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활동은 웬만해서는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쉽지 않고, 또 노력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쉽지 않은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사회적 활동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얻을 수 있는 이익 이상의 사회적 활동은 비교적 지양하는 편이다. 단,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기업이나 대표자 스스로가 사회적 활동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서도 그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에 대비해 놀라울 정도로 큰 금전적, 인적 정성을 쏟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이는 바로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임사 ‘넥슨’의 이야기다.

왜 기업은 기부해야 하는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단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회 조직 및 제도의 근거는 사회적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계약은 ‘기본적인 경제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기업이 지고 있는 사회적 계약은 기존의 그것과는 점차 결이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의 고도화와 산업사회의 다원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순히 개인 혹은 집단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그들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에게는 국가가 특혜를 주기도 한다

이제 기업의 새로운 사회적 계약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경제적, 사회적 이윤 창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업의 경제활동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자연스레 사회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기업은 요구받고 있으며, 자신들의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고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들에게 담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기업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품(담배)의 판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에 대한 활동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는다. 화력발전소의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는 화력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책임이 지워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단순히 대중들의 비판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법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한 기업에게는 그에 맞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오염 방지 대책과 같은 강제적인 규제도 있으며, 기부활동에 대한 세금 감면의 혜택에 대한 법규도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많은 기업, 기업인들이 기부와 같은 사회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이런 사회적인 책임 혹은 혜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평균보다 더 더 사회적 활동에 힘을 쏟는 게임사들

꾸준한 사회적 활동을 해 온 기업, 넥슨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지키며 사회적 활동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 범위를 넘어서는 기업들의 사회적 활동은 두 가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는 마케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회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보다 깨끗하고 성실한 것으로 포장(의도 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업, 기업가, 혹은 창업가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이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통해 획득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선의’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까지도 넥슨은 꾸준히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부분의 혜택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적 활동은 여기에서 첫 번째에 해당된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적 활동에 비용을 쏟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통이 큰 사회적 활동, 기부를 최대한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경우는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뒤집어서 이야기하자면 선의를 기반으로 사회적 활동을 하는 기업이 그만큼 적다는 것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들은 ‘게임사’일 것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게임사들은 평균적인 다른 업종의 기업들보다 더 활발하게 사회적 활동을 하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상위의 게임사들은 매년 상당한 비용을 사회적 활동에 투여하고 있으며, 일부는 사회적 활동을 위한 별도의 팀을 구성해서까지 움직이고, 또 그 활동을 적극적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게임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전체 기업은 물론 게임사들 안에서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비용을 사회적 활동에 투여하면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 않는 이례적인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 기업은 바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의 게임 전문 기업인 ‘넥슨’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넥슨’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넥슨의 ‘넥슨 핸즈’

국내의 상장사들의 기부금 순위는 기업의 규모에 비례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출연한 상장 게임사는 게임업계의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로, 25억 4,000만 원에 달한다. 컴투스는 2억 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와이디온라인도 1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출연했다. 작년을 기점으로 사업의 방향을 전환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2015년까지는 매년 1억 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출연한 바 있다. 비상장 기업 중에서는 넷마블 게임즈가 작년 약 7억 7,000만 원의 비용을 사회적 활동으로 지출했다.

200억 원의 비용을 지원해 건립된 넥슨의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

국내에서는 비상장 기업인 넥슨이 이 기업들과 비교하더라도 기록적인 기부금을 매년 출연하고 있다.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넥슨이 출연한 기부금은 한 해 60억 원이 넘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4년에는 ‘푸르매 재단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기금 200억 원을 약정했으며, 2013년부터 분할납부로 이 금액을 모두 완납한 상태다. 1년 9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6년 4월 개관된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은 장애 어린이들의 심리적, 신체적 치료를 위해 건립된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이다. 이 병원은 하루 500명, 연간 15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되었다.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 이외에도 넥슨은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각종 캠페인을 통해 모은 수익금을 정기적으로 장애 어린이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작은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아동센터 및 커뮤니티와 연계한 사회 공헌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장학금을 지원한 사실도 지난 2월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넥슨은 세월호 참사 12일 만에 10억 원의 성금을 기부한 바 있다.

넥슨의 사회적 활동 팀, 넥슨 핸즈

넥슨의 사회적 활동은 전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1년부터 관계사, 자회사들과 함께 사회 공헌 대표 브랜드인 ‘넥슨 핸즈’를 운영하고 있다. 넥슨 핸즈를 통해 넥슨은 국내의 다른 어떤 기업들보다 활발하고 왕성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넥슨 핸즈를 통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의 사회적 활동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장애인의 채용 및 자립에 있어서도 타 기업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아울러 넥슨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전체 직원의 30퍼센트 이상이 장애인이며, 또 그중의 많은 수는 중증 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의 기업이 세제 혜택, 혹은 마케팅의 측면에서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사회적 활동을 ‘전시성 사업’이 아니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의 사회적 활동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넥슨이 누리고 있는 혜택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기업들보다도 넥슨의 사회적 활동이 규모의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특별하게 눈에 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비록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권력 스캔들에 넥슨이 한몫을 더했다는 점은 지탄받아 마땅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이들이 지금껏 수행해 온 사회적 활동 전체가 비난받고 그 실적이 부인돼서는 안 될 것이다. 넥슨, 넥슨 핸즈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던 사각지대가,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과 같은 실적들을 통해 실제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적극적인 사회적 활동을 펼치는 넥슨의 노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