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을 드디어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1일 처음 공개한 이후 장장 반년이 넘어 정식 출시된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 가운데 가장 먼저 LTE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와 출시 사이에 엄청난 공백을 가진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www.lgmobile.co.kr | 451,000원(출고가 기준)

왜 이렇게 늦었지?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이 처음 정식 공개된 것은 지난해 10월 1일이었다. 발매일도 공개일에서 멀지 않은 11월 중순으로 잡혀있었고, 미국에서 AT&T를 통해 예약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 1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하였다. 당시 판매중단의 이유는 디스플레이의 문제인 것으로 밝힌 바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재출시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재출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태로 시간이 제법 흐르면서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그렇게 전설 속으로 사라져간 제품이 되는 듯 싶더니, 올해 3월 다시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4월 중순 드디어 국내에 출시되었다. 지난해 3월 어베인 첫 번째 에디션을 발표한 이후 같은 해에 다음 모델까지 너무 빠르게 출시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국 첫 번째 에디션과 두 번째 에디션은 1년이라는 출시 간격을 가지게 된 셈이다.

최초의 LTE 지원?

첫 번째 어베인은 LTE 모델과 블루투스 전용 모델로 나뉘어 출시되었으며, 기능만 다른 것이 아니라 외형까지도 달랐다.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지금까지는 LTE 지원 모델만 선보이고 있지만, 첫 번째 에디션도 LTE 모델을 먼저 공개하고 뒤이어 블루투스 모델을 공개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차후 LTE 모듈이 빠진 블루투스 전용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LTE를 지원하는 최초의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라는 타이틀이 달려있다.

최초의 안드로이드웨어 LTE 스마트워치로 등극

생각해보면 첫 번째 어베인 역시 LTE를 지원했는데 왜 세컨드 에디션이 최초라고 할까?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세컨드 에디션의 최초 타이틀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LTE’이고 두 번째는 ‘최초’, 세 번째는 ‘안드로이드 웨어’다. 즉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 웨어를 사용하는 스마트워치 중에서 LTE를 지원하는 첫 제품이라는 뜻이다. 첫 번째 워치 어베인 역시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워치였지만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웨어가 아닌 LG 웨어러블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첫 번째 워치 어베인의 블루투스 전용 모델은 안드로이드 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1세대 LG 워치 어베인 LTE

고급스러워진 외형

그렇다. 시계는 원형이 제 맛이다. 물론 진짜 시계도 네모난 형태의 제품이 있지만, 시계라는 단어로 떠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원형이다. LG는 이미 또 하나의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바로 최초의 완벽한 원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다. 최초의 원형 디스플레이는 모토로라의 모토360이 차지했지만 하단이 약간 잘린 형태이기 때문에 완벽한 원형은 아니었다. 제대로 된 원형 디스플레이는 LG의 G워치R이 선보인 바 있다. 이후로도 LG는 스마트워치에 꾸준히 원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해왔는데,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에도 물론 원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1.38인치로 이전 모델의 1.3인치나 경쟁상대인 삼성 기어S2의 1.2인치보다 좀 더 크며, 해상도 역시 480x480으로 가장 높다. 참고로, 기어S2의 해상도는 360x360 픽셀이다. 본체는 스테인리스 스틸 316L을 사용해 견고하면서도 염분에 강하고 알러지를 유발하지 않으며, 디스플레이 위에는 코닝의 고릴라글래스3를 사용해 흠집에도 강하다. 본체 측면에는 세 개의 버튼이 위치해 있으며, 버튼 반대쪽에는 스피커가 보인다. 현재 출시된 시그니처 브라운 밴드는 착용 시 드러나는 겉면은 천연 소가죽을 사용하고, 착용자의 피부에 닿는 부분은 고무 재질을 사용해 외형적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땀 등의 오염에 강하다. IP67의 방진방수 등급을 획득해 땀을 흘리거나 비를 맞는 정도의 물에는 걱정 없다.

버튼 반대편에 있는 스피커

전반적인 스타일이 상당히 고급스러우면서도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어서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다양한 옷차림에 모두 잘 어울리는 편이다.

유심으로 LTE 통신 지원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의 구성품은 본체와 충전 어댑터, 충전 케이블, 사용설명서 및 심 캡 오프너로 구성되어 있다. 본체의 후면부를 보면 위쪽으로 충전 단자가 보이며, 중앙 부분에는 심박측정 센서가 있다.

중앙에 심박 센서가 있는 후면

충전 케이블은 유선 연결 방식을 사용하지만 마그네틱으로 되어있어 충전 단자에 가까이 대기만 해도 저절로 정확한 위치에 달라붙어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후면은 심 카드 캡으로 되어있는데, 심 캡 오프너를 심 카드 캡의 세 군데 구멍에 맞춰서 끼우고 반시계 방향으로 30도 가량 돌리면 후면 캡이 분리된다. 캡이 분리된 안쪽 면을 보면 유심 슬롯이 보이는데, 여기에 나노 유심을 끼우면 된다.

마그네틱 방식의 충전 케이블

나노 유심을 사용한다

단독 사용 가능하지만 페어링 필요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유심을 장착해 스마트폰 없이도 단독으로 전화를 걸고 받으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설정 중에는 반드시 스마트폰과의 페어링이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페어링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4.3 이상 또는 iOS 8.2 이상이어야 하며,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웨어 앱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의 페어링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초기 설정이 불가능한데, 쉽게 이야기하자면 유심 없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만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유심을 설치해서 스마트폰 없이 별도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초기 설치 시에는 반드시 스마트폰과의 연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폰과도 연동 가능하다

스마트폰과의 페어링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 초기 설정만 완료되면 유심을 꽂은 상태에서 반드시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물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양쪽 모두 유심을 사용하면서 두 개의 회선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유심 없이 스마트폰에 연결된 상태로만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워치에 앱을 설치하려면 연결된 스마트폰을 통해야 한다. 즉,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운용하기엔 제약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워치에 유심을 삽입해 독립적으로 쓸 필요가 있을까? 물론이다. 우선 자전거를 타거나 런닝을 할 때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고 달리기엔 참으로 불편하고 번거롭다. 하지만 집에 두고 나오자니 그 동안 중요한 전화나 문자 메시지가 오는 것을 놓칠까 걱정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유심을 장착한 스마트워치는 정말 너무나도 편리한 기기가 된다.

운동할 때 활용도는 상당히 높다

SPEC

다양한 활용도, UX는 아쉬워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충전 시 탁상시계 모드가 자동으로 켜진다. 충전 시 워치를 두는 방향에 따라서 탁상시계 화면은 가로와 세로로 자동 회전되며, 현재 시간과 배터리 충전 상태를 함께 표시해준다.

충전 시 탁상시계 모드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에는 타 스마트워치보다 큰 570mAh 용량의 배터리가 채택되어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제조사의 주장에 의하면 약 60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매일 충전해야 하는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60시간의 사용시간은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여기에 P-OLED 패널을 사용하고 패널의 특성을 잘 활용해 항시 시계 화면이 켜져 있도록 한 올웨이즈 온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색상 수와 밝기를 줄인 상태의 화면을 뿌려주어 배터리의 소모를 최소한으로 막아준다.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전반적으로 디자인이나 사양이 1세대에 비해 확실히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터치감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고, 경쟁사들이 회전식 휠이나 크라운을 터치와 함께 사용해 사용자 경험을 높인 것에 비해 터치와 버튼으로만 조작하기엔 불편함도 있다. 제조사별 커스터마이징의 폭이 좁은 안드로이드 웨어라고 하더라도 무언가 어베인 시리즈만의 독특한 입력방식을 채택한다면 좀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