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스페셜 에디션’, 애플 아이폰SE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된다. 아이폰SE 공개 이후 계속해서 밀고 당겨지던 출시일이 결국 5월 10일로 확정된 것이다. 애플 제품이 늘 그렇듯, 현재 아이폰SE에 대한 평가는 크게 갈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폰5s 디자인에 6s 성능과 기능을 담은 훌륭한 제품이라고 평가하며, 또 어떤 사람들은 작은 화면, 부족한 용량, 모자란 성능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제품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SE에 대한 관심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만큼이나 열띤 상황. 앱스토리에서는 이미 아이폰SE를 입수해 리뷰를 진행한 바 있으며(참고: [단독] 국내 출시전 미리 만나본 4인치 아이폰SE), 이번에는 아이폰SE의 구매 포인트를 짚어 보고자 한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4인치 아이폰

아이폰SE는 작다. 작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갤럭시노트 등 대화면 패블릿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거들떠 보지 않겠지만, 5인치에서 거의 6인치에 육박하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평소 작은 스마트폰을 원했던 사용자라면 4인치의 아담한 아이폰SE에 혹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만져본 결과 한 손으로도 충분히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화면 구석구석까지 어렵지 않게 누를 수 있으며, 손 안에 쏙 들어와 그립감도 매우 훌륭하다. 둥글둥글해 손에서 잘 미끄러지는 아이폰6s와 달리 작고 각진 형태로 떨어뜨릴 염려도 적다. 특히 손이 작은 여성 사용자에게는 로즈골드 컬러와 더불어 큰 매력 포인트. 또한 굳이 큰 스마트폰을 쓸 필요가 없는 태블릿PC 사용자에게도 적합하다.

실 사용뿐만 아니라 휴대도 매우 간편하다. 지갑이나 스마트폰 때문에 주머니가 툭 튀어나오는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아이폰SE는 상의 앞 주머니나 손바닥만한 클러치, 미니백에도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휴대성이 뛰어나다. 또한 애플에서 밝혔듯이, 4인치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존재한다. 아이폰SE 역시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실제로 외국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SE를 구매하려다 번번히 허탕을 친 사람들이 많다.

2015년 한 해동안 팔려나간 4인치 아이폰은 3천만 대에 이른다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고집했던 4인치 아이폰, 아이폰SE. 만약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둔다면, 이후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적당한 크기의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로즈골드로 만나는 아이폰5s 디자인

아이폰SE는 예쁘다. 어정쩡한 절연띠와 애플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혹평을 받았던 아이폰6 시리즈와는 달리, 각이 딱 떨어지는 아이폰5의 깔끔한 디자인을 이어 받았다. 절연띠도, ‘카툭튀’도 없다. 크기와 두께는 아이폰5s와 동일하며, 측면에 있는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까지 아이폰5s와 동일하다. 무게는 1g 더 무거워졌지만 아이폰6s에 비해서는 30g이나 가볍다. 두 제품을 손에 들고 있으면 무게 차이가 느껴질 정도.

아이폰6s(좌)와 아이폰SE(우)

특히 없어서 못 판다는 아이폰SE 로즈골드 컬러는 새롭게 추가된 컬러로, 화이트와 로즈골드 투톤으로 처리된 후면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사진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육안으로 보면 로즈골드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던 아이폰6s보다 살짝 더 핑크빛이 도는 화사한 컬러다. 개인적으로 아이폰5의 블랙 슬레이트가 아닌 아이폰5s의 스페이스 그레이가 적용된 점은 조금 아쉽지만, 아이폰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향상된 성능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만족스럽다.

네 가지 컬러로 출시된 아이폰SE

33만 원 더 저렴한 아이폰SE

누군가는 이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이폰SE는 다른 아이폰에 비해 확실히 저렴하다. 이동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SE 출고가는 16GB 590,000원, 64GB 730,000원으로 아이폰6s보다 33만 원, 아이폰6보다 19만 원 더 저렴하다. 아이폰SE가 아이폰6s와 얼추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니, 더 작은 아이폰6s를 무려 33만 원이나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아이폰SE 공개 당시 발표한 가격은 16GB 399달러, 64GB 499달러로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16GB 45만 4780원, 64GB 56만 8760원이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무려 13만 원에서 16만 원 가량 비싸진 것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에 반발해 해외에서 직구를 하거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결코 적지 않은 가격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내에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다면 중급기 시장에서 더 확실한 메리트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애플에서 발표한 아이폰SE 가격

12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앞서 설명했듯 아이폰SE에는 ‘카툭튀’가 없다. 개인적으로 아이폰6s를 사용하면서 돌출된 카메라가 그렇게 거슬렸던 적은 없었지만, 아이폰SE의 매끈한 후면을 보니 훨씬 보기 좋았다. 그러나 더욱 만족스러운 점은, ‘카툭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6s와 동일한 카메라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아이폰SE는 아이폰6s와 동일한 1200만 화소 iSight 카메라(1.22µ 픽셀)에 ƒ/2.2 조리개를 지원하며, 1080p HD 동영상 촬영은 물론 4K 동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4K 동영상 촬영 중에는 800만 화소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아이폰6s에 처음 탑재되었던 라이브 포토까지 촬영할 수 있다. 실제 사용 시에도 만족스러운 카메라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아이폰6s로 같은 사물을 촬영해보니 거의 동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가격에 ‘카툭튀’ 없는 좋은 카메라를 갖추었지만 아쉽게도 전면 카메라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물론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못 미치는 화소수를 가지고 있다. 아이폰SE의 전면 카메라는 120만 화소. 이는 아이폰5s와 동일한 수준이며, 아이폰6s 는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아이폰5s에 비해 나아진 점이라면 레티나 플래시가 적용되었다는 것인데, 사실 실 생활에서 그렇게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아니다. 전면 카메라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셀피를 즐겨 찍는 사람들은 별도의 카메라 앱을 활용해야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6s와 맞먹는 준수한 성능

아이폰6s(좌)와 아이폰SE(우)

이 밖에도 아이폰SE는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폰6s와 동일한 A9 칩(64비트 아키텍처)과 M9 모션 보조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으며 램 용량도 2GB로 동일하다. 아이폰6s와 동일하다는 것은 아이폰5s보다 2배 높은 CPU 성능과 3배 높은 GPU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앱스토리에서 실제로 아이폰SE와 아이폰6s 플러스를 활용해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해 본 결과,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다.(참고: [단독] 국내 출시전 미리 만나본 4인치 아이폰SE)

아이폰6s(좌)와 아이폰SE(우)

또한 화면이 작은 탓인지 배터리 효율이 뛰어나다. 먼저 애플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아이폰SE는 아이폰6s와 비슷한 최대 10일 대기 시간을 가지고 있으나, 인터넷 사용이나 동영상 재생 등 실제 사용 시에는 2~3시간 정도 더 오래 지속된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SE는 아이폰5s나 아이폰6s뿐만 아니라 삼성 갤럭시S7보다 더 뛰어난 배터리 지속 시간을 보여줬다. 같은 밝기의 디스플레이에서 테스트를 실시해 배터리가 완전히 소모되는 시간을 측정해보니 아이폰5s와 6s는 8시간, 갤럭시S7은 7시간 이후 배터리가 방전된 반면 아이폰SE는 10시간이나 지속된 것이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다른 만큼 당연한 결과일 수 있으나, 사용자들에게는 실제 사용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결과로 보인다.

아이폰SE 끌리면 사라

박마리아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