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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빠르게 찾아오는 기술 혁명 ‘캄테크’란?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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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다음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사물인터넷’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의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작금,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명령 없이도 사물들이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선두에 글로벌 ICT 공룡 기업들이 서서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경쟁으로 인해 시장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빠르고 요란한 기술 경쟁의 장에서 미래의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조용한 기술’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기 그지없다. 조용하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캄(Calm)에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가 합쳐진 조용한 기술을 뜻하는 합성어 ‘캄테크(Calm-Tech)’는 사물인터넷 기술 경쟁이 한창인 지금 다른 어떤 기술보다도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올라있다.

 

 

캄테크, 그리고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한 캄테크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한 정보를 기반으로 사물들이 통신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사물들이 인공지능과 인터넷 기능을 내포하게 되면서, 이제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취득하고 또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ICT 기업들의 경쟁력으로 이야기되는 시대를 맞게 됐다. 개념적으로만 언급되던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찾아온 것이다.

 

‘조용한 기술’ 캄테크는 평소에는 존재를 드러내고 있지 않다가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취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정보를 모아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분석,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물인터넷과 그리 다르지 않다. 캄테크는 이와 같은 개념에 ‘조용하게’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사물인터넷의 시대를 맞아 제공되는 사물들의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서비스의 다른 말로도 캄테크는 통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사어가 된 유비쿼터스 대신 쓰이고 있는 말이 사물인터넷

 

그렇다면 캄테크를 살펴보기 이전에 사물인터넷의 개념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출발점은 스마트 시대 이전까지 활발하게 논의되던 유비쿼터스(Ubiquitous)에서 출발한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결합시키는 개념을 뜻한다.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유비쿼터스는 말 그대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자유롭게 통신망에 접속해 갖은 자료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태를 칭한다. 

 

유비쿼터스에서 이야기되는 통신망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터넷이라는 보다 구체화된 체계로 흡수되게 되면서, 현재는 유비쿼터스라는 말이 사어가 되고 그 개념이 구체적인 형태의 사물인터넷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유비쿼터스의 개념에서 다시 정의하자면,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세상의 온갖 사물들에 IP 주소를 부여해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 간의 통신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캄테크의 개념


모호한 개념이었던 캄테크,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 개념이 바로 캄테크다. 캄테크는 1995년 유비쿼터스 개념의 창시자 마크 와이저와 제록스의 수석 연구원이자 세계적인 학자 존 실리 브라운이 ‘디자인 캄 테크놀로지(Designing Calm Technology)’를 통해 처음 주창한 개념으로, 현재의 캄테크와 당시의 그것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현재는 캄테크를 단순히 청각적으로 조용한 기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보를 취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칭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즉 캄테크란 ‘단순히 조용한 기술’과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조용한 정보 취득’의 두 가지 상이한 개념을 모두 지칭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개념이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개념들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정보의 취득과 분석, 이에 따른 결과의 도출, 그리고 실제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물밑에서 이뤄질 수 있는 기술 진보의 선행이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의 진보가 실제로 이뤄진 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다. 우리 주변의 사물들에게서 맞춤형 서비스를 받기 위한 기술의 발전, 단말기의 보급이 이뤄진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캄테크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물의 자동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보의 입력은 이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것보다는, 단말기들이 알아서 그것이 어떤 행태인지 정보를 취득하고 자동으로 자료를 분석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진보된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진보된 형태를 가리켜 현재 시장에서는 주로 ‘캄테크’라고 부르고 있다. 즉,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캄테크라는 개념은 원래의 ‘조용한 기술’이라는 의미와 ‘조용한 스마트 정보 취득 및 서비스’의 두 가지 의미 중에서 주로 후자를 칭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물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사용자들이 요란하게 직접 입력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조용히 취득하는 사물인터넷의 한 갈래로 주로 쓰이고 있다.

 

 

캄테크가 추구하는 세 가지 가치


자동으로 점등되는 전등은 고전적 캄테크의 대표적 사례

 

캄테크가 추구하는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사용자의 관심을 가능한 한 적게 끄는 것을 뜻하는 ‘무자각성’이다. 이용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조용한 상황 속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취득하고, 또 이것을 통해 이용자가 필요로 할 때 알아서 나타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무자각성의 요건으로 이야기한다. 두 번째는 ‘확장성’으로 이는 현실과 가상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함을 뜻한다. 마지막 세 번째 가치는 ‘융합 서비스’로, 이는 캄테크가 다른 서비스와 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기존에 있던 기술이 캄테크와 만나 새로운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분야로의 확장, 융합의 가치는 현대의 캄테크의 필수적 요소

 

 

이를 정리하자면 캄테크란 어떤 특정한 기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채로 정보를 모으고 또 분석해서 사용자에게 적절한 혜택을 주는 모든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확장성, 융합 서비스의 가치에 부합하는 현대의 캄테크 개념에 가장 부합되는 것은 최신의 사물인터넷에 적용된 기술들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캄테크로는 현관등의 예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사람이 다가가면 움직임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점등되는 현관등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필요할 때 도움을 주게 되는 캄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이야기되는 캄테크와는 거리가 먼 기술이다. 현관등은 무자각성에는 부합하지만 확장성, 융합 서비스의 가치는 충족시키지 못한다. 현관등이 현대의 캄테크에 부합하는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여야 할까. 현관등이 켜진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서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유추하는 ‘확장성’, 그리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집에 도착할 시기에 자동으로 에어컨을 가동하거나 온수를 가동하는 등의 ‘융합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야말로 현대의 캄테크에 부합하는 기술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넓어질 캄테크의 범주


이용자의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스마트 에어컨

 

개념으로만 정의해서는 모호한 캄테크는 사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정보를 취득해서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 디바이스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가 연동되면 이용자의 생활 패턴, 수면 시간,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 등의 정보가 취득되고, 이런 생체 정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은 이용자에게 휴식 혹은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물인터넷, 캄테크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다.

 

가전제품으로 시야를 넓혀 보자면 최근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 에어컨이 좋은 사례가 된다. 시중에 출시된 스마트 에어컨들은 인체감지 센서를 통해 이용자의 위치를 감지해 자동으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한다. 영유아가 많은 유치원에서는 천장으로 바람을 내보내고, 사람이 없으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춰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시킨다. 주변의 온도, 습도를 센서를 통해 파악하고 운전량을 조절해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도 한다. 공기 청정 기능을 부착하고 있는 스마트 에어컨의 경우는 미세먼지를 감지해 실내 온도와 함께 공기 청정 기능까지 자동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캄테크를 위한 디바이스의 보급은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보를 취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캄테크 적용 영역은 앞으로도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CT 기업들은 앞다퉈 캄테크를 기존의 자사 서비스에 결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발맞춰 캄테크의 적용 영역도 빠르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캄테크는 우선 기존의 서비스에 조용히 취득한 이용자의 정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점차 적용 사례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평소 커피를 즐긴다면 카페를 즐겨 찾는 시간, 카페의 위치 정보 등을 바탕으로 카페 멤버십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등의 소소한 서비스처럼 말이다. 캄테크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인 디바이스의 보급(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센서, 스마트 워치, 아울러 스마트폰 등)은 이미 충분한 이뤄졌으니, 이제 캄테크를 기반으로 한 질적 진보만이 남았다. 캄테크를 위시한 제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은 머지않아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획기적으로, 빠르게 바꿔놓게 될 것이다.

 


글 :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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