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 세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후에 웃는 자는 누가 될까? 아직 올해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업체의 플래그십은 하나도 출시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아이폰8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면서도 올해 출시가 예상되는 플래그십 중에서 가장 늦게 출시될 제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직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변화의 여지가 가장 많기도 하다. 오늘 이 시간에도 올가을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8의 예상 모습을 체크해보도록 하자.

배터리, 남부럽지 않게 늘어나나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 거의 대부분 공개하지만 유독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때 공개하지 않는 사양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용량인데, 아이픽스잇과 같은 수리 전문 업체에서 새 모델을 직접 분해해서 배터리 용량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일체 용량에 대한 사양을 공개하지 않고 단지 몇 시간 가량 쓸 수 있다는 정보만 공개한다. 분해로 인해 알려지는 배터리 용량을 보면 동급의 경쟁사 모델에 비해 훨씬 작은 용량을 탑재하고 있음이 확인되지만, 더 작은 용량으로 경쟁 모델들과 동등한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절전 기능이나 효율 측면에서는 더 나은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배터리 용량은 경쟁사에서 공격하기 좋은 먹잇감이 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1960mAh 용량의 아이폰7 배터리 (출처 : ifixit)

복수의 외신에 의하면 애플은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 신모델에 배터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예정인데, 기존에 사용하던 배터리에 비해 고밀도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식과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을 늘려서 더 높은 용량을 채택하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터리가 차지할 공간을 넓힐 수 있는 것은 단말기의 크기 자체가 커지면 가능하겠지만, 물리적 크기가 제한적이라면 내부의 다른 공간, 즉 메인보드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줄여서 배터리에게 할당하는 방식을 쓰게 된다. 9to6mac은 KGI증권의 자료를 통해 더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substrate-like’ PCB 메인보드가 올해 출시될 아이폰 가운데 OLED 패널을 사용하는 모델에 적용되면서 더 커진 L자형 배터리가 채택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LCD에 비해 저전력을 사용하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아이폰 모델에 배터리 용량까지 더 커지면서 사용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 경쟁사 대비 작은 배터리 용량으로 맘 상했던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디어 무선 충전?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술은 경쟁사들이 일찌감치 채택한 것과는 반대로 상당히 뒤늦게 채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방수방진 역시 그러한 기술 중 하나로, 오래전부터 아이폰에 채택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왔지만 결국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에 와서야 겨우 들어간 바 있다. 남들은 생각지도 않는 3.5mm 이어폰 단자 제거는 그토록 선도적으로 하면서 방진방수 기능은 왜 이렇게 늦게 채택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이처럼 예상 밖으로 늦게 채택한 기술 중 하나가 무선 충전 기술이다. 애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선 충전에 관한 특허를 출원한 바 있으며, 이미 애플 워치에는 무선 충전 기술을 적용해서 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폰에는 무선 충전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올해 드디어 이 알 수 없는 고집을 꺾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무선 충전 기술을 채택한 애플 워치

애플이 아이폰에 무선 충전 기능을 채택할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무선 충전 표준 업체 중 하나인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에 애플이 가입했다는 소식이다. WPC는 애플이 2월 초에 회원사로 가입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소식은 만일 애플이 아이폰8에 무선 충전 기술을 채택할 경우 Qi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거나 적어도 Qi 호환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Qi 표준은 현재 대다수의 무선 충전 스마트폰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뛰어나다.

WPC 회원사로 등록된 애플

또 한가지 가능성은 완전히 새로운 충전 표준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CES에서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에너고스(Energous)사의 '와트업(Wattup)'이라는 충전 기술은 라디오 전파를 사용해 충전 패드 없이 원거리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인데, 에너고스가 애플의 협력업체인 점을 들어 아이폰8에 와트업 무선 충전 기술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5mm 이어폰 어댑터는 별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은 그간 아이팟 시절부터 계속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채택해온 3.5mm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애플은 아이폰7에 3.5mm 잭을 사용한 이어폰 대신 라이트닝 포트에 연결하는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해 번들이 아닌 별도 구매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애용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걱정을 안기기도 했다. 물론 아이폰7에 3.5mm 잭을 사용한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도록 변환 어댑터를 기본 제공해 사용자들의 걱정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변환 어댑터로 인한 노이즈 발생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으며 충전을 하는 동안 이어폰을 쓸 수 없다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이에 아이폰7 사용자들은 충전하는 동안은 음악 감상을 포기하거나, 라이트닝 포트를 두 개로 늘려주는 액세서리를 구입하거나, 라이트닝 포트를 라이트닝 포트+3.5mm 이어폰 포트로 확장시켜주는 액세서리를 구입하거나, 또는 무선 이어폰을 구입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폰8에는 3.5mm 이어폰 어댑터도 기본 제공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애플이 실제로 아이폰8에 3.5mm 이어폰 변환 어댑터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유추해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을 번들로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7이 출시되기 전에도 에어팟이 기본 번들로 제공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별매된 만큼, 10주년 기념 모델에는 기본 제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음으로는 아이폰8에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되면서 충전 중에도 번들 이어폰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하지만 그 이유라면 어차피 변환 어댑터를 이용한 3.5mm 잭 이어폰의 사용은 여전히 불가하기 때문에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변환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사양 예상, 가격도 역대급?

아이폰8이 명칭이 패턴대로 아이폰8로 그대로 출시될지, 아니면 아이폰X나 또 다른 명칭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명칭이 어떻게 되든 간에 아이폰의 출시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이기 때문에 역대급 사양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를 차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OLED 디스플레이가 채택된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애플이 다수의 OLED 패널 제조사에 납품을 요청한 것이 알려지면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일반과 플러스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 것이 OLED 모델 추가로 3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역대급 사양으로 출시되는 만큼 출고가 역시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다양한 신기술이 추가되면서 연구개발과 부품 제조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결국 제조 단가가 올라가면서 단말기 가격도 크게 올라가게 되는 셈이다. 현재 예상은 최대 1000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가장 비싼 아이폰인 256GB의 아이폰7 플러스가 969달러인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비싸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LCD에 비해 고가인 OLED 패널이 들어가는 점이나 대용량 배터리, 집적도가 높아지는 새로운 PCB 등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8의 콘셉트 디자인 (출처 : iphone8look)

아이폰8은 여전히 애플의 계획대로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공개되고 10월 내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는 초기 생산량을 늘려서 출시 직후 매년 겪는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반의 물량 부족 현상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