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6년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사건들이, 특히나 ‘악재’들이 터졌던 2016년 한 해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 격변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영원할 것 같았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의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줄곧 상승할 것만 같았던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기업들은 이제 정말로 삼성전자의 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갤럭시노트7 폭발이라는 악재가 그들에게 커다란 반사이익을 가져다주기까지 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격변의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을 앱스토리에서 미리 정리하고, 또 다가오는 2017년의 시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상반기, 갤럭시S7과 G5의 전쟁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의 첫 시작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 G5의 경쟁으로 그 화려한 막이 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으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6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LG전자는 모듈교체식 스마트폰이라는 도전적인 개념을 플래그십 라인업에 적용시켰다. 갤럭시S6를 기반으로 보다 높은 완성도를 기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은 안이하다는 평가를 들었으며, LG전자의 G5는 갤럭시S7 이상의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발상의 전환, 도전적인 G5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국내 시장에서의 상반기 플래그십 라인업에서의 경쟁에서의 관점은 막강한 점유율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LG전자가 얼마나 침식하는가에 맞춰져 있었다. 시장에서는 도전적인 시도를 한 LG전자의 G5가 안정을 꾀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못지않은 성과를 낼 것으로 주목했다. 하지만 그 경쟁은 의외로 싱겁게도 갤럭시S7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라인업은 총 2,60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한 반면, 600만 대의 판매고를 예측했던 LG전자의 G5는 올해 3분기까지 250만 대라는 성과를 거두는데 그치고 말았다. 2016년 5월에는 팬택이 부활해 1년 7개월 만의 신제품을 내놓았으나 갤럭시S7을 필두로 A, J라는 알파벳으로 라인업을 정리한 삼성전자의 기세를 꺾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팬택은 아임백의 당초 목표였던 30만 대 판매의 달성에는 실패했으며, 현재까지 13만 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정을 기한 갤럭시S7은 경쟁자들의 추격을 쉽게 뿌리쳤다

삼성전자의 독주, LG전자의 부침, 그리고 목표 이하의 성적을 거둔 팬택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에서 삼성전자만큼의 성적을 거둬낸 제조사가 있었다. 바로 아이폰의 애플이다. 한국 인터넷진흥원이 스마트폰, 웹페이지 이용자의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의 OS 점유율에서 애플의 iOS는 23.0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만 해도 2014년 동기간 대비 7.18%가 증가한 수치였는데, 동일한 조건에서 조사한 2016년 상반기의 OS 점유율에서도 다시금 iOS는 27.05%로 반년 만에 다시 4%의 점유율 증가를 보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애플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이 부침과 이를 통한 반사이익, 스마트폰 교체 주기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을 통해 증가세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하반기, 유례없는 악재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반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것이다. 매년 3분기 새로운 스마트폰을 발표해 온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제조사로 꼽히고 있다.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 여타 제조사들도 하반기에는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보다 특화된 성능을 내세우는 제품을 선보이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라인업을, LG전자는 패블릿 V 시리즈를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노트 라인업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갤럭시노트7

먼저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에는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이 청원운동을 하기도 한 3.5파이 이어폰 단자 삭제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어폰을 별도의 젠더 없이는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이 공개되기 전부터 이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 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R&D를 진행한 새로운 생체인식 기술, 홍채인식이 차세대 갤럭시노트에 탑재될 것이 확실시되었다. 또한 LG전자는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음질 음원, 멀티미디어 기능에 특화된 태블릿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의 반사이익을 경쟁사들의 제품이 누리고 있다

예년보다 한 달을 앞당겨, 분위기를 선점하고자 한 차세대 삼성전자 프리미엄 패블릿은 갤럭시노트7이었다. 완벽을 기한 완성도의 갤럭시노트7은 이어폰 단자 삭제가 유력시되는 차세대 아이폰과 격렬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싱겁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폭발’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고 만 것이다. 초기 매서운 기세를 보여줬던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해외 매체 폰아레나는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들의 40%는 갤럭시를 재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이 응답자들의 30%는 갤럭시 대신 아이폰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설문조사를 내놓았다. 대만의 KGI증권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리콜 물량 1,200만 대 중 최대 700만 대가 아이폰7 시리즈로 교체될 것이며, 애플이 갤럭시노트7 단종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G전자의 V20도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하루 4,000여 대의 판매량이 7,000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강체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갤럭시노트7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출시 전부터 악재에 허덕일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폰7의 기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크리에이티브스트레티지스는 미국에서 애플의 iOS가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48%의 점유율을 달성했으며, 타 OS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4분의 1이 6개월 이내 애플의 iOS로 스마트폰 OS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의 반사이익을 경쟁사들의 제품이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애플에 긍정적인 뉴스와 함께 그 이상의 부정적인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CfK는 아이폰7의 첫 주 판매량이 아이폰6보다 25%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보고서 공개 이후 애플의 주가는 1.7%가 하락한 바 있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아이폰7의 반도체 주문량을 20% 줄였다고도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흔들리면서 몇 년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였던 스마트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중국 기업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였으나, 점유율은 전년 동기의 23.7%보다 3.6% 감소한 20.1%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출하대수도 8,380만 대에서 7,530만 대로 줄어들었으며, 애플도 작년 동기 대비해 출하대수가 300만 대가 줄어든 4,500만 대로 나타났다.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면 중국의 화웨이는 전년 동기의 7.5%보다 증가한 9%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오보와 비보도 각각 5.8%, 4.9%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3개 회사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3위였던 LG전자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오보와 비보의 점유율을 합치면 화웨이의 그것을 넘어서며, 화웨이와 오포, 비보 3개사를 합할 경우에는 중국의 기업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를 이미 점유했음은 물론 삼성전자도 제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앞으로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이 가져올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크리에이티브스트레티지스의 시장전망 자료를 따르면, 안드로이드 OS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의 새로운 스마트폰 픽셀은 향후 최대 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시장, 기로에 설 제조사들

상기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웹 트래픽 기반 OS 점유율의 조사는 아이폰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스마트폰 점유율과 완연히 같은 수치의 조사자료는 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한 웹서핑이 젊은 층에 보다 많이 보급돼 있는 아이폰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 기관의 응답자 통계에 따르자면 2016년 상반기까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9%, LG전자가 20%, 애플 아이폰이 18%였으며, 다음에 구매를 예정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묻는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63%, LG전자가 11%, 그리고 아이폰은 24%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올해가 다 저물었을 때는 애플의 점유율은 마의 20%의 벽을 훌쩍 넘어설 것이 자명해 보인다. 거기다 근시일 내에 애플스토어 1호점이 우리나라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애플의 공세는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활한 팬택, 하지만 영업실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줄곧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소비자들은 ‘폭발’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와 연결 짓고 있다. 비교적 빠른 대처를 취한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지만, 오히려 환불이나 교환 등의 사후처리에 있어서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역차별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은 이미 삼성전자에게 있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 버린 상태다. 갤럭시S5의 실패 이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하루바삐 이에 대처하지 않으면 그 위기는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V20으로 선전하고 있는 LG전자 또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스마트폰 업계는 시장이 생겨난 이래, 올해 가장 큰 격변을 겪었다. 애플의 국내 시장에서의 위세는 꺾이지 않고 있으며, 중저가폰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추진력은 공포스러울 정도며, 안드로이드 OS의 제공사인 구글의 픽셀은 삼성전자의 잠시간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다.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일인자 삼성전자와 부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LG전자, 부활 후에도 영업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팬택 모두 내년에는 스마트폰 사업 축소, 심지어는 존폐까지 논해야 할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은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판도가 올해와는 확연하게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