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44만 9천 원이라는 중저가 제품으로의 매력적인 출고가와 통신사의 파격적인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고, 아임백의 초도물량은 완판됐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아임백을 보자면, 이제야 비로소 팬택이 돌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아임백의 장기적 흥행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아임백의 앞길에 놓이게 될 장애물들이 만만치 않은 무게로 팬택을 짓누를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판매량 호조, 팬택이 ‘진짜’ 돌아왔다

팬택의 새로운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의 시선에는 다소의 온도차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의 삼파전으로 고착화된 국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이 있었던 반면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포화를 이유로 들어 팬택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 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양분된 의견 속에서 마침내 선을 보인 팬택의 새로운 스마트폰인 아임백의 성과는, 현재까지로 봐선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급스런 이미지의 아임백과 스톤, 팬택의 전략은 유효했다

팬택의 오랜만의 신제품 스마트폰 아임백의 판매량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2,000대 판매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 드러났고, 팬택은 시장에서 화려한 복귀전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 마케팅을 수반하지 않았음에도 사전예약 수량은 7,000대를 넘었다. 다수의 휴대폰 판매점은 팬택의 제품을 수급하지 못하고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예약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품 출시일까지 팬택은 SK텔레콤에 2만 대, KT에 1만 대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임백의 초도물량 3만 대는 모두 팔려나갔다.

휠 조작계는 아임백의 가장 특징적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는 최근 출시된 중저가 스마트폰 중 최고 수준의 판매량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 속도와는 비견할 수 없으나, 다른 제품에 비해 마케팅의 규모가 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성과는 실로 고무적이다. 아임백은 지금까지 매스미디어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온라인 중심의 광고 및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브로드 매체 전략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효율성을 꾀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지금의 판매고는 팬택은 물론 시장의 기대치를 우회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팬택의 기대만큼 아임백의 판매고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초도물량 완판의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아임백의 향후 전망을 그저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판매 전망치를 두고 시장의 분석은 다시금 엇갈리고 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팬택의 전사적 노력으로는 넘을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들이 아임백의 앞을 가로막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통신사의 파격적 지원이 결정적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제품을 노출시키는 직접 광고에 대한 내용이다.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다시 말해 직접적으로 지원되는 마케팅비를 감안했을 때 아임백을 통해 뿌려진 마케팅비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팬택 아임백은 중저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최대한도의 통신사의 지원금 혜택을 많이 받은 제품이다. 단순한 직접 광고 이상의 효과를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을 통해 누렸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개선된 카메라 기능은 ‘베가’와 ‘스카이’의 다름을 증명하는 결정적 요소

SK텔레콤은 아임백 출시 전에 먼저 보조금 지원 정책을 공시한 바 있다. 6월 30일 출시를 앞두고 SK텔레콤이 공시한 지원금은 파격적이었다. band100 요금제 기준 33만 원의 지원금은 현행 단통법 하에서는 최고 수준의 지원금이었으며, 최저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지원금이 25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통신사의 파격적 지원은 아임백에 날개를 달았다

KT도 여기에 맞불을 놓았다. KT 또한 아임백에 최고가 요금제(데이터 선택 999) 기준 33만 원의 지원금을 이어서 공시했다.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되는 데이터 선택 599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에는 30만 원의 지원금이 적용되므로, 사실상 SK텔레콤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지원금이 아임백에 매겨졌다. 대규모의 지원금 지원은 아임백 초기 흥행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아임백의 흥행을 단순히 마니아들의 적극적 구매와 효율적 광고 캠페인 덕분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지만

아임백에 대한 초기 구매자들의 실사용 평가는 대부분 호의적이었다.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제품 자체의 만듦새에 대한 감탄이 이어졌다. 아임백은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준수한 성능의 제품으로,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보기 드물게 확고한 컨셉(음감 중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아임백에 대해 각종 매체들은 플래그십에 준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특색이 있고 잘 만들어 진 중저가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호의적 여론은 그대로 판매량으로 이어졌고, 빠르게 공급제품이 소진됐다. 통신사의 파격적 지원금이 거기에 추진력을 가했다. 팬택의 아임백은 어느새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구하는 스마트폰이 되었다.

과거의 모델 박기웅을 기용한 CM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품귀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팬택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수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팬택은 김포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루 평균 2천 대에서 많게는 3,500대까지 제품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제품 수요를 맞추기 위해 팬택에 납품 일정을 기존보다 앞당길 것을 주문한 상태다. 판매점에는 아직 시연용을 위한 제품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입고되는 족족 아임백은 판매되고 있는 형국이다. 상당수의 정리해고가 가해진 팬택 본사와 김포공장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제품 수급은 그야말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제공되는 ‘스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러모로 지금의 판매고는 팬택은 물론 시장의 기대치를 우회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팬택의 기대만큼 아임백의 판매고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초도물량 완판의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아임백의 향후 전망을 그저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판매 전망치를 두고 시장의 분석은 다시금 엇갈리고 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팬택의 전사적 노력으로는 넘을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들이 아임백의 앞을 가로막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가 진짜 제품 흥행의 갈림길

가장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통신사의 파격적 지원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 그리고 뒤를 이어 KT도 연이어 아임백에 대한 지원금의 축소를 공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8일 아임백의 지원금 인하를 공시했고, KT도 이어서 지원금 축소를 발표했다. 이제 SK텔레콤은 5만 원 대의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할 시에 24만 5천 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KT도 데이터 선택 599 요금제를 이용하면 27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일괄적으로 공시지원금의 10%가 축소된 것이다.

갤럭시노트7, V20, 아이폰7과 경쟁을 펼쳐야 할 하반기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축소는 다양한 이유에서 연유된 것이다. 양대 스마트폰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와 G4의 출시 15개월 경과일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두 제품의 지원금 상한선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재고로 쌓인 제품들의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아임백에 대한 지원을 축소한 것이다. 아울러 곧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이 쏟아질 것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올해 9월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LG전자는 V20, 애플은 아이폰7 라인업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아임백의 출시 전략 자체가 상기의 플래그십 제품들과의 직접적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의 경쟁이 시작됨과 함께 현재 조성된 아임백 붐은 쉽사리 꺼질 것으로 우려된다.

30만 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아임백처럼 제품의 품귀 현상을 빚었던 샤오미와는 달리, 팬택은 현재의 수급 불안정을 헝거 마케팅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점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여전히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팬택에는 몇 차례 어려움을 겪었으며 마침내 쓰러지고 만 ‘베가’의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는 점이 제품 흥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팬택이 밝힌 아임백 판매 목표량은 30만 대였다. 플래그십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전에 지금의 기세를 더 키우지 못하면 아임백의 연내 판매 목표량 달성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이 현재의 품귀현상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풀어, 제품의 장기적 흥행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지금부터의 아임백 흥행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