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노골적으로 베낀 스마트폰으로 중국의 애플로 불리던 샤오미가 카피폰을 만드는 보잘것없는 업체가 아닌 강력한 삼성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많지 않은 수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이나 희소가치까지 제공하는 독특한 판매 방식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가 최근 내놓고 있는 제품들은 판매의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매진되는 놀라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단지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닌, 성능과 뛰어난 소프트웨어 튜닝 능력 등으로 점차 글로벌 제조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샤오미의 홍미노트는 5.5인치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샤오미의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www.expansys.co.kr | 출고가 : 999위안

패키지
홍미노트의 패키지는 재활용지를 이용한 갈색의 박스 전면 상단에 회사 로고인 MI만 인쇄되어 있는 심플한 형태이다. 내용물은 홍미노트 본체와 배터리 한 개, 사용 설명서와 USB 케이블, 그리고 충전 어댑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름에 ‘노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터치펜이 제공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터치펜은 없다. 충전 어댑터는 출력이 5V 2A로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100V부터 240V까지 지원하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공급되는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110V용 플러그가 제공되어 국내에서 콘센트에 연결하려면 일명 돼지코라고 부르는 플러그 변환 어댑터를 이용해야 한다.

버튼
샤오미 홍미노트의 버튼은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이 있는데, 화면 우측으로 집중되어 있다. 버튼의 위치는 적절하게 잡혀 있어서 한 손으로 컨트롤할 때에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 모두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립감
홍미노트는 5.5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제품이기 때문에 작은 크기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큰 크기의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탓인지 그립감은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수준으로 느껴진다.

배터리 - 예상보다 빠른 소진
배터리 테스트는 화면 밝기를 최대로 한 상태에서 HD 영상을 재생하면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30분 경과 시의 배터리 잔량은 92%로 약 8%를 소비했으며, 60분 경과 시 잔량은 86%로 총 12%가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의 배터리 성능이지만 3200mAh에 달하는 용량과 HD급의 크게 높지 않은 해상도를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다소 빠르게 소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역시 5.5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양 - 중급기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
홍미노트의 사양은 그다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1.4GHz로 동작하는 네 개의 코어와 1.7GHz로 동작하는 네 개의 코어를 갖춘 옥타코어 AP를 채택하고 있지만 동작클럭 자체만 보면 1.7GHz이기 때문에 멀티코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앱의 경우에는 불리할 수 있으며, 8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퀄컴 스냅드래곤보다는 성능이 다소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램은 2GB로 충분한 수준이지만 저장공간이 8GB로 상당히 작다. 다행히 마이크로SD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어서 최대 32GB를 추가할 수는 있다. 통신은 3G까지만 지원된다. 최근 LTE를 지원하는 홍미노트가 발표되었지만 사양이 일부 변경되어서 전체적인 성능은 약간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 - 정말 심플한 외형

샤오미 홍미노트의 디자인은 지극히 단순하다. 전면은 모두 검정에 후면은 모두 백색의 가장 기본적인 색상을 채택하고 있는데다가 휘어지거나 오목하거나 볼록한 부위도 전혀 없이 상하좌우 반듯한 디자인이다. 후면 상단 중앙에는 카메라 렌즈가 살짝 돌출되어 있으며, 렌즈 바로 아래에 LED 플래시가 있다. 후면 아래쪽에는 스피커홀이 뚫려 있다. 전면 버튼은 물리버튼 없이 터치 버튼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붉은 색으로 켜지는 버튼 LED가 꺼진 상태에도 붉은색의 버튼 표시가 보인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심플하지만 그렇다고 싸보이거나 저급스러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깔끔하고 고급스러우면서 담백한 느낌이다.

추천 액세서리
샤오미 미니멀컬러 케이스
배터리 커버가 분리되는 홍미노트는 다양한 색상의 배터리 커버를 별도로 판매하기 때문에 심심한 색상을 벗어나려면 배터리 케이스를 바꾸는 것도 좋지만, 단순한 흑백 색상에 포인트를 주면서 보호 기능까지 더해지는 케이스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샤오미에서 직접 제작한 전용 미니멀컬러 케이스는 상하면이 노출되어 있지만 양끝 부분을 감싸고 있어서 전체면을 모두 보호하는 케이스로, 다섯 가지 색상 중 선택할 수 있다.

성능 - 나쁘지 않지만 발열량 높아

동영상
1920x1080 해상도의 Full HD 영상은 아주 부드럽게 재생 가능하다. 4K UHD 영상의 경우 재생이 가능하지만 다소 끊기면서 재생되기 때문에 감상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발열
발열 테스트는 우선 전원을 켠 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상태의 온도를 측정하고, 이후 GFX벤치 앱의 배터리 테스트를 계속 실행한 상태에서 30분이 경과한 후, 가장 뜨거운 부분을 측정해서 비교해보았다. 아무런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온도는 전면의 상단 우측이 31.7도로 가장 높았으며, 부하를 계속 주는 상태에서 전면부는 수화기 부분이 42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이 정도의 온도는 실제 사용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정도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후면부인데, 후면 카메라 근처의 온도가 47.6도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 수준이라면 사용자가 제법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이 만큼의 부하를 장시간 줄 일이 없더라도 다소 신경이 쓰이는 발열량이라고 할 수 있다.

벤치마크
3D 벤치마크 성능은 다소 낮게 측정되었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제법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Antutu 벤치마크의 결과는 27946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2.5GHz의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801의 LG G3와 거의 동일한 수치인 점을 떠올리면 전반적인 성능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카메라
1300만 화소의 센서를 탑재한 홍미노트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과 같은 특별한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리개값 f2.2의 밝은 렌즈를 채택해서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HDR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서 역광 상황에서는 명부와 암부를 살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색표현이나 선명도 역시 양호하다.

편의성 -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기능
홍미노트는 두 개의 유심을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 스마트폰이다. 첫 번째 유심 슬롯은 WCDMA와 GSM을 지원하고, 두 번째 유심 슬롯은 GSM만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듀얼심을 활용하기는 어렵겠지만 해외 출장이 잦은 사용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될 수 있다.

홍미노트의 UI는 샤오미만의 독특한 MIUI인데, 중국의 애플이라는 애칭에서 알 수 있듯이 애플을 많이 벤치마킹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선 일반적인 안드로이드처럼 설치된 모든 앱이 나열되어있는 화면과 그 중에서 원하는 앱만 꺼내놓을 수 있는 홈화면으로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iOS처럼 기기에 설치된 모든 앱이 홈화면에 전부 나타나는 방식이다. 그나마 안드로이드임을 알 수 있는 것은 홈화면에 위젯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을 벤치마킹한 것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앱 아이콘이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크기의 네모 모양으로 통일된 아이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폴더 안에 넣어둔 아이콘의 배열 그대로 폴더 밖에서도 보여진다는 점이나 캘린더 앱 아이콘에 실제 현재의 날짜가 그대로 표시된다는 점 등이 iOS와 상당히 유사하다. 더 나아가서 날씨 앱 아이콘에는 현재 온도와 날씨 상태까지 표시되어서 그대로 베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시킨 부분까지 보인다. 메시지 화면구성 역시 iOS와 상당히 유사하다.

어린이나 노인들을 위한 이지모드도 제공하는데, 글씨나 아이콘 크기도 큼직하고, 전화, 문자, 카메라, 계산기, 라디오 등 자주 사용하는 아이콘을 기본 배치해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홍미노트는 카메라 설정에서 어드밴스드 설정을 선택하면 측광과 채도, 명도, 선명도, 얼굴인식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방식의 손떨림 보정이나 접사모드, ISO 수동 설정, 노출 수동 설정, 화이트밸런스 설정, 장면모드 선택 등 디지털 카메라에서나 지원하던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수동 설정 기능의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이러한 기능을 이용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더욱 쉽게 촬영할 수 있다.

테마도 변경이 가능한데, 전체 테마를 한꺼번에 바꾸거나 홈화면과 잠금화면, 아이콘, 벨소리, 글꼴, 알림바 등 세분화된 부분을 개별적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홍미노트에는 이 밖에도 재미있고 유용한 기능이 들어있다. FM 라디오 기능과 함께 라디오 녹음 기능도 제공한다. 음성녹음 기능은 화면 구성이 카세트 테이프 그림으로 되어있는데, 작동시 헤드가 올라오는 모양이나 테이프가 감기는 모습이 실제 카세트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해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보안 기능에는 쓸모 없는 파일 찾기나 바이러스 검색, 전원 관리 등 다양한 관리 기능을 게이지로 표시해서 보여주면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원은?

이 정도 성능에 이 가격이면 충분
샤오미의 홍미노트는 하드웨어 사양만 본다면 고사양의 플래그십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5.5인치의 큰 화면이나 옥타코어라는 점은 상당히 고사양으로 오해할 수 있게 만들지만 미디어텍의 AP인 점과 HD 해상도임을 확인하면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그대로의 플랫폼이 아닌 자체적인 MIUI라는 점도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과 부족한 점은 가격으로 말끔히 상쇄된다. 999위안, 우리돈으로 17만원 가량의 출고가는 국내 제조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다. 홍미노트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익스펜시스의 판매가격인 20만원 초중반대로 생각하더라도 모든 단점이 사라지는 가격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