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높아진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많은 기대 속에 공개된 아이폰7은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였음은 물론, 공개 전부터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던 이어폰 단자 삭제를 통해 오히려 실망감까지 불러 모으고 있는 중이다. 경쟁사들의 위기 속에서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아이폰7이 일으키고 있는 논란을 정리하자면, 크게 7가지의 쟁점으로 축약할 수 있다. 아래의 7가지의 논란들은 곧, 소비자들이 아이폰7의 구매를 당분간 재고해야만 하는 이유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큰 혁신이 없었던 성능에서부터 이어폰 단자 논란, 그리고 현재 국내 모바일 서비스의 생태계까지 ‘아이폰7의 구매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하나. 큰 발전은 없는 성능

단말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비해 시중의 콘텐츠가 단말기 성능의 상향을 따라가지 않으면서 현재 시중의 단말기들은 성능에 있어서 과거만큼 제품 간의 편차가 크지 않다. 아이폰7은 넘버링이 달라진 완연히 새로운 제품이지만 제품의 기본적인 성능에 있어서는 경쟁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자사의 아이폰6S 라인업과도 체감적으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제품이다.

아이폰7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아이폰6S가 아닐까

발전된 카메라, 탭틱 엔진의 압력 감지형 홈 버튼, 신설된 256GB 용량의 라인업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아이폰7이지만 제품의 성능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아이폰7을 이전보다 완연히 나아진 제품으로 소개하기가 꺼려진다. A10 AP는 A9 대비 약 40% 효율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퍼포먼스는 물론 사용시간도 이를 체감하기가 쉽지는 않다. 현재도 이전보다 나아진 성능을 체감하기 힘들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상황은 쭉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7의 진정한 경쟁자는 어쩌면 경쟁사들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성능적으로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은 전 세대의 아이폰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둘. 음악 감상을 중시한다면

아이폰7이 출시 전부터 출시가 이뤄진 지금까지 가장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요소는 3.5파이 이어폰 잭의 삭제가 될 것이다. 기존의 3.5파이 이어폰을 이용하기 위한 젠더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어폰 단자 부분이 무거워진다는 문제점뿐만 아니라, 충전과 음악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없기까지 한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문제는 젠더를 사용할 경우, 아이폰 라인업의 다른 제품들보다도 음질에 열화가 발생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불편할 뿐 아니라 음질 저하까지 일어나는 이어폰 젠더

일본의 오디오 전문 매체 파일 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5파이 이어폰 잭을 사용한 경우와 라이트닝 이어폰 젠더를 사용한 경우를 비교해 음질을 분석한 결과, 초저음역에서 중저음까지의 음역은 동일하지만 중음에서 고음의 음역량이 10dB 가량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를 사용할 경우 음질의 열화가 발생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해당 매체는 젠더를 사용할 경우 소리 해상도가 매우 낮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질이 나쁜 필터를 거친 것처럼 들린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음악 청취에 중점을 둔 이용자라면 아이폰7을 선택할 경우, 음악 감상을 위해 별도의 DAP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 아직 아이폰7은 완벽하지 않다

완연한 디자인 풀체인지를 맞은 이번 아이폰7은 이전과는 달리 제품의 안정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은 새로운 프로세서인 A10에 대한 것이다. 제품이 AP에 과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수행할 시에는 새소리 같은 소음을 낸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소음이 발생하는 곳에 A10 퓨전칩이 장착된 부근으로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아직은 불안정한 아이폰7의 A10 프로세서

현재까지 이 현상에 대한 분석으로 가장 신빙성을 얻고 있는 것은 부품이 특정 주파수의 전압 진동에 반응해 물리적으로 진동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이라는 추측이다. 고부하 작업 시 제품에서 소음이 발생할 경우, 애플은 해당 기기를 교환해 주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당장은 제품의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즉시 교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며,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품 교환이 이뤄질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이폰7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해당 문제가 국내에서 어떻게 AS 처리가 이뤄질지 방침이 정해진 다음에 결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넷. 경쟁 제품에 비해 미약한 방수방진

아이폰 라인업은 전통적으로 침수로 인한 고장이 가장 잦은 제품이었다. 여타 제품에 비해 침수라벨이 쉬이 변색되는 현상으로 인해, 물에 빠트린 적이 없음에도 침수 제품으로 판정 나 리퍼비쉬 제품으로 교환을 받지 못하는 사례는 아이폰 관련 커뮤니티의 주된 레퍼토리다. 이번 아이폰7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꼽으라면 방수방진 기능의 추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7의 방수방진 기능은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목받는 방수방진 기능, 하지만 현 세대의 타제품에 비해서는 미약하다

외신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아이폰7의 수중 실험 동영상을 언급하며 아이폰7의 방수 기능이 실제 생활에서 활용되기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해당 매체에서는 물에 담근 채로 제품을 조작할 경우, 터치 기능이 불안정하게 동작된다는 점을 함께 꼬집었다. 아이폰7 라인업의 방수방진 기능은 IP67 등급으로, 최근의 플래그십 제품에 널리 탑재되고 있는 IP68 등급의 것보다 한 단계 낮은 방수 기능을 보여준다. 단순히 경쟁 제품에 비해 등급이 낮을 뿐 아니라 동일 등급의 경쟁사 제품들보다도 체감 성능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방수 기능에 중점을 두는 소비자라면 아이폰7의 구매는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다섯. 너무 예쁜 제트블랙,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아이폰7 라인업을 맞아 오랜만에 블랙 색상이 부활했다. 금번 아이폰7은 이례적으로 두 가지 블랙 색상의 제품이 출시됐는데, 블랙 안에서도 무광이 ‘매트블랙’과 유광의 ‘제트블랙’이라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여타 색상의 제품과는 다른 재질을 지닌 제트블랙은 벌써부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으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쉽사리 상처를 입은 아이폰7 제트블랙 모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트블랙 색상의 아이폰7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유광 재질의 아이폰7은 여타 색상의 동일 제품보다 외부의 충격에 비약적으로 취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 제트블랙 모델의 고광택 마감은 정밀 9단계 양극 산화 및 광택 공정을 거쳤으나, 미세한 마모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호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공식 발언을 한 바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까지 보고되고 있으니, 스마트폰의 외부 상처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최소한 제트블랙 제품은 구매 시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여섯. 두 배 더 강한 전자파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가 무해한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어떤 질병이 발생할 경우 그것을 완연히 전자파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인과 관계를 성립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내려지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명확한 인과 관계가 성립되지는 않았더라도 일정한 연관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론은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전자파를 많이 발산하는 제품일수록 사용에 주의를 요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두 배 더 강한 전자파를 발하는 아이폰 라인업

아이폰7은 여타 경쟁 제품보다 전자파를 많이 발산하는 제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가장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라인업에 비하자면 발생되는 전자파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최명길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자면, 아이폰의 전자파흡수율은 1.166W/kg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0.517W/kg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49개 제품이 전자파흡수율 1등급을 받은 반면, 애플의 아이폰은 모두 2등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곱. 게임을 좋아한다면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은

국내에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확충을 불러온 것이 애플 앱스토어와 인앱 결제 시스템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다. 애플 앱스토어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시일을 요하는 애플의 심의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애플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에 비해 들어가는 리소스 대비 기대되는 수익이 적다는 점도 구글 플레이 집중의 주요 요인으로 이야기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구글 플레이로 제공되는 자사 게임을 아이폰보다 먼저 선보이거나 쿠폰 등의 안드로이드 버전의 일부 기능을 아이폰에서 구현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아이폰용으로 게임을 내지 않기도 한다. 아이폰의 점유율이 낮은 우리나라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겨 플레이하는 소비자라면, 게임 이용에 있어서는 안드로이드 OS의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