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앱, 국내 2위 포털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호조를 띠고 있는 카카오의 다른 사업 분야와는 달리, 기존의 카카오의 주요 수익 모델이었던 광고 부문이 주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회사 전체의 성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역성장하고 있는 광고 사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카카오가 칼을 빼 들었다. 지난 7월부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 2.0, ‘뉴플러스친구’가 바로 그것이다. 뉴플러스친구는 카카오의 모바일 광고 시장 전체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적 개선 중인 카카오, 관건은 광고 상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앱으로는 누구나 ‘카카오톡’을 들 것이다. 국민 메신저 앱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카카오톡의 제공사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지난 11월 10일 공시됐다. 카카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가 증가한 303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0.5%가 증가한 3,91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영업이익 298억 원, 매출 3,790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카카오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준 멜론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올해 초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콘텐츠 매출 955억 원, 그리고 모바일 게임 사업의 매출 785억 원이 꼽히고 있다. 반면 국내 2위 포털 사이트 ‘다음’, 그리고 카카오톡을 활용한 디지털 광고 매출은 1,269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에게 주어진 과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인 다음, 그리고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앱 카카오톡의 광고 매출 개선에 걸린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새로운 광고 상품의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의 순항과 함께 포털 다음의 개편 작업, 그리고 광고 상품의 강화 작업을 통해 성과를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과연 카카오가 광고, 그것도 현대의 주류가 된 모바일 디바이스 지향의 광고 상품으로는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을까. 카카오는 현재 월 활성 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가 2,600만 명인 카카오톡의 채널 영역에 게재될 네이티브 광고와 채팅형 마케팅 도구인 ‘뉴플러스친구’를 광고 실적 개선을 위한 주 무기로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광고 상품

우리나라에서 시장 지배자적 역할을 맡고 있는 메신저 앱 카카오톡은 메신저 시장 9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여타 메신저 앱들은 카카오톡의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렇듯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에는 제대로 된 광고 상품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분기 카카오 게임 매출을 견인한 모바일 게임 ‘검과 마법’

익히 알려져 있듯 카카오톡의 주요 수입원은 게임이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탑재한 앱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일부를 수취하는 형식으로 카카오톡은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 게임하기의 지배력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태동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이 모바일 게임 시장 성공의 다른 말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탈 카카오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자사의 게임을 광고하고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겨났으며, 이로 인해 굳이 매출의 일부를 공유해야 하는 카카오 게임 하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덩치가 커진 카카오의 절반은 광고 부문이 책임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과 함께 천문학적 수익을 창출한 카카오는 포털 다음을 인수하는 형태의 기업합병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음과 한 몸이 된 카카오의 현재 매출의 50%는 광고사업이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에는 성공을 확신하기 힘들며 지속적으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게임이 아니라, 보다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광고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O2O 신사업들도 실적 부진을 벗어날 돌파구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카카오톡이 내세운 뉴플러스친구는 지난 7월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 비장의 광고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플러스친구와 옐로아이디가 합쳐진 서비스

카카오의 뉴플러스친구는 기업 및 개인 콘텐츠 공급자들이 사람들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개별 성향에 맞춰 카카오 채널을 통해 콘텐츠 공급자를 노출하고, 이를 통해 광고 매출을 창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인 ‘채널’ 영역에서 콘텐츠 공급자들의 콘텐츠를 플러스친구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언론사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사들이 콘텐츠 공급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뉴플러스친구는 현재 일종의 모바일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뉴플러스친구는 2011년 1월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톡의 마케팅 플랫폼 플러스친구가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다. 이용자가 콘텐츠 공급자를 친구로 추가하면 카카오의 대화창을 통해 업데이트되는 콘텐츠가 대화의 형식으로 알려지고, 카카오톡 채널에 공개된다. 이는 기존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의 기능에, 친구를 맺은 이용자에게 채팅방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푸쉬(알람)을 전송함은 물론 일대일 실시간 상담을 할 수 있는 옐로아이디(2014년 8월 출시)의 기능이 합쳐진 형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플러스친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뉴플러스친구로 채워지는 카카오톡 채널은 일견 페이스북 페이지를 연상케 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이 있는 페이지를 ‘좋아요’해 놓으면 이용자의 타임라인에 새로이 게시된 관심 페이지의 콘텐츠가 노출되는 페이스북 타임라인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뉴플러스친구도 페이스북처럼 채널 탭에서 게시물에 관심을 표하거나 댓글을 달 수 있고, 카카오톡 메신저에 게시물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미 이와 유사한 형태의 광고 상품이 일본에서는 라인으로, 또 중국에서는 위챗을 통해 서비스된 바 있으며 또 유의미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카카오톡의 뉴플러스친구는 카카오톡의 이용자 풀을 기반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또 카카오의 O2O와도 연계를 통해 카카오의 모바일 서비스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의 변화가 시작된다

카카오가 뉴플러스친구 서비스를 통해 시사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카카오톡 자체가 단순히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눈)로 그리고 콘텐츠를 유통하는 포털로 나아가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톡의 채널을 통해 공급되는 콘텐츠들을 보자면 이제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타임라인을 통해 소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보고 또 쉽게 공유할 수 있는 SNS로 정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콘텐츠 제공 방식도 네이버처럼 사람이 인위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플랫폼사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편집에 사람이 개입하게 되면 인력 리소스가 과하게 증가하고 매체별 노출 빈도에 따른 형평성 문제, 콘텐츠 노출 성향의 주관적 쏠림 등이 문제가 된다. 카카오는 개인의 관심사와 인기도를 측정하여 알고리즘에 맞춰 노출하기 때문에 사람이 편집하는 방식보다 공정성도 높고, 개인별로 불필요하고 재미없는 정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모티콘 증정 등 카카오도 의욕적으로 뉴플러스친구를 광고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카카오의 콘텐츠 제공사들에 대한 태도의 변화다. 이는 뉴플러스친구를 통해 제공되는 링크들이 아웃링크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뉴플러스친구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들을 클릭할 경우, 이용자는 카카오톡 내에 존재하는 다른 영역이나 다음 등으로 이동(인링크)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공사의 영역으로 이동(아웃링크)되게 된다. 이는 뉴플러스친구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로 발생되는 트래픽이 카카오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공사의 것으로 귀속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아웃링크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많게는 일 200만~300만 클릭까지 나온다고 하니 콘텐츠 제공사들은 카카오에 많은 투자와 집중력을 보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기존의 국내 포털 서비스들이 아웃링크를 지양하고 인링크를 권고해 온 것을 생각해 볼 때, 이례적인 카카오의 정책은 콘텐츠 제공사들과의 상생을 위한 모바일 메신저 1위 사업자의 용단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카카오의 정책은 네이버에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콘텐츠 사업자와 언론사들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네이버에서도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뉴플러스친구를 통해 카카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하나는 카카오의 모바일 광고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 사업에는 지금껏 소극적이었으며, 다음 포털을 이용한 광고 사업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의 모바일 네트워크 광고 상품인 ‘아담’의 실적도 시원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 초기에 전략적으로 모바일 서비스에 투자를 단행하고 또 실적을 거뒀던 다음은 초기의 기세를 유지하는 데에 실패를 거뒀다. 이제 태세를 재정비하고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빼 든 카카오는, 과연 뉴플러스친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