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 1주일 사용해보고 느낀 장단점

기사 입력시간 : 2017.10.13 14:09:53 |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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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8과의 첫만남

첫인상은 “이렇게 길다고?”였다. 아버지께서 얼마 전 한정판이라는 말에 이끌려 구입해오신 갤럭시노트FE의 이미지가 뇌리에 너무 강하게 박혔던 탓일 수도 있다. 수년째 아이폰 유저인 내 눈에 갤럭시노트FE는 가로 세로 비율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깔끔한 삼성 냉장고 같은 느낌이었다(긍정적인 의미다). 그런데 갤럭시노트8은 고급스럽지만 조금 긴 다크초콜릿 같았달까. 일주일 동안 사용하다 보니 완벽히 적응해서 이젠 아무렇지 않지만, 여하튼 처음엔 뭐가 이리 길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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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번쩍 뜨이는 화면

밝고 선명한 화면이 최고

디스플레이 이름에 무한대를 뜻하는 ‘인피니티’가 들어간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화면이 휴대폰 전체에 꽉 찬 데다가 밝고 선명하니까 일단 보면 그냥 기분이 좋다. 화면을 켤 때마다 마치 유튜브 영상을 720p 화질로 보다가 1080p 화질로 업그레이드해서 볼 때의 상쾌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옆에서 자꾸 쳐다보면서 한 마디씩 던지는데, ("좀 길다"를 제외하면) 화면이 쨍하고 예쁘다는 말이 대부분이다.

어서와, S펜은 처음이지?

만족스러운 S펜 기능

S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다시 말하지만 기자는 오랫동안 아이폰을 써왔기 때문에 이 펜을 처음 접해본다. 이런 거 스마트폰에 거추장스럽게 달려있기만 하고 잘 안 쓰는 기능 아니야? 싶었는데 아니었다. 촌스럽게도 “와 대박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게 몇 개 있었다.

라이브메시지는 S펜을 타고

부드럽게 그려주세요

우선 시작은 재미있는 것부터. 움직이는 GIF가 대세긴 한 모양이다. 아이폰 아이메시지의 디지털터치와 비슷한 라이브 메시지 기능이다. 아주 새로운 기능은 아닌,데 펜의 느낌이 부드럽고 색감도 예뻐서 매력 있다. 잉크, 네온, 스파클 등 세 가지 종류의 특수효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림에 영 흥미가 없는 기자는 아이폰 디지털터치를 처음 썼을 때 그랬듯, 당일에만 몇 번 사용하다가 이 사흘 후에는 굳이 안 열게 됐다. 그림이 아니면 글씨는 펜으로 굳이...

이토록 빠른 문장 번역이라니

어머, 이건 써봐야 해!

이제 진짜 유용한 기능, 더 자주 쓸 것 같은 기능을 보자. 먼저 번역이다. 문장에 펜을 가까이 대니 1초 만에 통으로 번역되어 깜짝 놀랐다. 갤럭시노트7은 단어 단위로만 번역되다가 이번 갤럭시노트8에 와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거란다. 영어, 중국어 외에도 인식하는 언어가 39개에 달하고 다시 총 71개 언어로 번역해준다. 아랍어까지는 웬만하면 안 쓰겠지만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은 정말 유용할 것 같다. 성격이 급한 기자를 만족시켜줄 만큼 번역 속도도 빨라서 생전 안 읽던 뉴욕타임스를 한 번 읽어볼까 생각도 해봤다. 물론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꺼진 화면도 다시 보자

꺼진 화면에 펜을 대면 그뿐

다음은 꺼진 화면 메모다. 휴대폰을 가만히 두고 있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게 생기면 펜을 꺼내서 화면에 적으면 된다. 처음엔 습관이 안 되어 있어 낯설었는데 자주 깜박깜박하는 기자의 정신머리를 완벽하게 보완해준다. 수첩을 펴거나 스마트폰 메모장에 들어갈 필요 없이 꺼진 화면에 대고 그대로 끄적이면 그뿐이다. 아무리 귀차니즘을 풀로 장착한 사람이라도 이건 간편하다고 느껴야 맞다. 칸이 부족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기고 이어서 메모하면 되는데 100페이지까지 넘어가니 공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메모장에 저장되어 언제든 여유 있을 때 꺼내보거나 다시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다.

난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해

두 가지 앱을 한 번에 쓰는 멀티 화면

입사해서 생전 처음으로 듀얼 모니터를 썼을 때의 느낌이라고 하면 살짝 오버일까. 화면을 분할해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주니 편의성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뭐 얼마나 급하다고 한 번에 두 개까지 써야 해? 싶다면 이걸 생각해보자. 위 사진처럼 쇼핑을 하면서 계산기를 두드린다든가, 영상을 보면서 카카오톡을 한다든가, 여행지를 검색하면서 메모를 한다든가 하는 것들을. 일주일 사용하면서 한 번 빠지면 가장 못 헤어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한 기능이 바로 이 앱 페어였다.

빅스비, 넌 아직 더 커야겠다

빅스비로 해본 이미지 검색

이것은 소문으로만 듣던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빅스비다. 요즘은 네이버나 구글이나 모두 이미지 검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던데 빅스비는 얼마나 말을 잘 알아들을까? 달달한 땅콩버터를 가져와 갤럭시노트8에게 보여주니 같은 종류의 상품들을 쭉 나열해준다. 어느 온라인 샵에서 얼마에 파는 지도 알 수 있다. 아 그런데... 거짓말을 잘 못 하는 성격이니 솔직히 말한다. 사실 이 사진에는 함정이 있다. 빅스비가 인식에 성공한 사진만 신나서 찍어놨다. 이전에 다른 제품들, 예를 들어 TV나 토스트기 같은 걸 대봤을 땐 영 시원찮아 한숨지었다. 듣던 대로 빅스비는 아직 많은 학습과 발전이 필요한 친구였다. 넌 좀 더 커서 와라...

주인공은 나야 나~ 라이브포커스

피사체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기능

갤럭시노트8에 새롭게 추가된 라이브 포커스 기능이다. 배경을 흐리게 날려버리고 원하는 피사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아웃포커스 강도는 후에 조절이 가능하다. 듀얼 캡처 기능을 켜놓고 촬영하면 광각 카메라로도 같이 촬영되어서 더 넓은 주변 환경을 담을 수 있다. 피사체 중심 사진과 배경 중심 사진을 모두 찍을 수 있는 점은 인정. 그런데 개인적으로 배경이든 뭐든 사진의 어떤 귀퉁이에도 흐린 부분이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라이브 포커스 기능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다만 사진의 특정 부분에 강조점을 두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을 반길 것 같다.

사용하는 동안 행복했다, 갤럭시노트8!

이상으로 갤럭시노트8을 일주일 동안 열심히 사용해본 후기를 소개했다. 화면이 훌륭해서 1차, S펜 기능이 생각보다 다양하고 알차서 2차 놀랐고 다시 빅스비가 별로라서 1차, 라이브 포커스를 잘 안 쓰게 돼서 2차 진정했다. 갤럭시노트8의 제대로 된 주인 행세를 하기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지만, 아이폰 유저인 기자가 노트 시리즈를 새롭게 경험해볼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아이폰 약정이 모두 끝나는 내년 이맘때 갤럭시노트9이 출시되면, 그때 변화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