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장이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소수의 시장 지배자적 기업들. 선두에 서 있는 기업들이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고, 후발 주자들은 선두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여기에 가격적인 효율화를 도모해서 차별화를 꾀하기 마련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에 서 있는 삼성전자, 애플, 그리고 LG전자는 현재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하반기에 내놓는 신제품에 따라 시장은 들썩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부터는 3분기 프리미엄 라인업 발표를 기점으로 시작될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구도를 앱스토리가 예측해 보고자 한다.

표면적으로는 성장한 스마트폰 시장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

몇 가지의 커다란 스캔들, 포화 상태의 시장, 상향 평준화에 따른 기술적 차별점 부각의 어려움…… 다양하게 나타나는 시장의 지표들은 명확하게 스마트폰 판매의 전체적인 저하 현상을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상반기 스마트폰 단말기 판매량은 오히려 작년 동기보다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작년보다 9.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는 것은 시장 포화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스마트폰 시장에 성장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인가. 하지만 이는 그렇게 단순히 시장 전체적인 상황의 호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가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이래 줄곧 선두에 서있던 애플, 삼성전자가 아닌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까지의 실적을 보자면 중국 3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작년 동기 대비 7% p가 증가한 24%로 나타나고 있으며, 상위 5개 업체인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비보가 전체의 58.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7%로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작년 동기에 비해 2.6% p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 또한 13.7%로 부동의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점유율은 0.9% p가 하락했다. 이는 곧 스마트폰 시장 기조 유지의 요인이 기존 강자들의 부진함 속에서 저가 모델을 주로 내놓는 중국의 후발 주자들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분전한 덕에 있다는 이야기로, 주요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 동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의 주요 키워드

이제 스마트폰 시장에도 성공의 ‘공식’이 생겨난 상황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제품이, 또 어떤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가 힘들기에 실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어디에 있을지 재단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또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들을 내놓으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은 명백히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다.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상황이며, 이는 달리 말하면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각기 나름의 성공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대로 축적한 상태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성공에 대한 ‘성공의 공식’을 이미 발견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제조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작년까지 시도해 성공을 거둔 사업 모델을 올해에도 이어갈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이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끌 제조사들은 전통의 강자인 삼성전자, 애플, 그리고 LG전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마케팅 등 노하우의 측면에서 타사에 비해 월등히 앞서있는 위치의 세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며, 다른 제조사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발 빠르게 벤치마킹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슷한 스펙의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뒤를 쫓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처럼 올해에도 이슈의 중심에 설 제품은 3분기에 발표될 새로운 라인업의 아이폰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예년처럼 삼성전자를 위시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아이폰 라인업의 발표에 맞춰 대응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3분기 애플의 신제품 발표를 전후로 해서 경쟁사들은 상반기에 발표된 플래그십 제품의 대형화 모델인 프리미엄급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아이폰을 견제하는 광경이 올해에도 재현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즉,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은 ‘1. 새로운 아이폰’, ‘2. 주요 경쟁사의 프리미엄 패블릿’, ‘3. 중국 제조사들의 발 빠른 벤치마킹과 중저가 시장에 대한 공격적 공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갤럭시노트의 부활을 위해, 삼성전자

예상 이상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갤럭시S8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는 갤럭시노트7의 뼈아픈 실책을 만회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펼쳐진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7은 소비자들에게 ‘품질의 삼성’에 대한 불신을 심어준 실패작임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를 전략 제품 없이 견뎌야 했던 삼성전자는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갤럭시S8를 통해 올해 상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갤럭시S8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 갤럭시S7이 100만 대를 돌파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74일이었던 데에 반해, 갤럭시S8는 그의 두 배 이상의 판매 속도 37일 만에 밀리언셀러를 달성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는 갤럭시S8의 판매량은 전작의 5,200만 대를 넘어선 6,0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제품은 하반기 발표될 ‘갤럭시노트8’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반기 프리미엄 라인업 출시 이전의 공백기를 갤럭시노트7의 리퍼폰인 ‘갤럭시노트FE’로 메울 예정인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잠시 끊어졌던 갤럭시노트 라인업의 대망의 신제품을 발표해 라인업 부활을 꾀할 계획이다. 갤럭시노트8는 갤럭시S8의 베젤리스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 6.3인치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 6GB의 대용량 램, 퀄컴 스냅드래곤 835와 그와 유사한 성능의 엑시노스 AP를 탑재한 제품으로 3분기 중 발표될 것이 예측되고 있다.

애플, 1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 아이폰 발표

상반기 단일 제품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제품은 아이폰7

다소 불안한 태세로 출발한 아이폰7이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아이폰은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아이폰7이었으며, 2위도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7플러스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3억 5,350만 대 중에서 아이폰7이 2,150만 대로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기록됐으며, 2위인 아이폰7플러스도 1,740만 대의 판매고가 기록됐음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승승장구하는 애플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장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전 세계 최대의 시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이다. 칸타월드패널의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의 스마트폰 OS 점유율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애플 iOS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8.6% 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매출도 자연스레 감소했는데, 구체적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일본에서도 iOS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으며, 아이폰 라인업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3만 대가 적은 5,076만 대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 판매량이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을 신제품 ‘아이폰8’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이폰 발매 10주년 기념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8은 올해 3분기 공개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올해는 애플이 이례적으로 아이폰7 라인업의 완성형인 아이폰7S와 아이폰7S플러스, 그리고 아이폰8의 3가지 라인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루머에 따르면 아이폰8는 갤럭시S7과 LG G6와 유사한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최대 256GB의 용량과 3GB 램을 탑재한 제품으로 발표될 것이 유력하다. 아이폰8이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중국,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하게 될 것인지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경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을 잡은 LG전자, V30으로 반전을 꾀하다

조용한 흥행 돌풍, 안정성이 돋보이는 LG전자의 G6

스마트폰에서 고군분투하는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여전히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상반기 출시한 LG G6는 전작을 상회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G6가 작년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G5의 두 배가 넘는 판매 실적을 올려, 최대 60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안정성을 기한 G6는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담당 MC사업본부는 1조 2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의 분위기는 작년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미국에서는 통신사들의 지원 아래 꾸준한 판매고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G6, 그리고 중저가 라인업에서 최대 약 40%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점을 들어 올해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은 확연히 개선될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선전으로 올해 1분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스마트폰 사업부도 소폭의 흑자를 달성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LG전자는 G6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G6의 변형 모델 2종을 출시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출시 전까지의 간극을 메울 계획이다. 오는 7월 LG전자는 128GB의 저장 용량을 가진 ‘G6플러스’, 32GB 용량의 ‘G6 32GB’를 출시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 전까지 지금의 고무적 분위기를 이어갈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3분기에는 아이폰8, 갤럭시노트8에 대응되는 프리미엄 패블릿 ‘V30’이 발표될 것이 유력하다. G 라인업을 기반으로 대형화, 멀티미디어 성능 강화의 전략을 취해온 V 라인업은 올해에도 G6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해 출시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V30은 G6에 탑재하지 못한 스냅드래곤 835의 AP와 6GB 램, 6.2인치의 디스플레이와 전후면 듀얼 카메라 채택이 예상된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