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체한 시장은 너무나도 많다. 휴대용 게임기나 MP3 플레이어도 거의 자취를 감췄고, 전자사전은 이제 거의 사라진 시장이 되었다. 카메라 역시 스마트폰이 대체한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인데, 그만큼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일반 카메라를 대체할 만큼 우수해졌음을 의미한다. 화웨이는 카메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스마트폰 제조사 중 하나로, 올해 1분기 세계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다. 오늘은 그 주인공 화웨이 P20 프로를 직접 만나보았다.

899유로(6GB램+128GB 기준)

노치와 전면 지문센서

화웨이 P20 프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외형을 취하고 있다. 박스 패키지는 화이트에 금장으로 제조사 로고와 회사명, 모델명이 인쇄되어 있으며, 구성품으로는 번들 이어폰과 충전기, 충전 케이블, 유심 트레이 추출핀, 그리고 투명 젤리 케이스가 제공된다.

▲심플한 박스 패키지

화웨이 P20 프로의 전면부는 전체가 강화유리로 씌워져 있고 가장자리 부분은 부드러운 곡면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전체가 디스플레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디스플레이 상단부분에는 전면 카메라와 음성통화용 스피커가 자리 잡고 있는 영역에만 베젤이 있고, 좌우 영역은 베젤이 제거된 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노치 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폰의 경우 하단 베젤이 거의 없고, 그 이외의 대다수 노치 디스플레이 단말기들은 하단 베젤을 상당히 슬림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 P20 프로는 하단 베젤에 지문인식 센서를 집어넣으면서 다소 두툼한 예전 스타일의 베젤을 유지하게 되었다.

▲강화유리로 뒤덮인 전면부

▲상단에는 노치, 하단에는 지문센서가 눈에 띈다

화웨이 P20 프로의 좌측 측면에는 유심 트레이만 보이며, 반대쪽인 우측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있다.

▲유심 트레이가 있는 왼쪽 측면

▲전원 및 볼륨 버튼이 있는 오른쪽 측면

유심 트레이를 꺼내보면 약간 당황스러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은 듀얼 유심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P20 프로의 유심 트레이는 단 하나의 유심만 장착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이크로SD 메모리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지원되는 것으로, 중국 내수용이나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는 P20 프로는 듀얼심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지역과 상관없이 마이크로SD는 지원하지 않아서 처음 구매 시 용량 선택을 여유롭게 해야 한다.

▲마이크로SD는 지원하지 않는다

상단에는 동영상 녹화에 사용되는 마이크 홀이 하나 있고, 좀 더 큰 구멍은 적외선 센서가 내장된 부분이다. 하단 중앙에는 충전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한 USB 타입C 포트가 있으며, 포트 양쪽에는 스피커와 음성통화용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다. 보다시피 3.5mm 이어폰 단자는 제거되어 없으며, 그러한 이유로 번들 이어폰도 USB 타입C 방식의 커넥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3.5mm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려는 경우를 위해 변환 어댑터를 함께 제공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3.5mm 이어폰 단자는 어디로?

▲하단에도 3.5mm 이어폰 단자는 보이지 않는다

트리플 카메라

화웨이 P20 프로의 후면은 강화유리 재질로 되어있다. 금속 프레임을 적용하면서 후면을 다른 재질, 특히 강화유리로 적용하는 이유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화웨이 P20 프로 역시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P20 프로의 후면

후면의 강화유리는 별다른 추가 가공을 하지 않고 매끈한 상태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어두운 색상의 경우 사물을 그대로 비춰줘 거울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거울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후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카메라인데, 두 개의 카메라가 돌출된 형태로 묶여있고 그 아래에 살짝 돌출된 카메라 하나가 따로 떨어져 있는 형태이다. 그 아래로 LED 플래시까지 나열되어 있어서 트리플 카메라의 세로 배치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LED 플래시 아래에는 라이카가 화웨이 P20 프로의 카메라에 적용되었음을 알리는 표시가 특히 눈에 띈다.

보통 듀얼 카메라의 경우 망원과 표준 또는 표준과 광각으로 구성되며, 트리플 카메라라면 망원, 표준, 광각의 3단계 구성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화웨이 P20 프로는 구성이 남다르다. 우선 세로 배치에서 제일 위에 있는 카메라는 800만 화소의 80mm 망원 카메라이며, 두 번째는 4000만 화소의 27mm 메인 광각 카메라이다. 망원 렌즈와 광각 렌즈의 사이를 자세히 보면 레이저 오토포커스를 위한 센서가 숨겨져 있다. 두 개의 렌즈 아래 따로 떨어져 있는 또 하나의 카메라는 2000만 화소에 메인 카메라와 동일한 초점거리 27mm의 광각 화각을 갖추고 있는데, 흑백 전용의 카메라이기 때문에 흑백 모드로 촬영할 때에만 활성화된다. 전면 카메라 역시 2400만 화소로 상당히 높은 사양을 자랑하므로 셀카를 찍을 때에도 고해상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전면 카메라도 2400만 화소로 상당히 고사양이다

카메라 성능 확인

화웨이 P20 프로의 카메라는 라이카가 협업했다는 점도 눈에 띄지만,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 설정 기능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간단하게나마 화웨이 P20 프로의 카메라 성능을 확인해보려 하는데, 그전에 우선 트리플 카메라의 화각을 확인해보았다. 위에서부터 1X, 3X, 5X 촬영으로, 1X는 후면 트리플 카메라 중 두 번째 있는 메인 카메라로 촬영되며, 3X나 5X는 망원 카메라로 촬영된다.

▲1X

▲3X

▲5X

샘플 촬영은 기본 설정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마스터 AI 기능도 켜진 상태로 그대로 사용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낙엽을 촬영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샘플 사진을 보면 색감이 굉장히 화사하면서 선명도 역시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색감이 화사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샘플은 같은 위치에서 컬러와 흑백으로 각각 촬영한 사진이다. 컬러모드일 때에는 나무나 하늘의 색이 굉장히 화사하면서도 구름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있으며, 흑백의 경우도 색 변화가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다.

▲컬러 모드(좌)와 흑백 모드(우)

노을과 억새가 있는 풍경의 마지막 샘플 역시 하늘의 색 변화가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억새도 세밀하게 잘 표현되고 있다.

성능

▲화웨이 P20 프로(좌)와 LG V40 씽큐(우)

Antutu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하는 PCmark for Android의 경우에도 역시 스냅드래곤 845를 사용한 V40 씽큐의 8104점보다 낮은 7506점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기린 970의 성능이 스냅드래곤 845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으로 이해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원표

이제는 독창성으로 승부할 때

▲많은 부분 닮은 느낌

화웨이 P20 프로를 만져보며 느낄 수 있었던 한 가지는 아이폰을 굉장히 많이 벤치마킹했다는 점이다. 얼굴인식 잠금해제나 카메라에서 제공되는 움직이는 사진, 그리고 인물사진에 적용되는 다양한 조명효과는 아이폰X을 빼다 박았다. 노치의 적용이나 3.5mm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점도 마찬가지이며, 주변광에 따라 화면 색을 변화시켜 마치 종이를 보는 것 같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애플의 트루톤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점도 그렇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 구성이나 19가지의 상황 또는 피사체를 자동 인식해 최고의 설정을 제공하는 뛰어난 화질의 AI 카메라는 애플을 앞서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라이카 특유의 느낌을 재현해주는 색감만으로도 라이카 마니아라면 충분히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웨이만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