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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로열럼블, 게임으로 만나다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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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가 되면 아이들이 거리에서 사라진다.” 1990년대 한 매체를 통해 게재된 뉴스의 제목이다. 이 뉴스는 미군 방송 AFKN에서 방영되는 프로레슬링을 보기 위해 아이들이 토요일 오후 세 시가 되면 TV 앞으로 모여들어, 거리에서 아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은 사회의 주역이 된 30~40대들이 아이들이었을 때, AKFN에서 방영되던 WWF 프로레슬링은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엔터테인먼트였다. 지금도 국내외에서 많은 마니아들이 시청하고 있는 프로레슬링은 당연히 이를 그대로 옮긴 게임으로도 큰 인기를 구가했으며, 또 지금도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WWE

헐크호건, 워리어, 더락, 스티브 오스틴 등이 활약하는 프로레슬링은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 당시 이들이 활약한 단체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WWF). 프로레슬링 단체로는 유일하게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기도 한 WWE는 전 세계 다른 어떤 단체보다도 큰 규모를 지니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인기가 높은 엔터테인먼트, 프로레슬링

 

국내에서도 현재까지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WWE에서도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이벤트는 레슬매니아, 그리고 로열럼블을 들 수 있다. 특히 로열럼블의 경우에는 전 세계 최대의 프로레슬링 이벤트인 레슬매니아의 메인이벤트를 담당할 주역을 꼽는 이벤트며 30명의 전, 현역 WWE 프로레슬러들이 총출동하는 이벤트이기에, 국내에서는 종종 레슬매니아 이상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WWE의 로열럼블은 오는 129(현지 시각) 치러지며, 올해에도 빌 골드버그, 브룩 레스너, 크리스 제리코 등의 전현직 슈퍼스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오락실을 휩쓴 바로 그 게임, 레슬패스트

전 세계의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WWE는 지금껏 수차례 게임으로 옮겨진 바 있다. 과거의 오락실 세대에게는 테크노스저팬에서 만든 ‘WWF슈퍼스타즈’, 그리고 그 후속작인 ‘WWF레슬페스트’가 특히 유명하다. WWF슈퍼스타즈는 1989년 출시된 오락실용 프로레슬링 게임으로, 6명의 등장 선수들 가운데 2명을 골라서 21조 태그매치를 플레이하는 액션 게임이다. 펀치와 킥의 두 버튼으로 이뤄진 간단한 조작계, 그러면서도 각 버튼의 조합과 상대방의 체력에 따라 다르게 구사되는 다양한 기술들은 당시 아케이드 키드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스트리트파이터2와 함께 90년대 초 오락실을 휩쓸었던 바로 그 게임

 

WWF슈퍼스타즈의 후속작인 WWF레슬페스트는 전작 이상으로 유명세를 떨친 작품이다. WWF슈퍼스타즈가 출시되고 2년 후에 나온 이 게임은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2’와 함께 대전 게임의 양대 산맥으로 오락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편보다 커진 캐릭터, 시원시원한 액션, 12명의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레슬러가 총출동한 이 게임은 4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전편과 같은 태그매치와 함께 여러 명이 동시에 시합을 펼치는 로열럼블까지 게임으로 구현해 오락실에서 높은 플레이율을 기록했다.

 

 

콘솔 시장에서의 WWE

아케이드 시장뿐 아니라 게임기용으로도 WWE를 소재로 한 게임은 다수 출시된 바 있다. ‘레슬매니아1988’,레슬매니아 챌린지’, ‘레슬매니아1991’ WWE의 가장 큰 이벤트인 레슬매니아를 제목으로 삼은, WWE 슈퍼스타들이 등장하는 액션 게임들이 패미컴, 슈퍼패미컴, 메가드라이브 등 다양한 콘솔로 출시돼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당시에 출시된 게임들은 게임성 면에 있어서는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단순히 WWE(WWF)의 인기에 기대어 제작된 급조 게임들이 주를 이뤘다.

 

IP를 활용한 게임 그 이상이 되지 못한 8비트, 16비트 콘솔용 WWF 게임들

 

콘솔로 제작된 게임들에 주목할 점은 그래픽의 변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게임에서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이 보다 세밀해지면서, 콘솔로 출시된 게임들은 도트 그래픽으로 레슬러들을 형상화하는 것을 넘어서 레슬러들의 실제 사진과 이미지를 활용한 게임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출시된 ‘WWF RAW’가 그 대표적인 예다.

 

 

비로소 정착하다, 유크스의 WWE 게임

콘솔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3D 그래픽의 게임들이 시장의 대세를 이루면서, WWE 게임들도 3D로 하나둘 출시되기 시작했다. WWE의 이벤트 이름들을 딴 다양한 게임들이 시장에 출시되는 가운데, 특히 많은 주목을 끌었던 게임이 바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WWE스맥다운’이었다. 1993년에 설립된 일본의 게임 제작사 유크스가 개발한 이 게임은 투혼전설이란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탄탄한 게임성을 갖춘 작품으로, 이후 유크스는 최대 9명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WWE스맥다운의 이식작 ‘로열럼블’을 아케이드 게임으로 출시하기에 이른다. 유크스의 WWE스맥다운과 파생작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WWE 게임들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WWE스맥다운에 이르러, 마침내 시리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다

 

유크스는 이후 WWE 게임들을 가정용 콘솔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는 WWE스맥다운이란 게임명에 넘버링을 붙이며 매년 신작을 출시했고, 게임큐브 등 여타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파생작들을 내놓았다. WWE스맥다운의 4번째 시리즈인 ‘WWE스맥다운 셧유어마우스’에 이르러서는 실제 레슬러를 방불케 하는 그래픽을 구현해 큰 호평을 받으며, 이제 WWE 게임하면 자연스레 유크스 개발 게임을 떠올리게 될 정도로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WWE2K 시리즈로 이어지다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된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 ‘WWE스맥다운 히어컴즈더페인(이하 스맥다운5)’은 이 흐름에 쐐기를 박았다. 아직까지도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이 최고의 게임으로 꼽는 이 게임은 슈퍼스타들의 사실적인 모션 구현, 세분화된 전투 시스템 등 게임성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주목을 받게 된다.

 

시리즈 최신작 WWE2K17. 현재 WWE 게임 판권은 2K게임즈에서 보유 중

 

WWE의 저변 확대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한 스맥다운5의 확립된 게임성을 기반으로, WWE 게임들은 지금까지 매년 4분기마다 새로운 넘버링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5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에서 8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에 이르기까지 1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발매된 스맥다운 시리즈는 작년 10월 출시된 ‘WWE2K17’. 다만 현재는 본래 이 시리즈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던 THQ의 파산으로, 매년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2K게임즈의 손을 통해 출시되고 있는 중이다.

 

 

온라인 게임으로는 나오지 못한

WWE스맥다운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를 온라인 게임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이 한 차례 있었다. 2008, 국내의 버티고우게임즈와 THQ, JAKKS Pacific이 공동으로 개발해 ‘WWE 스맥다운 vs 로우 온라인을 출시하려 했던 것이다. 이 게임은 세 회사의 긴밀한 협력 하에 공동으로 제작, 개발돼 2010년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결국 활용되지 못한 WWE 스맥다운 vs 로우 온라인의 슈퍼스타 모델링

 

다만 이 게임은 201011월 개발이 취소되고 말았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THQ의 한국지사인 THQ코리아가 철수하며 벌어진 일이다. 2년 동안 개발이 진행되고, 매체를 통해 WWE 슈퍼스타들의 모델링까지 공개됐던 이 게임은 결국 세상의 빛을 보지 못 했다. 전 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THQ는 이후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20121220일 파산신청, 20131월에는 나스닥 상장폐지를 맞고 말았으며, WWE스맥다운 시리즈의 온라인 게임화도 결국 이뤄지지 못 했다.

 

 

모바일 게임으로 만나는 WWE

시장의 중심이 완연히 모바일 중심이 되어버린 현재의 게임 시장에서, 당연히 WWE도 모바일 지향 자사 IP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도는 비교적 일찍 이뤄졌는데, 그 첫 시작은 지난 20122월이었다. 올드 게이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던 WWF레슬페스트를 ‘WWE레슬페스트’란 이름으로 아이폰용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과거의 WWF레슬페스트 등장 캐릭터들은 물론 현재의 슈퍼스타인 존 시나, 셰이머스, CM펑크까지 수록돼 있으며, 추가 슈퍼스타들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부분유료 아이템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부족한 조작성, 빈약한 타격음이 단점으로 꼽히는 iOS용 WWE레슬페스트

 

현재 모바일 기반의 WWE 게임들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은 카드 콜렉팅 게임인 ‘WWE슈퍼카드’다. 한글화돼 우리나라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이 게임은 WWE슈퍼스타들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카드를 모으고, 다른 이용자들과 경쟁하며 자신의 카드를 성장시키는 수집형 게임이다. 시즌3를 맞은 WWE슈퍼카드에서는 현재 15개의 카드를 가지고 다른 이용자의 15개 카드를 상대하는 로열럼블 모드가 제공되고 있다.

 

 



다른 단체를 소재로 한 프로레슬링 게임 

WWE가 워낙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레슬링 시장이지만, 당연히 WWE 외의 다른 프로레슬링 단체도 시장에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 단체들을 소재로 삼은 프로레슬링 게임 또한 존재함은 물론이다. 현재 프로레슬링 분야에서 WWE의 뒤를 잇는 단체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TNA, 그리고 일본의 신일본 프로레슬링인데, 두 단체 모두 자사를 소재로 한 프로레슬링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TNA를 소재로 한 게임은 게임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며, 신일본 프로레슬링은 자사를 소재로 한 게임(투혼열전, WWE스맥다운 시리즈의 기틀이 된 바로 그 게임)의 후속작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최고의 프로레슬링으로 꼽는 시리즈 ‘파이어 프로레슬링’

 

WWE스맥다운 시리즈를 제외하면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시리즈는 일본 휴먼에서 선보인 파이어 프로레슬링시리즈다. 당대의 유명 프로레슬러들이 미묘하게 다른 이름으로 수록돼 있는 이 게임은,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무작정 버튼을 연타해서 기술을 구사하던 기존의 프로레슬링 게임과는 달리 적을 잡은 후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으로 상대방과 공방을 펼쳐야 하는 전략성을 갖추고 있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시리즈는 1989년 첫 시리즈가 발매된 이후, 2012년 엑스박스 아케이드용으로 출시된 29번째 시리즈를 끝으로 현재는 명맥이 끊긴 상태다.

 


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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