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셀카 앱이 글로벌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동영상 셀카 앱은 각종 필터 및 스티커를 사용해 사진과 동영상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촬영 앱이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찍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리는 ‘셀피(selfie)’가 대대적인 유행을 타면서 뷰티 필터와 스티커들을 활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돋보이게 꾸밀 수 있는 셀카 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이 일상생활로 자리 잡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통 방식이 문자 등의 텍스트와 이모티콘을 넘어 사진 및 동영상의 이미지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IT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10초 후에 ‘펑’ 사라진다, 스냅챗(Snapchat)

동영상 셀카 앱의 원조 격인 ‘스냅챗’은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 앱으로 스탠퍼드대학교 학생이던 에반 스피겔,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이 만들어 2011년 9월 출시했다. 스냅챗의 가장 큰 특징은 발신자가 수신자의 확인 가능 시간을 설정해 일정 시간 후 메시지를 자동으로 삭제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5초의 제한 시간을 설정하면 5초 후 사진이 자동 삭제되는 방식으로 자기 파괴 앱(self destructing app) 기술이 활용되었다. 영상 위에 낙서나 텍스트를 얹는 기능도 제공한다. 스냅챗은 미국의 10대 중ㆍ고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대학생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에 빗대어 「제2의 페이스북」으로 불리고 있다.

출시 2년 만인 2013년,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1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스냅챗은 별다른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못 했던 상황이었음에도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당시의 선택은 현명한 것으로 판명됐다. 수초 후 사라지는 자폭 메시지로 단순히 유행처럼 지나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스냅챗은 2015년 포브스가 뽑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직원 수로 나눈 ‘직원 1인당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기업의 CEO 역시 포브스가 선정한 2015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자산 가치 약 15억 달러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등극했다.

그러나 자동 삭제 기능에도 불구하고 스냅챗을 통해 전달된 수십만 장의 사진이 2013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460만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이름과 전화번호 형태로 유출되기도 했다. 미국, 한국, 일본 등에 출시된 스냅챗은 중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스냅챗의 이용자 수는 약 1억 5000만 명. 초기에는 10대에서 20대 사이의 사용자들이 주를 이뤘으나 2012년 이후 사용자 연령이 40세까지 확산되었다.

무섭게 성장 중인 스노우(Snow)

국내 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만들고 지난 7월 독립회사로 분사를 결정한 스노우는 출시 1년 만에 한국, 중국, 일본에서 인기를 끌며 다운로드 6000만 건을 돌파했다. 스노우는 초반 700개 이상의 스티커와 30여 개의 화면 보정 필터를 갖춘 '사진 꾸미기 앱'으로 출시됐으나 이제는 동영상 채팅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 5개월 간 사용자 수가 515만 명으로 3배 증가해 한국 전체 앱 순위 중 21위에 올랐다.

스노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다양한 후기가 올라오면서 10~20대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스노우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동영상 촬영과 효과 주기는 물론 채팅까지 지원하여 앱 하나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9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셀카 앱 사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셀카 앱은 스노우였고 306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유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스노우가 아시아의 차세대 메시징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노우는 일본 닛케이 신문과 리서치 회사 모니타스가 발표한 ‘2016 U-19 히트랭킹’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그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도쿄 거주 15~19세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스노우는 55.7%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스냅챗(19.9%)과 큰 격차를 보였다. 2015년 9월 출시된 스노우의 전 세계 이용자 수는 4100만 명으로 한국, 대만, 홍콩 앱스토어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뷰티 효과 필터부터 동물, 만화나 영화 캐릭터로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스노우는 아시아 시장 흥행을 바탕으로 본격적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적용 가능, 카카오톡 치즈

‘카카오톡 치즈’는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올릴 수 있는 셀카 앱이다. 프로필콘과 얼굴을 촬영할 때 사용하는 뷰티 필터 등을 이용해 카카오톡 프로필을 꾸밀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12일 카카오톡 치즈가 출시 3주 만에 가입자 수 30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올해 8월 17일 정식 출시된 카카오톡 치즈는 출시 전 2주에 걸쳐 진행한 사전예약에만 이미 1백만 명이 몰릴 정도로 흥행이 예고된 상태였다. 카카오톡 치즈는 촬영 버튼을 길게 눌러 5초간의 짧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고 촬영한 동영상은 카카오톡 프로필에 바로 적용된다. 또한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도 쉽게 공유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치즈가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요인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프로필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킨 점을 들었다. 또한 국민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 프렌즈를 활용해 재미 요소를 부각시킨 전략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흥행 여세를 몰아 최근 카카오 프렌즈 치어 업(Cheer-up) 스티커 7종, 프로필콘 9종과 함께 방아 찧는 토끼, 추석 음식, 귀향길 등을 재치 있게 표현한 추석 테마 프로필콘 6종을 추가했다.

카카오톡 치즈는 동그란 프로필에 나타나는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촬영 시 원형 가이드를 제공하고 최대 5장까지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움직이는 스티커 필터에는 카카오 고유의 얼굴 인식 및 얼굴 특징점 검출 멀티미디어 기술이 적용된다는 것이 카카오의 설명이다. 다양한 표정과 포즈, 조명 환경에서 눈, 코, 입, 턱 선 등의 위치를 자동으로 찾아 자연스럽게 스티커 필터가 적용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뜨거운 경쟁, 잭팟의 주인공은?

동영상 셀카 앱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한 미국 스냅챗은 이미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기업 가치가 200억 달러로 우리 돈 약 22조 4000억 원에 달하고 매출은 올해 4배 이상 성장해 약 3억 달러(33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스노우와 카카오톡 치즈도 10~20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 앱은 당장의 수익화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해 이용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노우나 카카오 모두 신사업 차원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다양한 필터 등 콘텐츠를 추가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 동영상 셀카 앱들이 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개발사 메이투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메이투는 뷰티 앱 ‘뷰티캠(셀피)’, ‘뷰티플러스(셀피)’, ‘메이크업플러스(가상 메이크업)’ 등으로 흥행에 성공, 올 초 홍콩 투자회사로부터 38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자금 조달 규모가 최대 10억 달러(1조 1000억 원)에 달하며 현재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스노우와 카카오톡 치즈 역시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한다면 대박을 터뜨릴 여지는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특히 스노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 신화를 쓴 라인보다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 또한 스냅챗 등 대부분의 글로벌 메신저와 달리 중국 시장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출시, 앱스토어 인기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점도 희망적 요소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스노우를 독립회사로 분사한 결정이 글로벌 증시 상장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카 앱은 온라인상에서 조금 더 예쁘고 잘 생기거나 개성 있게 보이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운을 떼며 “셀피는 빠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또한 “남과 달라 보이기 위한 ‘작은 사치’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유료화에 있어서도 다른 모바일보다 쉬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5년 만에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스냅챗에 이어 다음 잭팟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