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움직이는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그 중간 단계로 80년대 ‘홈오토’의 시대를 지나왔으며,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는 유비쿼터스에서 스마트 홈으로 명칭이 달라지면서 계속 발전해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사물인터넷이나 스마트 홈이 우리 실생활과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겠지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쉽게 접근해보면 이미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스마트 홈을 발견할 수 있다. 필립스의 휴(hue)는 우리 실생활에서 누구나 접하고 누구나 조작하고 있는 전구에 스마트 홈을 적용해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얹은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다.
www.meethue.com | 판매가 : 279,000원(스타터킷)

브릿지와 전구의 구성
필립스 휴 스마트 조명은 스마트 전구와 이를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컨트롤하는 브릿지로 구성된다. 필립스 휴 스타터킷은 스마트 전구 세 개와 브릿지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 구성물은 브릿지 전원 어댑터와 랜케이블이 함께 제공된다. 설치는 간단하다. 스마트 전구는 벽이나 천장, 스탠드의 전구 소켓에 끼우고 브릿지는 전원을 연결한 후 인터넷 공유기나 허브를 통해 브릿지를 인터넷에 연결시켜주면 된다. 물리적인 설치는 이처럼 간단하게 끝나며,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필립스 휴(Phillips hue)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브릿지를 인식시켜주면 된다. 인식 방법도 상당히 간단한데, 앱에서 브릿지의 중앙 버튼을 누르도록 안내하면 버튼만 한 번 눌러주면 연결이 완료된다. 전구 규격은 국내에서 삼파장 전구나 백열전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E26 베이스 소켓이기 때문에 구매 후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브릿지와 스마트 전구는 지그비(ZigBee) 무선 통신기술로 연결되는데,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에서 정한 표준 통신기술의 하나인 지그비는 통신 주파수가 안정적이고 Wi-Fi나 블루투스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어서 차세대 통신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조명 레시피
앱도 설치했고 브릿지와의 연결도 완료되었으면 이제 전구의 스위치를 켜주면 된다. 처음 전원이 켜지면 필립스 휴 전구는 주광색으로 점등되는데, 필립스 휴 앱에서 전구의 컨트롤이 가능하다. 필립스 휴 앱의 구성을 보면 연출 장면과 조명, 알람 및 타이머, 지오펜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출장면은 다년간 필립스에서 연구한 결과를 기반으로 기본적인 활동 환경에 따른 조명 모드를 라이트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휴식과 집중, 독서, 활력 등 4종으로 제공하고 있다. 휴식 모드는 2100K의 온백색으로 구현되며, 독서는 2900K의 전구색, 집중 모드는 4300K의 주백색, 그리고 활력 모드는 6500K의 주광색으로 지원한다. 4종의 기본 레시피 이외에도 다양한 배경이나 상황에 따른 연출 장면이 저장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새로운 연출 장면을 만들거나 기존의 연출 장면을 수정할 수도 있다.

▲ 독서 모드 / 집중 모드

▲ 다양한 색상의 표현이 가능하다

각 연출 장면을 선택하면 미리 설정된 색상과 밝기로 조명이 변경되는데, 밝기와 색상은 수정이나 조절이 가능하다. 조명 메뉴에 들어가면 연결된 전구의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연결된 전구는 좀 더 편리한 구분을 위해 이름을 변경할 수도 있다. 또한 색상 팔레트에서 전구 별 색상 조절도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서 전구를 그룹으로 묶어서 색상을 지정해줄 수도 있다. 색상은 1600만 가지 이상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색상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공포영화를 볼 때에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붉은 조명으로 바꾸어 보니 효과가 아주 좋았다.

▲ 공포영화에는 역시 붉은 조명

연출 장면에서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은 사진을 이용해서 원하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 연출 장면에 사용된 사진이나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서 원하는 부위를 선택하면 그 색상과 동일하게 조명이 조절된다. 멋진 노을을 내 방에 담고 싶거나 푸른 숲의 색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을 때에 유용하다.

▲ 뜨겁지 않아요

LED를 이용한 저전력 고효율 전구이기 때문에 삼파장 전구나 백열전구에 비해 발열량도 현저하게 낮다. 백열전구는 잠시만 켜두어도 온도가 급속도로 높아져서 맨손으로 만지면 곧바로 화상을 입게 되고, 삼파장 전구 역시 백열전구에 비해서는 낮지만 오래 켜두면 제법 뜨거워져서 맨손으로 잡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필립스 휴 전구는 수 시간 켜둔 상태에도 맨손으로 만져도 상관없을 정도로 발열량이 적다.

스마트 홈 기능, 지오펜싱
알람과 타이머 기능은 지정된 시간에 원하는 연출 장면으로 조명을 켜고 끄는 기능으로, 요일 등에 따른 반복도 지정 가능해서 아침 기상을 위한 알람 대신 은은하게 주변이 밝아지는 효과로 자연스럽게 기상할 수 있게 돕는 등 무궁무진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필립스 휴 앱을 보면 지오펜싱이라는 항목이 있다. 지오펜싱은 Geographic과 Fencing의 합성어로, 일정 지역을 펜스로 둘러서 해당 지역을 벗어났는지 또는 진입했는지를 인식해서 위치에 따라 지정된 동작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필립스 휴의 지오펜싱은 집이나 사무실 등 필립스 휴 스마트 조명을 설치한 곳을 지정한 뒤 사용자가 근처로 가면 지정된 연출 장면을 이용해서 조명을 자동으로 켜주고, 일정 거리 이상으로 벗어나면 다시 꺼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나 홀로 집에 들어갈 때에도 어두운 실내에서 조명 스위치를 찾지 않아도 되며, 외출할 때에 깜빡 잊고 전등을 끄지 않고 나와도 자동으로 꺼주는 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필립스 휴 앱 이외에도 다양한 필립스 휴 조명 지원 앱이 있는데, ‘Hue용 앱 더 보기’를 선택하면 다양한 기능의 전용 앱을 확인할 수 있다. 기능이나 완성도에 따라서 무료앱도 있으며 유료앱도 다수 개발되어 있다. Speech hue와 같이 음성 명령으로 휴 조명을 켜고 끄는 앱에서부터 사용자의 바이오리듬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의 기상과 취침 상태를 만들어주는 앱까지 상당히 다양하다. 그 중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Magic hue 앱을 살펴보면 페이딩 효과나 디스코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데, 디스코의 경우 주변의 음악을 감지해서 음악의 템포에 맞춰 조명을 계속 변화시켜 마치 무도장이나 파티장과 같은 느낌을 연출해주는 앱이다.

앱토평가 84점

편리함과 즐거움, 하지만 가격은 아직 부담
하나의 전구로 다양한 색상을 언제나 손쉽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나 LED를 이용한 9W의 저전력 소비,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조명을 켜고 끄며 지오펜싱을 이용해서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지원한다는 점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지원 앱의 종류도 생각보다 많았으며, 여러 상황에 맞게 재미있는 기능도 더욱 흥미를 끌었다. 일상에서도 휴식과 집중 등 상황에 따른 최적의 조명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은 부담 없는 정도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전구 세 개가 제공되는 스타터킷이 약 28만원 가량에 전구 하나를 추가하는 데에 약 7만원이 소요되는 것은 분명 쉽게 구매하기는 어려운 부담스러운 수준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색상 조절이나 디밍 기능까지 갖춘 점을 감안하면 수긍하지 못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