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하면 전자사전, 전자사전 하면 아이리버였던 때가 있었다. 딕플이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전자사전 라인업을 구축해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리버였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다른 제품들과 함께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이리버에서 야심차게 딕플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제품을 내놨다. Dicple, D의 의지를 이어갈 아이리버 딕플탭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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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살펴보면

● 아이리버의 감성이 살아있는 외형
실버톤의 메탈 바디와 측면 커팅은 아이리버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이전 딕플 때와는 다른 로고도 고급스러움을 한껏 배가 시킨다.

● 아쉬운 내부 디자인
세련된 외관과는 달리, 덮개를 연 내부는 상당히 아쉬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40만 원 대의 가격을 무색하게 하는 투박한 내부는 외관과는 그 느낌이 너무 달라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디자인

예상했던 그 디자인
내부적으로 디자인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외형을 보고 모두가 찬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덮개를 여는 순간 좀 전의 발언을 취소하며 아쉽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전의 딕플 시리즈를 디자인 하나 때문에 두루 사용했던 본 기자로서는 이번 제품이 더 없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투박한 제품뿐이던 전자사전 시장에 미니 노트북을 닮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그 영광을, 이제는 도저히 재현할 수 없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터치키보드는 물론이거니와 넓디넓은 베젤도 아쉽기만 하다.

핵심 포인트

제원은?

주목할만한 성능은?
1. 꾹꾹 눌러 담은 콘텐츠

전자사전의 명가 아이리버의 제품답게, 학습관련 콘텐츠가 풍성하다. 무려 45종. 국어 2종, 영어 17종, 일본어 3종, 다국어 11종, 의학 3종 총 36종의 사전이 내장돼 있으며, 한자 1종, 영어 5종, 회화 3종 역시 포함됐다. 말 그대로 사상 최강의 딕플인 셈이다. 기존 딕플 시리즈에서 호평을 받았던 콰트로 검색, 4개의 사전을 한 번에 검색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2. 터치키보드가 가지는 강점
터치 방식의 키보드이다 보니 조용해야 하는 독서실과 도서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빠르게 타자를 치지 않는 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으며 전자사전은 애초에 그런 용도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강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한눈에 보는 썸네일

▲ 패키지

▲ 로고

▲ 측면부

▲ 후면부

▲ 완전히 펼친 모습

▲ 접히는 부분

아쉽다 아쉬워
1. 투박한 내부 디자인
외형은 무척 매력적이지만 내부 디자인은 투박하다 못해 삭막하기 까지 하다. 쓸데없이 넓은 베젤은 물론, 필요성은 납득하겠으나 구현 방법에 있어 실패하고 만 터치식 키보드까지, 디자인 적인 아쉬움은 차고 넘친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가격에 준하는 만큼의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 남는다.

2.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터치 키보드

노트북이 타이핑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터치 키보드를 도입한다면 어떨까. 이것도 노트북이냐며 혹평을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물론 딕플탭이 문서 작성의 용도는 아니며, 조용한 곳에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적용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같은 터치 키보드는 딕플이 갖고 있던 키보드의 감성을 내다 버린 것이며, 뼈를 주고 살을 취한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쿼티 키보드가 아닌 다른 방식이었으면 모를까, 터치 방식으로 문자를 입력해보지 않은 사람이 기획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3. 부담스러운 가격
딕플탭의 출고가는 42만 8천원. 프로세서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족히 3대는 살 수 있을 것 같은 가격이다. 전자사전의 라이선스 비용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고가이며, 노트북 형태로 제작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라고 한 대도 터치식 키보드를 채용한 이상, 당위성을 내세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덜 아쉬웠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4. 짧은 배터리 시간에 따른 정체성 상실
생각보다 묵직하고 두꺼워서 대용량 배터리라도 탑재한 줄 알았으나 4500mAh, 아이패드미니와 비슷한 수준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을 따름이었다. 넓은 베젤로 확보한 공간, 터치 키보드로 확보한 공간은 다 어디에 썼단 말인가. 게다가 고작 7시간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전자사전을 대체 어디에다 쓴단 말인가. 하루만 충전을 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없는 전자사전이라니 이건 너무 심했다 싶다.

디자인도 가성비도 아쉬운 제품
본 기자가 지금까지 리뷰를 진행한 제품 중에서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제품이다. 어쩌면 학창시절 딕플 시리즈를 애용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딕플은 키보드가 자랑인 전자사전 브랜드였다. 하지만 딕플탭이 그 이름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이처럼 터치 방식의 키보드를 제시할 바에는 좀 더 큰 화면을 채용하고 소프트 버튼이나 키보드를 띄우는 게 나았을 것이다. 터치 방식의 쿼티 자판은 효율성이 무척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7시간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전자사전이라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태블릿PC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오히려 단점이 되고 말았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에 이처럼 애매한 포지션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좀 더 신중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최선웅 기자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