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군이라면 특화된 기능이나 고급스러움이 철철 넘치는 디자인,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최고 사양 등을 내세우겠지만 그 이외의 제품들은 역시 가성비에 의해 성패가 좌지우지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가성비로 샤오미를 이길만한 업체가 있을까? 특허침해, 디자인도용 등의 이슈가 있긴 하지만 무엇을 만들든 샤오미의 가격 경쟁률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에 새로 출시된 홍미노트 시리즈도 여전한 가격파괴자의 모습이다.

www.mi.com | 899위안(2GB/16GB 모델 기준)

메탈 소재의 슬림 바디

샤오미 홍미노트3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전작과는 달리 메탈 하우징을 채택했다. 측면부터 후면까지 부드럽게 곡면으로 이어지는 알루미늄 바디는 실버, 그레이, 골드 등 은은한 색상으로 아노다이징 처리가 되어있으며,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속 바디를 채택하면서 무게가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약간의 증가는 있지만 그 차이는 겨우 4g. 곡선으로 이루어진 바디 덕에 그립감도 한층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께 또한 8.65mm로 슬림함을 유지하고 있다.

0.3초의 지문인식

드디어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지문인식이 채택되었다. 그것도 보급형 모델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다니 실로 기대 이상이다. 샤오미는 0.3초만에 빠르게 지문을 인식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단순히 잠금해제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결제를 할 때에도 지문 센서를 활용할 수 있다. 후면 카메라 아래쪽에 자리잡은 원형의 지문인식 센서는 가장자리가 다이아몬드 커팅 처리되어서 아이폰의 터치ID와 흡사한 형태이다.

4000mAh 초대용량 배터리

샤오미 홍미노트3는 전작인 홍미노트2와 하드웨어 사양은 많은 부분 닮아있지만 배터리 용량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20mAh에서 4000mAh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거의 변함없는 외형적인 크기에 훨씬 더 높은 용량의 배터리를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사용한 것도 있겠지만 더 얇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금속 소재 하우징을 사용한 것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으며,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 구조도 내부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폰6s플러스급 5.5인치 Full HD 디스플레이

홍미노트3의 디스플레이는 5.5인치로, 해상도는 1920x1080 FHD이다. 이 정도의 사양은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중급기 이상의 스마트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양이기 때문에 그다지 특별해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는 아이폰6s플러스의 디스플레이와 동일한 크기와 동일한 해상도이다. 또한 홍미노트3의 디스플레이는 햇빛이 강한 야외에나 주변 조도가 낮은 야간에도 화면을 또렷하게 볼 수 있도록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며, 독서를 할 때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블루라이트를 줄여주는 독서모드도 제공하여 눈의 피로를 줄여주고 있다.

실물을 만져보니

여기까지는 샤오미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알아본 홍미노트3의 정보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만져본 홍미노트는 어떤 느낌일까? 박스에서 꺼낸 홍미노트3는 약간 당황스런 모습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후면에 덕지덕지 붙여있는 스티커가 주는 당황스러움이었다. 경고문과 시리얼번호 등 네 개의 스티커가 후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스티커가 깔끔하게 떨어질까 잠깐 걱정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모든 스티커는 후면 보호필름 위에 부착되어 있어서 후면 필름을 떼어냄과 동시에 일시에 제거되었다.

전후면의 보호지를 떼어낸 후 본 홍미노트3의 첫인상은 깔끔했다. 좌우 베젤은 생각보다 얇았지만 디스플레이를 켜보면 가장자리 검은 여백 부분이 조금 넓어 실질적으로는 베젤이 얇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이미지임은 분명했다.

후면도 깔끔했다. 세 조각이 합쳐진 금속 재질의 후면은 매끄러운 촉감을 제공했으며, 카메라도 돌출되지 않은 형태다. 후면 카메라 바로 아래는 듀얼LED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바로 아래로 원형의 지문인식 센서가 보인다.

상단에는 이어폰 단자와 마이크, 적외선 센서가 있으며, 하단에는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와 마이크가 자리잡고 있다.

두께는 얇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장자리가 부드럽게 곡면을 이루고 있어 그립감은 나쁘지 않다.

호환성, 성능은?

우선 본 리뷰에 사용된 홍미노트3는 완전한 기본 상태는 아님을 밝힌다.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한 제품인데, 업체측에서 미리 개봉 후 구글 한글키보드와 로케일,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설치해서 보낸 상태이다. 그래서 한글 사용은 이미 가능한 상태로 받게 되지만, 실제로 미개봉 상태로 구입하게 되면 사용자가 별도로 로케일을 설치해주어야 한국어 선택이 가능하고, 구글플레이와 한국어 키보드 설치도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설치가 된 상태로 받아서 유심만 끼우니 메시지가 한글로 정상적으로 표시되고, 한글 입력도 가능했다.

순정 상태에서는 없던 구글플레이를 따로 설치했다고 해서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테스트에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3D Mark나 CPU-Z는 호환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표시되면서 설치 자체가 불가능했으며, Antutu Benchmark는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3D 테스트 모듈 부분이 설치되지 않아 테스트가 불가능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그대로 설치되는 벤치마크 앱은 GeekBench가 유일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등 우리에게는 필수적인 앱도 설치가 되지 않아 APK 파일을 받아 직접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았다. 이렇게 호환성이 크게 부족한 이유는 홍미노트3가 최근 발표된 MIUI7을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테스트에 필요한 앱은 기본 설치되어 있는 샤오미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었고, 카카오톡이나 그밖의 앱들은 로케일을 영어로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설치할 수 있었다. 현재는 다양한 방법으로 거의 완벽하게 한글화와 호환성 향상이 가능한 방법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그리 쉽지는 않다.

이제 성능을 확인해볼 차례다. 홍미노트3의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지문인식 기능이었다. 그간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은 많이 나왔지만, 인식률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홍미노트3에 들어간 지문인식 센서가 얼마나 만족을 줄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설정은 지문인식 기능을 제공하는 여타 제품들과 다르지 않다. 지문인식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우선 패턴이나 PIN, 비밀번호 등 기본적인 보안 기능을 활성화해야 하며, 사용할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 지문은 최대 5개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지문을 등록한 뒤 전원 버튼을 눌러 잠금 상태로 전환한 후 후면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대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지문이 인식되며 잠금이 해제되었다. 지문을 등록하지 않은 손가락을 대보니 진동이 짧게 울리며 잠금 해제는 되지 않았다. 지문 인식 속도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벤치마크 앱을 통한 성능도 확인해보았다. 테스트는 Antutu Benchmark와 3D Mark, 그리고 Geek Bench를 사용했다.

Geek Bench 테스트 결과는 멀티코어 성능에서 약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성능을 평가하는 Antutu 테스트나 3D 성능을 보여주는 3D마크 등에서 모두 전작인 홍미노트2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제원표

앱토평가

가성비는 높지만 번거로운 녀석

홍미노트2와 비교해서 가장 중요한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 램 용량 등의 변화는 없지만 금속 바디, 지문인식, 4000mAh 대용량 배터리 이외에도 자연스러운 색상을 위한 듀얼컬러 플래시, 새로운 MIUI 7 등 전작에 비해 훨씬 더 향상된 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899위안, 우리돈으로 약 16만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책정된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3GB 램과 더욱 빠른 GPU를 채택한 고사양 모델도 1099위안, 우리돈으로 20만원이 채 안 되는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식 출시된 기기가 아니어서 한글 지원이 되지 않으며, 한글을 쓰기 위해서는 한국어 입력기부터 로케일까지 모든 것을 사용자가 설치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앱 호환성도 꽤나 부족하다. 물론 사용자가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호환성을 높이고 거의 완벽한 한글화도 가능하다. 해외 출시 제품에서 가장 호환이 안 된다는 금융 앱까지도 완벽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용자가 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히 번거롭다고 할 수밖에 없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