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포화 이후 태블릿PC에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세 번째 격전지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는 시장이 바로 ‘스마트워치’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시장 개막을 알린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의 애플 워치 출시를 계기로 급격한 성장을 이뤄, 현재는 다양한 제조사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녹인 제품을 선보이며 격렬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으로는 역시나 애플, 그리고 삼성전자의 두 회사다. 이 두 거대 공룡이 올해 하반기, 비슷한 시기에 각자 새로운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스마트워치 시장

스마트워치 시장을 처음으로 연 것은 삼성전자로 이야기되고 있다. 스마트폰 연동형 시계 액세서리로 공개된 삼성전자의 최초의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는 갤럭시노트 3과 함께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갤럭시 기어는 손목시계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각형에 두꺼운 외관을 하고 있는 제품이었기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액세서리로는 적합하지 않은 시계였다. 일반 대중들의 눈에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스마트워치란 실제로 착용하기 꺼려지는 마니아 지향적 제품에 지나지 않았다.

삼성전자 최초의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

시장을 열었던 것은 삼성전자지만 그 시장을 폭발시킨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아이폰 6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자사의 최초의 스마트워치인 애플 워치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스마트워치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하드웨어 마니아적 발상과는 달리, 애플이 애플 워치를 통해 표방한 것은 ‘세계 최고의 시계’였다. 애플 워치는 발매 당 분기에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출시 1년 동안 시계 제조사인 롤렉스보다 15억 달러만큼 더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애플 워치는 2015년 동안 유명 스위스 시계 제조사들의 매출액 총합의 30%가량의 판매를 이뤄낸 것으로 집계된다.

애플 워치,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을 바꾸다

애플 워치가 ‘시계로서의 스마트워치’의 가능성을 보이자, 여타 제조사들도 스마트워치를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스마트 기기가 아니라 세련된 액세서리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4세대 스마트워치인 ‘삼성 기어S2’에 이르러 디자인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시장을 대하는 제조사들의 태도가 바뀌고 소비자들에게 스마트워치의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기 시작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은 본격적인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스마트워치는 총 2,800만 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 이르러서는 1년에 1억 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출시된다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은 ‘갤럭시의 삼성전자’와 ‘아이폰의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기어’, 그리고 애플은 ‘애플 워치’라는 이름의 제품으로 스마트워치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의 과반을 넘어가는데,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 2분기의 수치를 보자면 애플이 약 47%, 삼성전자가 약 1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시계로도 손색이 없는 세련된 디자인의 ‘삼성 기어S2’

삼성전자는 오는 9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펼쳐질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자사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를 공개한 것이 2013년이었으며, 갤럭시 기어 2는 그로부터 반년 후에 공개된 바 있다. 갤럭시 기어 2 공개 이후 다시 반년이 지난 2014년 하반기에는 삼성 기어 S, 그리고 작년 하반기에 삼성 기어 S 2가 공개됐으니,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난 올해 9월에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공개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공개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애플 워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한편 애플 또한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는 아이폰 7의 출시에 발을 맞춰 새로운 애플 워치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애플 워치를 최초로 발표한 것이 2014년 9월 9일이었다. 1년을 주기로 라인업에 변화가 가해지는 여타 스마트 제품과는 달리, 애플 워치는 최초 공개 후 지금까지 줄곧 같은 사양으로 계속 판매돼 온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판매돼 온 애플 워치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에, 아이폰 라인업의 넘버링이 달라지는 오는 9월 애플 워치도 새로운 라인업의 제품이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제 스마트워치로는 다섯 번째 세대의 제품을 선보이는 삼성전자, 그리고 두 번째 세대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애플의 신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 기어S3’와 ‘애플 워치 2’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제품은 ‘삼성 기어S3’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어S3는 이전 세대의 제품인 기어S2가 호평을 받았던 손목시계와 같은 형태의 원형 디스플레이, 그리고 디스플레이 주위의 원형 베젤을 돌리는 방식의 조작계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체제는 기어S2처럼 삼성전자의 독자 IoT 대응 OS인 타이젠 OS를 탑재하고, 안드로이드는 물론 아이폰과도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CES2016에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는 물론 아이폰에서도 삼성 기어S2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는 삼성 페이 적용이 예상된다

애플이 발표할 새로운 스마트워치는 ‘애플 워치 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워치 2는 현재 판매되는 애플 워치보다 약 30%가량 얇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 워치에 탑재된 신체정보 측정 센서에 더해서 GPS 모듈이 추가로 탑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 워치 2 단독으로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운동 시 이동 경로를 측정해 보다 정확한 신체측정 정보를 제공하는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애플 워치 2에는 자체 카메라가 탑재돼, 여타 애플 기기들과 영상통화(페이스타임)를 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추가 기능도 제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watchOS 발표 때문에 애플 워치 신제품 발표설이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두 제품 모두 단독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 모듈 탑재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S3의 경우에는 제품 공개와 동시에 LTE 대응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 워치 2의 경우에는 아이폰 연동 모델이 우선 출시되고 LTE 대응 모델이 늦으면 내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전하는 삼성, 방어하는 애플

삼성 기어S3가 이전의 스마트워치 제품들에 비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삼성 페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 기어S3는 스마트폰 없이 단독으로 삼성 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는 기어S3에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능을 넣어 별도의 인식장치 없이도 기존 카드 결제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기어S3는 성능과 재질, 통신 모듈 유무 및 삼성 페이 지원 등에 차이점을 두고 총 3가지 모델(클래식, 프런티어, 익스플로러)로 출시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낸 미디어 초청장. 시곗바늘이 스마트워치를 연상케 한다

반면 애플 워치 2의 경우에는 앞서 이야기한 두께 외에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각형의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을 유지하고 디스플레이 내부에 두 장의 유리층을 사용하는 ‘글라스 투 글라스’ 방식을 ‘원 글라스 솔루션’을 통해 디스플레이를 얇게 만들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제품의 전체적인 두께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것이 현재까지 나온 애플 워치 2 관련 루머의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애플 워치 2는 두께 외에는 기존의 제품과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카메라나 GPS 등이 탑재된다고 하더라도 애플 워치 2는 완연히 새로운 사용성을 보장하는 제품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워치 2는 어디까지나 기존 애플 워치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품으로 공개될 것이 예측되고 있다.

삼성 기어S3 공개 닷새 후, 애플 워치 2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9월 2일 IFA 2016에서 새로운 스마트워치 공개를 위한 미디어 초대장을 배포했다. 그로부터 닷새 후 애플은 아이폰 7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애플 워치에 대한 새로운 발표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의 애플 워치 판매량이 큰 폭의 하락세를, 그리고 삼성전자의 기어S2의 점유율이 상반기 두 배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한 상황이다. 스마트워치의 세대교체는 9월을 기점으로 일어날 것이다. 세대교체를 맞아 시장 지배자 애플의 하락세와 도전자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또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하반기 스마트워치 대전의 막이 곧 오른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