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신형 노트, 갤럭시의 다섯 번째 노트가 공개됐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시리즈의 외형과 스펙을 그대로 담은 이 제품은 이전까지의 모델들과는 달리 가죽이 아닌 메탈 느낌으로 새로운 감성 어필을 시도하고 있다. 노트 시리즈만의 차별화 포인트인 S펜이 개선됐으며, 카메라 성능이 강화되고 각종 편의 기능이 대폭 추가돼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뽐내는 갤럭시노트5를 만나보자.

www.samsung.com/sec 출고가 : 89만 9천 원

제원은?

가죽이 아닌 메탈 노트

갤럭시노트5는 기존 갤럭시노트4에 비해 한층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을 자랑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후면 강화유리의 채용이다. 기존에는 전면에 일련의 패턴이 들어가 있었지만 갤럭시노트5에서는 패턴 없이 말끔하며, 인조 가죽 느낌이 나는 후면 대신 매끈한 메탈 느낌으로 뒷면을 마무리 지었다. 전체적으로 플라스틱의 느낌을 찾을 수 없으며 전면과 측면 후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한층 세련된 느낌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크기 역시 달라졌는데 갤럭시노트4에 비해 폭이 1mm, 길이가 3mm, 두께가 9mm 얇아졌으며 무게 역시 5g 얇아졌다. 수치상으로는 크게 와 닿지 않지만 달라진 외형과 더불어 군살이 빠진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보기에만 좋은 강화유리

새로운 느낌을 제공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따랐다. 기존에는 전면 디스플레이에만 지문이 뭍었지만, 이제는 후면까지 지문이 뭍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매번 닦을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무척 난감하다. 갤럭시노트5의 매력 중 하나는 세련된 외관인데,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그러자면 이 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 제품의 경우 흡사 골드바 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각도에서 봐도 확실히 매력적이라 디자인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으나 실사용 면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애증의 S펜, 일보전진 일보후퇴

S펜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다. 굳이 펜이 필요하지 않다면 갤럭시S6나 엣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단순히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갤럭시노트5와 함께 출시된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도 존재한다.

단순히 스타일러스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필요해 아이폰에서 갤럭시노트4로 넘어온 만큼 S펜의 존재는 본 기자에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S펜의 가장 큰 변화는 넣고 빼는 방식이다. 갤럭시노트4의 경우 펜에 있는 홈에 손톱을 걸어 빼내는 방식이었는데, 갤럭시노트5에서는 한 번 누르면 손톱으로 걸 수 있는 부분이 튀어나와 뺄 수 있도록 변경됐다. 삼성전자에서는 이 부분이 기존 대비 개선된 기능인 것처럼 어필하고 있지만, S펜을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로서 오히려 퇴보에 가깝다고 봐진다. 이전 모델의 경우, 손톱으로 빼는 동시에 손가락을 펜을 잡아 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손가락으로 한 번 누른 후 손톱으로 걸어 빼야 하기 때문이다. 집게손가락으로 펜을 빼려고 해도 빠져나온 펜의 길이가 무척 짧아 결국은 손톱을 써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했을 뿐 실용성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거꾸로 꽂으면 고장을 일으키는 S펜 게이트 역시 달라진 펜 수납 방식에 찬물을 끼얹는 부분이다. 메뉴얼에 고지했다는 것은 작성 당시 해당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말인데, 이 같은 혼란이 발생할 것을 알고도 그대로 출시한 것은 분명 물고 늘어져야 할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제품 출시 시기를 맞추느라 그랬겠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본 기자 역시 제품을 받자마자 바로 거꾸로 꽂아봤는데 역시나 바로 고장을 일으켜 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해당 고장에 대해서는 무상 수리가 진행되고 있어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지만, 사용자를 번거롭게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비난받아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강점으로 내세운 꺼진화면 메모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많은 사람이 이 기능을 스마트폰이 완전히 꺼진 상태에서도 필기할 수 있는 기능이라 생각하고 환호했다. 하지만 펜을 빼내면 에어커맨드 대신 검은색 바탕의 필기화면이 켜질 뿐인지라 적잖게 실망을 했다. 화면을 끈 상태에서 펜을 꺼냈다는 것은 화면의 특정 부분을 캡쳐하거나 실행 중인 앱에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님이 확실하기에 즉시 노트앱을 실행시켜 준다는 점은 무척 똑똑한 처사이나 핵심 기능으로 밀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그나마 이 기능이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좀 더 바이럴 되기에 적합해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다양한 기능들을 S펜에 추가했다. S펜을 꺼낸 상태에서는 항상 에어 커맨드 호출 아이콘이 떠 있어 해당 기능들을 손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개선한 점은 칭찬할 만한 대목이다. 여기에 최대 3개의 앱을 추가할 수 있는 기능까지 더해져 S노트뿐 아니라 다른 필기앱도 추가해 둘 수 있어 유용하다. 긴 화면을 한번에 캡쳐하는 스크롤 캡처 역시 모바일 웹서핑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갤럭시노트5를 대표하는 킬러 기능으로 손꼽을 만하다.

이전 모델과는 다르지만 새롭지 않은

1년 만에 출시된 제품인 만큼 기능적인 개선은 상당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능이 갤럭시S6에서 보여줬던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식상한 면이 없잖아 있다.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좋아졌다. 눈에 호강한다고 느낄 만큼 이전 모델에 비해 확실한 개선을 이뤘다.

강화된 카메라 기능 중 프로모드나 라이브방송 모드는 이미 갤럭시S6에서 보여줬던 기능이며, 삼성페이 역시 이미 익숙해 새로운 부분은 아니다. 삼성페이의 경우 이후 출시될 하위 모델에도 적용된다고 하니 갤럭시노트5만의 강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카메라 기능중 새롭게 눈에 띄는 것은 동영상 콜라주 기능이다. 이 기능은 이전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기능인데 동영상을 각각 촬영해 하나의 영상, 즉 콜라주 형태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때에 따라서는 무척 유용할 수도 있는 기능이다.

노트만의 강점이 강화되길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부흥을 이끈 상징적인 모델이다. 한때는 혁신의 상징이었으나 이제는 성능 및 기능의 상향 평준화로 눈에 띄는, 반드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이는 비단 갤럭시노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폰 역시 2년에 한 번씩 외형은 그대로 성능만 강화한 S모델을 꾸준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5의 핵심적인 구매 이유는 다름 아닌 펜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크게 개선을 이루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전히 갤럭시노트5는 대체가 불가능한 스타일러스 내장 스마트폰이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화면이 크다는 이유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오로지 S펜으로만 선택해야 하는 때가 됐다. 다음 모델에서는 이 같은 부분이 좀 더 재고돼 노트 시리즈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분명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선웅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