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최고의 스타일러스 펜

잣 스크립트 에버노트 에디션 스타일러스

아이패드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전용 스타일러스의 부재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나 윈도우 태블릿PC의 경우 와콤디지타이저와 전용 스타일러스가 제공돼 매끄러운 손 필기가 가능하지만 아이패드의 경우 스타일러스는 커녕 팜리젝션 조차 지원되지 않아 스타일러스 구매 후에도 화면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써야 했기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런 사용자들의 니즈를 채워주고자 팜리젝션이 가능한 스타일러스가 다수 출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아이패드 사용자들을 완전히 만족시킬만한 제품은 출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세계 최대의 메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버노트사가 JOT STYLUS 시리즈로 유명한 Adonit사와 손을 잡고 새로운 스타일러스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어떨지, 과연 사용자들을 만족 시켜 줄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www.evernote.co.kr | 소비자가 : 79,500원

●완성도 높은 디자인
디자인은 언제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잣 스크립트 에버노트 에디션 스타일러스는 충분히 호감을 가질만한 모양새를 갖췄다. 초록빛이 섞인 실버 컬러에 연두색 띠와 흰색 프린팅이 어울려 에버노트 에디션의 느낌을 잘 나타내주는데 이는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실제로 제품을 직접 만져 봤을 때 더 잘 느낄 수 있다. Adonit사와 Evernote사의 합작을 나타내는 양사의 로고가 포인트로 작용해 세련된 멋을 더하며 지금까지 출시된 스타일러스 중 가장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과 에버노트 에디션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소장할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가늘어진 펜촉으로 소폭 개선된 터치 정확도
기존 고무 스타일러스의 경우 펜촉이 두껍기 때문에 필기 시 터치 포인트를 눈대중으로 가늠해 써야 했다. 하지만 JOT SCRIPT는 펜촉이 가늘어 일반적인 펜처럼 보이는 그대로의 필기가 가능하다. 다만 실제 터치 지점에서 살짝 비껴 입력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안하고 작성해야 할 필요는 있다. 스틸로 된 펜촉이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면 터치 시 약간의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과 팜리젝션을 지원하지 않는 스타일러스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다기펜보다 낮은 터치 정확도를 제공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쉬움이 남는 필기감
잣 스크립트 에버노트 에디션 스타일러스는 메모앱 개발사 Evernote와 스타일러스 제작사 Adonit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라는 것 만 으로 이슈가 돼 국내에 정식 발매되기 전부터 많은 유저들의 해외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필기감에 아쉬움이 드러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사용을 해본 결과, 화면을 확대해 큰 글씨로 글을 쓰지 않는 이상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기는 힘들었다. 특히 펜촉을 떼는 순간 선이 조금씩 일그러지는데 작은 글씨로 한글을 쓸 경우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필기감이 나빴다. 한 번에 연결해서 쓰게 되는 영어 필기체와 달리 한글은 획이 많아 터치를 떼야 하기 때문인지 그 순간마다 글자가 조금씩 일그러지는 듯 했다. 다만 화면을 확대해 큰 글씨를 입력 할 경우 만족할 만한 필기감을 보였으며 글자의 삐뚤어짐도 덜한 것 같았다. 이는 최적화의 문제도 있겠지만 아이패드 터치 패널의 특성상 좁은 공간 내에서는 미세한 컨트롤이 되지 않는 한계가 주요인으로 보인다.

●매력적인 기능, 팜리젝션
공식 지원 앱인 Penultimate는 물론 Noteshelf에서도 훌륭한 팜리젝션을 보여준다. 다만 아이패드 자체가 지원하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감은 존재하며 특히 멀티터치를 이용한 제스처를 끄지 않고서는 팜리젝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손을 먼저 대고 펜을 입력하기 때문에 첫 번째 터치는 인식을 않고 두 번째 터치부터 입력을 받는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펜을 먼저 터치하고 손을 댈 경우 손에서만 터치를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팜리젝션이 끊기는 경우도 있어 손을 댄 부분에 점이 찍히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팜리젝션을 보여주며 지금까지의 스타일러스 중 단연 돋보이는 성능을 자랑한다고 할 만하다.

●제원은?

●앱 지원의 한계
지금까지의 아이패드 스타일러스가 그래왔듯이 팜리젝션을 지원하는 앱이 제한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타일러스들이 출시되었고 특히나 글로벌 기업인 에버노트가 손을 댄 제품임에도 다양한 앱을 지원하지 않는 것을 보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닌 듯 보인다. 노트앱 개발자들이 초기에는 스타일러스의 시장 가능성을 몰라서 지원을 꺼렸다면 이젠 지원해도 만족할 만한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필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총점 85 - 두꺼운 고무팁 스타일러스로 화면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필기를 해왔던 아이패드 유저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제품이다. 여전히 정확한 터치 포인트를 잡지는 못하지만 얇은 펜촉을 제공해 오차범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했으며, 팜리젝션 기능을 제한적으로라도 지원해 사용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또한 기존의 아이패드 지원 스타일러스들 처럼 별도의 장비를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나 전원을 켜기만 하면 아이패드와 쉽게 페어링 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아이패드 지원 스타일러스를 사용해 보지 않은 유저 이거나, 반대로 윈도우 태블릿PC 와콤 패널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유저라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패드가 와콤 패널을 장착하거나, 공식적으로 스타일러스를 지원하지 않는 이상 성능이 이보다 좋아 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잣 스크립트 에버노트 에디션 스타일러스는 현 시점에서는 최고의 제품이며, 아이패드에서 이보다 높은 만족감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펜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펜의 주요 구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최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