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습관처럼 가방 안에 핫팩을 넣어두곤 한다. 생각보다 날이 추워서 하나씩 뜯어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겨우내 쓰려던 핫팩이 다 떨어진다. 매번 핫팩을 사서 쓰고 버리는 것도 왠지 환경에 좋지 않은 것 같아, 나름 자체적인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충전식 손난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흔히들 충전식 손난로를 두고 ‘별로 따뜻해지지 않는다’, ‘한 쪽만 따뜻해서 실용성이 떨어진다’, ‘무겁고 투박하다’라고들 한다. 그런데 오늘 만난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 IHW-OP52(이하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충전식 손난로가 지닌 단점을 지워내려 부단히 노력한 것이 엿보인 제품이었다.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 IHW-OP52

29,900원

평범한 듯 비범하다!

이미 충전식 손난로를 사용하고 있는 독자라면,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의 첫인상은 그리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반적인 크기나 무게, 디자인만 보면 여느 충전식 손난로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손에 가볍게 쥐어지는 콤팩트함과 남녀노소 모두를 겨냥한 화이트, 핑크, 민트 색상 구성도 익숙하다.

▲​화이트, 핑크, 민트로 출시된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흔히 볼 수 있는 색상 구성이다

하지만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아이리버 블랭크만의 깔끔함이 접목돼 아주 심플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제품의 전면이라 볼 수 있는 발열면에는 그 흔한 로고 하나 없이 민무늬로 처리됐다. 마냥 미끄러운 소재도 아니다.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을 사용했지만 무광 코팅으로 마찰력을 높였다. 지문도, 먼지도 잘 묻지 않는 소재라 관리가 쉬운 것이 강점이다. 후면도 마찬가지로 같은 소재의 발열면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아이리버 로고와 블랭크 에디션 및 제원 정보도 있다. 대신 전면과 달리 발열면의 크기가 다르다. 제품 후면에 담긴 비밀은 잠시 후에 알아보자.

▲​제품의 전면, 무광 코딩으로 지문이나 먼지가 묻지 않아 관리가 쉽다

▲​제품의 후면, 전면과 달리 1/3 가량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측면은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로 감싸 그립감을 높였다. 한쪽 측면에는 제품의 배터리와 발열 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3개의 LED와 반대쪽 측면에는 ‘해’ 모양의 버튼, ‘전구’ 모양의 버튼 2개가 자리해있다. 해 모양 버튼은 손난로를 켜고 끄는 전원 버튼이며, 전구 모양 버튼은 손난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이다. 두 버튼 모두 길게 혹은 짧게 누르면 각자 다른 기능을 한다.

▲​측면은 실리콘 소재로 덮여 있다

▲​전구와 해 모양의 버튼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그런데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분명 ‘충전식’인데, 충전할 수 있는 포트가 없다. 엄밀히 말하면, 포트가 없는 게 아니라 숨겨져 있다. 비밀은 제품 측면에 살짝 튀어나온 손잡이다. 이것을 당기면 제품 측면을 감싸고 있는 실리콘이 벗겨진다. 비로소 숨겨져 있던 입출력 포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평소 제품을 사용할 때는 포트를 막아둘 수 있어 먼지나 이물질로 인한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또 실리콘을 끝까지 빼내면 제품을 어디에나 걸 수 있는 ‘링’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제품에 사용된 출력 포트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USB A 타입 포트이며, 입력 포트는 USB C 타입 포트다.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들은 케이블을 혼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욱 높겠다.

▲​실리콘을 벗겨내 링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다

▲​USB C 타입 포트로 충전할 수 있어 호환성이 좋다

손난로는

‘해’ 버튼만 기억해!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의 손난로 기능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손난로를 켜고 끄는 버튼은 ‘해’ 모양의 버튼이다. 제품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버튼을 짧게 누르면 아무 작동도 하지 않는다. 우선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켜줘야 한다. 전원이 켜지면 파란색 LED와 빨간색 LED가 동시에 켜진 후, 이내 파란색 LED는 소등된다. 제품의 배터리 잔량이 파란색 LED로 짧게 표시된 후 꺼지는 것으로, 잔량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켜지는 LED도 많다. 제품을 작동시킬 때마다 제품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파란색, 빨간색 LED가 함께 점등된 모습

빨간색 LED는 손난로의 발열 단계를 의미한다. LED가 하나만 켜지면 1단계로, 발열면이 47도로 유지된다. 이 정도만 돼도 확실히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지만 추운 야외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아쉽다. 그럼 해 모양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주면 빨간색 LED가 하나 더 켜지고 발열 단계는 2단계(50도)가 된다. 3단계에서는 55도까지 올라가며, 야외에서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정도의 온도다. 실내에서는 조금 뜨겁다 싶을 수 있다. 전원을 끄려면 버튼을 길게 눌러주면 된다.

▲​파란색 LED가 꺼지면 이처럼 빨간색 LED로 발열 단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발열 단계를 제어하지 않아도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알아서’ 온도를 제어해준다. 자동으로 온도를 높여주고 유지해주는 ‘Warm Control’ 기능이 있어서, 1분 정도 손난로를 감싸주는 것만으로 온도가 최대 55도까지 올라가도록 설계됐다.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온도는 달라질 수 있다.

보조배터리&LED 램프

‘전구’ 버튼으로 제어

해 모양 버튼은 버튼을 짧게 누르면 발열 단계를 제어할 수 있고, 길게 누르면 손난로의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사실상 제품의 핵심적인 기능은 해 모양 버튼이 다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전구’의 유용한 기능이 남았다.

▲​전구 버튼을 짧게 한 번 누르면 배터리 잔량만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전구 모양의 버튼을 짧게 한 번 눌러보면 파란색 LED가 점등된다. 이 LED는 앞서 얘기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이다. 손난로 전원을 켤 때 이미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이 버튼을 따로 만든 이유가 있었을까?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손난로 기능이 핵심이지만, 제품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보조배터리 역시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제품을 보조배터리로만 사용한다면 손난로를 켜고 끄는 과정은 매우 번거롭고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배터리 잔량만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을 따로 둠으로써 제품의 활용도를 상당히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5,200mAh로, 방전된 스마트폰을 완충할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용량이다. 웬만한 고속 충전만큼 속도가 나지는 않지만 급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을 정도다.

▲​5,200mAh 용량의 보조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럼 이 전구 버튼을 조금 더 길게 눌러보자. 놀랍게도 위에서 언급했던 ‘제품 후면에 담긴 비밀’이 드러난다. 후면의 1/3 가량 부분이 발열면과 다른 소재 및 색상으로 처리됐는데, 이 부분이 바로 LED 램프였다. 생각 이상으로 밝은 백색 LED가 환하게 점등돼 어두운 곳에서는 플래시 역할도 충분히 해내겠다 싶다. 무드등이라기엔 조금 밝은 편이다. 그래도 LED 램프를 바닥에 두거나 벽면을 향해 걸어두면 나름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LED 램프로만 5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LED 램프가 점등된 모습

▲​최대 5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제원표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3in1 스마트 제품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는 손난로 그 자체만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양면 손난로에 Warm Control 기능까지 겸비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좋은 스마트 아이템이다. 여기에 요즘 충전식 손난로에 없어서는 안 될 보조배터리 기능과 어디에나 쓰기 좋은 LED 램프까지 더하면 진정한 3in1 제품으로 거듭난다. 보조배터리 잔량 체크 버튼이나 USB C 타입 포트와 같은 작은 배려도 돋보여, 정말 사계절 내내 사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라 할 수 있겠다.

▲사계절 내내 사용하기 좋은 아이리버 손난로 보조배터리

김지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