카드나 앱을 통해 차 문을 열고 잠글 수 있으며, 차의 위치를 모를 때에는 스마트폰 앱에서 원격으로 경적을 울리거나 비상등을 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을 애플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워치용 쏘카 앱을 설치하면 애플 워치 화면에 잠금과 해제, 경적, 비상등 버튼이 나타나며, 화면 터치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화면을 옆으로 밀면 사용 예약한 차량의 종류와 차 번호를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어릴 적 TV에서 봤던 전격Z작전처럼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손목 위에서 차 문을 열고 닫으면서 기분을 만끽해볼 수 있다.

애플 워치를 위한 액세서리

스마트 워치에 무슨 액세서리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먼저 출시된 다양한 스마트 워치들을 위한 액세서리가 나와있는 것처럼 애플 워치를 위한 액세서리도 벌써 여럿 소개되고 있다. 애플 워치를 더욱 편리하고 더욱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액세서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인그램 아이스탠드 충전 거치대

애플 워치를 충전기에 붙여서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놔두기 보다는 거치대에 올려두면 흠집 방지와 함께 장식용으로도 월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그램의 아이스탠드 충전 거치대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고급스러운 액세서리이다. 알루미늄을 둥글게 감아 만든 형테로 만들고 애플 워치가 닿는 부분은 TPU 소재를 적용하여 접촉으로 인한 흠집도 방지하고 있다. 애플 워치 본체가 올려지는 부분 안쪽으로 애플 워치 기본 자석식 충전기를 끼워 넣도록 되어있어서 거치와 충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23,900원

슈피겐 슈타인하일 플렉스 액정보호필름

스마트폰 액정과 마찬가지로 애플 워치의 디스플레이도 긁히면 흠집이 나고, 떨어트리면 깨질 수 있다. 물론 강한 충격에는 완벽하게 보호되지 않겠지만 액정보호필름 한 장 붙여두면 흠집 걱정 없이 더 오랫동안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슈피겐의 슈타인하일 플렉스 보호필름은 내구성과 복원력이 뛰어난 우레탄 필름으로 애플 워치의 곡면 디스플레이까지 들뜸 없이 감싸주며, 깨끗하고 선명한 화면을 변색 없이 오랜 시간 지켜준다. 12,900원

오자키 오!코트 슬림 케이스

스마트 액세서리 브랜드 오자키에서 출시한 애플 워치 슬림 케이스는 애플 워치 스포츠 모델을 위한 범퍼 케이스다. 애플 워치의 전면 디스플레이 부분과 측면의 크라운, 버튼 부분을 제외한 가장자리를 모두 감싸기 때문에 스크래치 방지에 탁월하며, 떨어트렸을 때에도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후면부도 개방되어있기 때문에 충전과 심박 측정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메탈릭한 색상으로 애플 워치 본연의 느낌을 유지시켜주며, 0.5mm의 얇은 두께와 0.5g의 무게로 사용에 불편이 전혀 없다. 골드와 실버 색상이 한 세트로, 기분에 따라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23,900원

게이즈 천연가죽 밴드

손목시계를 사용하면서 가장 극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밴드 교체이다. 애플 워치도 밴드를 교체할 수 있는 구조인데, 남들과 똑 같은 순정 밴드는 개성이 부족해서 싫다면 색다른 밴드로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이즈의 애플 워치 밴드는 천연가죽 위에 악어 무늬를 넣어 마치 악어가죽 같은 느낌을 구현해낸 제품이다. 애플 워치 밴드는 고정하는 부분이 달라서 일반 시계 밴드를 사용할 수 없는데, 게이즈 밴드에는 애플 워치에 곧바로 장착할 수 있도록 밴드 어댑터가 기본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공구나 작업 없이 곧바로 교체할 수 있다. 67,000원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