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의 기록적인 예약판매와 인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삼성전자에게 악재가 발생했다. 한 갤럭시노트7 사용자가 스마트폰 관련 커뮤니티와 SNS 등에 자신의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터졌다며 사진을 공개한 것. 전북 익산에 거주중인 신형원(25)씨는 지난 19일 갤럭시노트7의 개통이 시작된 첫날 개통해서 사용 중이었으며, 오늘(24일) 새벽 1시경 충전기를 연결해둔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가 약 4시간 후인 새벽 5시경 연기와 스파크 소리에 잠을 깬 후 폭발한 갤럭시노트7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블루 코랄 컬러 샐럭시노트7의 왼편 부분을 중심으로 시커멓게 탄 상태이며, 전면 디스플레이는 누렇게 변색된 상태로 완전히 파손되어 있다. 사진상에서 가장 심하게 파손된 부위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가 내장되어있는 위치이다.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검게 불탄 갤럭시노트7의 사진과 함께 사건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오면서부터이며, 이 글은 사고 당사자 신형원씨의 여자친구가 올렸다. 앱스토리 매거진은 ‘뽐뿌’에 직접 글을 올린 신형원씨의 여자친구와 인터뷰를 진행해 사고의 발생과 이후 진행 상황 등을 직접 들어보았다. 사고 사진을 확인해보면 이 사고로 단말기 손상과 더불어 단말기를 올려놓았던 이불이 조금 그을렸으며, 바닥의 장판도 열에 의해 일부 손상되었음을 알 수 있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해당 단말기는 거주지 근처의 삼성 모바일 스토어에서 예약 구매한 제품이며, 사고 발생 후 당일 아침 9시경 서비스센터와 함께 운영중인 해당 모바일 스토어에 직접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폭발 당시 갤럭시노트7은 정품 충전기를 이용해서 충전 중이었다고 전했다. 폭발 후의 상태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말기는 완전히 손상된 상태지만 충전기도 외관상으로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형원씨와 여자친구가 직접 찾아간 삼성 모바일 스토어에서는 상황을 확인한 후 당일 내로 동일 기종 단말기로 교체해주고 손상된 이불과 장판 역시 보상해주는 것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폭발한 단말기는 해당 센터에서 수거해간 상태이다.

사고 당사자인 신형원씨는 이번 갤럭시노트7을 구매하기 전 갤럭시노트2를 사용 중이었으며, 단말기를 교체 받으면 계속해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만일 갤럭시노트7 전체의 문제라면 차후 삼성측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겠냐고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사건 당사자인 신형원씨의 이야기를 전달해준 내용에 의하면 당시 화재가 발생했거나 얼굴 가까이였다면 어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신형원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직접 올린 글을 보면 당시 얼마나 놀랐는지를 알 수 있다.

이후 신형원씨는 삼성전자 측과 만나 대화 중이라고 알려왔으며, 만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특별이 상황이 진행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 측에서 단말기는 동일 모델로 교체하여 이미 전달 받았으며, 손상된 이불과 장판의 보상에 대해서는 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다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앱스토리에서는 이후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본 기사에서 계속 업데이트해 전해드릴 예정이다.

소니의 대규모 배터리 리콜 사건

스마트폰의 배터리 폭발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는데, 배터리 셀 제조 과정에서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델과 도시바, 레노버, 애플 등 다양한 노트북 제조업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자사의 노트북에 채택된 배터리의 리콜을 단행한 바 있는데, 이 모든 리콜 대상 제품의 배터리 공급사는 소니였다. 당시 소니의 계열사인 소니 에너지 디바이스에서 만든 이 리튬이온 배터리 셀은 특정 기간 동안 생산된 제품에서 내부의 금속 박막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과도한 발열이 발생되고, 이로 인해 사용자가 화상을 입거나 화재가 발생해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당시 리콜된 배터리의 수는 델이 420만 개, 애플이 180만 개 등 총 800만 개가 넘는 기록적인 대규모로 진행되어 소니의 피해액만 4천억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배터리 스웰링 리콜

지난 2013년 11월에는 삼성 갤럭시S3의 배터리 중 일부가 부풀어오르는 스웰링 현상으로 배터리 보증기간과 상관 없이 무상교환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후 2014년 3월경에도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함께 제공된 배터리의 스웰링 현상이 발견되어 무상교환을 실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오랜 사용시간과 잦은 충전을 거치고 과충전 또는 과방전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내부에 가스가 발생하면서 점점 부풀어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흔하지만, 당시 무상 교체된 배터리는 특정 제조사에서 납품한 제품만 리콜된 점이나 비슷한 기간 사용한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스웰링 현상이 없던 것을 고려하면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스웰링으로 인한 두 번의 배터리 무상교환을 리콜이 아닌 고객만족과 소비자 보호, 사용 편의를 위한 서비스라고 못박아 제품 자체의 문제임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대다수의 모바일 기기를 비롯해 충전용 배터리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2차전지로,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통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니켈-카드뮴 계열 충전지에 비해 대용량의 제작이 수월하고, 잦은 충전과 사용에도 메모리 효과가 없어 수명이 길어서 많은 제조사가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원재료인 리튬이 불안정해 물과 닿으면 수소를 발생시키며, 내부의 전해액 역시 새어 나오거나 과열될 경우 발화의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에 외부충격이 발생해 내부 구조에 변형이 오거나 수분이 유입되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으며, 제조과정상의 문제로 이물질이 유입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소니 배터리의 폭발은 제조과정상 금속 이물질이 유입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 (출처 : Issues in Physics and Society)

그간 국내외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사례가 여러 번 보고된 바 있는데, 배터리의 제조상 문제가 있던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애완견이 배터리나 휴대전화를 깨무는 등 배터리에 충격을 주거나 손상시킨 경우 또는 인증되지 않은 충전기나 비정품 배터리를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하다가 발생한 사고였다. 그 밖에도 몇몇 배터리 폭발 사고는 실제로 충전기나 배터리의 문제가 아닌, 일부 블랙컨슈머가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 충전부위에 이물질을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작해 벌어진 경우도 있다. 실제로 2011년 LG전자의 옵티머스 마하 배터리가 폭발했다고 주장한 사건이 있었지만 원인 분석 결과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으로 밝혀져 법원에서 벌금형에 처해진 사례도 있다.

이번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의 경우 현재 폭발한 단말기를 삼성전자에서 수거해 직접 원인을 분석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로 흥행에 찬물을 끼어 얹은 격으로,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품 자체 또는 배터리 제조상의 문제라면 다른 사용자들의 피해로 번지기 전에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단순히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제품의 문제라면 사용자에 대한 빠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직 폭발 원인에 대해서 확인 중이기 때문에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갤럭시노트7 사용자나 구매 예정자들은 단말기의 발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앱스토리에서는 이후 갤럭시노트7의 발열과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해 공개할 예정이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