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홍미노트2 프라임 - 가성비, 나를 따라올 자 없다

기사 입력시간 : 2015.11.02 17:05:51 | 원수연 기자

이제는 실수가 아니다. 그 동안은 중국의 몇몇 제조사에서 내놓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대륙의 실수’라고 칭하면서 어쩌다 한 번 실수로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든 것처럼 폄하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라고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샤오미의 제품군은 이제 실수라고 할 수 없다. 샤오미의 최신작 홍미노트2는 뛰어난 성능에 엄청난 가성비로 정식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과연 홍미노트2의 어떤 점이 국내 사용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을까?

www.mi.com | 출고가 : 999위안

제원표

크게 변하지 않는 디자인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가성비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디자인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샤오미도 플래그십 제품군에는 금속 소재 프레임을 사용하고 좀 더 고급스러운 외형을 채택하지만, 나머지 모델들은 비슷한 외형을 갖추고 있다. 홍미노트2 역시 마찬가지로, 전체가 블랙으로 된 전면에 분리 가능한 후면 커버, 은색 측면 버튼 등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확연히 달라지는 부분은 후면의 카메라와 플래시, 스피커의 위치와 모양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홍미노트2는 원형의 후면 카메라 아래에 원형 플래시가 자리답고 있으며, 후면 아래쪽에 스피커가 있다.

겉에서 보이는 부분은 강화유리로 된 전면과 플라스틱으로 된 후면이지만, 홍미노트2의 기판과 각종 부품이 내장되는 내부는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내부 부품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색상은 검정에 가까운 다크그레이와 화이트 이외에 노랑과 연한 핑크색, 밝은 청색 등 파스텔톤의 컬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프라임 모델의 경우 다크그레이와 화이트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후면 커버만 별도로 구매하면 다양한 색상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익숙한 UI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그들만의 MIUI를 사용하고 있다. MIUI는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이전부터 유명했는데, 깔끔하게 최적화한 커스텀롬을 내놓으면서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 MIUI를 기본으로 얹어서 내놓은 스마트폰이 샤오미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인 것이다. MIUI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UI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써오던 사용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MIUI는 오히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형태로, 보통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앱 서랍에 모든 앱이 설치되고 이 중에서 자주 사용하는 앱의 바로가기를 홈 화면에 만들어서 사용 하는 것과는 달리 스마트폰에 설치한 모든 앱이 홈 화면에 나열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이 화면에 잔뜩 뿌려져 있는 것이 싫다면 폴더를 만들어서 앱 아이콘을 모아두는 방법밖에 없다. 여기까지는 애플의 iOS와 동일하지만 MIUI는 iOS와는 달리 앱 아이콘을 원하는 형태로 배치할 수 있으며, 홈 화면에 위젯을 설치할 수도 있다. 즉, 안드로이드와 iOS가 섞인듯한 화면 구성을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MIUI 6이 설치되어 있지만, MIUI 7도 지원할 예정이다.

완벽하지 않은 한글 지원

샤오미 홍미노트2는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기기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식으로 한글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홍미노트2는 이동판(移?版)과 쌍망통판(??通版) 두 종류로 출시되는데, 이동판은 TD-LTE만 지원하여 중국 내수용으로 보면 된다. 쌍망통판은 일명 련통판이라고도 하는데, 이 버전은 TD-LTE와 FDD-LTE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벌 모델로 볼 수 있다. 즉, 국내에서 쓰려면 쌍망통판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동판은 기본적으로 한글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것에 비해 쌍망통판은 한글 메뉴를 지원하고 있어서 별도의 커스텀 롬 작업을 하지 않고 곧바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언어를 한글로 선택할 수 있을 뿐, 한글 지원이 완벽하지는 않다. 우선 모든 앱이 한글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기본 설치되어있는 앱들도 영어로 표시된 것들이 제법 있다. 게다가 한국어 입력기가 기본 설치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문자 메시지를 한글로 쓰거나 한글로 검색을 하는 등 한글 입력을 하기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에서 구글 한국어 입력기를 별도로 설치해서 사용해야 한다. 설정 등 메뉴에서도 한글화가 안된 부분이 많은데, 완벽한 한글화를 원한다면 사용자들이 임의로 수정한 커스텀 롬을 사용하면 되지만, 초보자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가성비를 보여주는 사양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샤오미는 가성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 왔다. 홍미노트2 역시 가성비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평가되는데, 사양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홍미노트의 기본 버전은 2GHz로 동작하는 미디어텍의 헬리오 X10 옥타코어 프로세서에 2GB의 램, 16GB의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홍미노트2 프라임 모델은 2.2GHz 옥타코어 프로세서에 32GB의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5.5인치 크기에 1920x1080 FHD 해상도를 갖춰 화소밀도 약 400ppi의 높은 수치로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이 정도 사양에 출고가 999위안(32GB 프라임 모델 기준), 우리돈으로 환산했을 때 약 18만원의 가격으로 책정했다는 것은 국내 제조사에서는 쉽게 따라 하기 힘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제조사나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 중에서 미디어텍의 헬리오 X10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능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대략의 프로세서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GeekBench를 사용해보았다. 싱글코어와 멀티코어로 측정되는 결과값을 보면 973점과 4355점으로, 싱글코어의 성능은 안드로이드 기기 중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805를 사용한 수출형 갤럭시노트4에 근접한 수준이며, 멀티코어 성능은 갤럭시노트5에 준하는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에는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Antutu 밴치마크를 사용해보았다. 결과는 48586점으로, 갤럭시노트4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3D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3D마크의 결과는 16562점으로, 이는 갤럭시S4나 LG G3 A와 같은 스냅드래곤800 수준으로 다소 낮은 점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벤치마크 결과가 전체적인 성능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홍미노트2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고사양을 요하는 최신의 3D 게임이 아니라면 별다른 불편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이다. 3D의 아쉬움도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성비는 가히 최고, 신뢰도는 글쎄?

샤오미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홍미노트 시리즈의 장점은 큰 화면과 나쁘지 않은 성능에 저렴한 가격, 즉 가성비다. 홍미노트2 역시 가성비로 주목받은 제품이다. 가장 저렴한 이동판은 799위안, 우리돈으로 15만원 가량이며, 프라임 모델도 약 18만원, 국내에 수입 판매되는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20만원 중반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가성비로는 충분한 메리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A/S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한글화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처음 공개했던 정보와는 다른 부품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이를 실수라고 했지만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 그들이 장점으로 강조한 부분에서 발생된 문제이기 때문에 실수로 보기는 어렵다. 샤오미는 무너진 신뢰를 쌓아야 하는 숙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