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의 성능이 데스크탑PC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옛날 말이다. 이제는 최신 3D 게임을 충분히 소화할만한 초강력 사양의 노트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무게나 두께도 휴대하기에 전혀 부담 없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용도가 아닐 때에는 노트북보다는 태블릿PC가 휴대성 측면에서 더 뛰어나다. 그렇다고 노트북 대신 태블릿PC를 쓰자니 업무용으로 쓰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어서 노트북과 태블릿PC 두 기기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보면 2-in-1 기기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에이서에서 새로 출시한 2-in-1 디바이스인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는 노트북의 성능과 태블릿PC의 편리함을 모두 갖추고 있다.

www.acer.com | 999,000원(128GB)

세련된 스타일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는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1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전면은 가장자리의 극히 일부만 남겨놓고 전체가 강화유리로 덮여있으며, 블랙 컬러로 통일되어 있어 심플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다. 전면부 상단 강화유리와 플라스틱 베젤 경계에는 두 개의 스피커가 앞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후면이나 바닥 쪽으로 스피커가 나있는 제품에 비해 훨씬 또렷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전면 상단 가운데 부분에는 전면 카메라가 숨겨져 있어서 화상채팅을 할 때 별도의 웹캠이 필요치 않다.

전면 상단에 자리 잡은 스테레오 스피커

후면 역시 가장자리 일부만 실버 컬러의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영역은 금속 재질로 씌워져 있다. 알루미늄으로 보이는 금속 표면에는 살짝 헤어라인도 들어가 있어 금속 특유의 질감을 잘 나타내주며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가볍고 단단한 특성을 만들어주고 있다. 후면 중앙에는 에이서 로고가 양각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좌측 상단 구석에는 후면 카메라가 자리 잡고 있다.

전혀 돌출되지 않은 후면 카메라

최신 기술 담은 입출력 단자

왼편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 그리고 윈도우 버튼이 자리 잡고 있으며, 오른쪽 측면에는 각종 입출력 포트가 위치해 있다. 3.5mm 이어폰 단자부터 스탠다드 USB 포트, USB 타입C 포트, 그리고 전원 어댑터 연결단자가 보인다. 스탠다드 USB 포트는 파란색의 색상으로 되어있어 고속 입출력이 가능한 USB 3.0임을 알 수 있다. USB 타입C 포트는 최근 점차 많은 기기들이 채택하고 있는데, 기존 USB와는 달리 포트와 커넥터의 위아래 구분이 없기 때문에 연결이 한결 편리하며, 이 단자를 통해 USB 타입C 기기의 연결이나 충전도 가능하다.

왼쪽에 몰려있는 전원, 볼륨조절, 윈도우 버튼

USB 타입C가 눈에 띈다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에 채택된 이 USB 타입C는 USB 3.1을 지원하고 있다. USB 3.1은 고속의 USB 3.0보다 두 배의 속도인 10Gbps를 지원하며, 뛰어난 대역폭으로 별도 옵션으로 판매되는 외장 USB 타입C 도크를 연결하면 모니터를 연결해 멀티스크린도 사용할 수 있다.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에는 필압감지 기능과 팜 리젝션 기능이 있는 터치 스타일러스 펜도 기본 제공되어 손가락을 이용할 때보다 더욱 정교한 작업도 가능하다.

압력감지 기능과 팜 리젝션 기능을 갖춘 스타일러스 펜

완벽한 2-in-1

내장형 킥스탠드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본체 후면을 보면 스탠드가 내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후면 양옆과 아래쪽을 감싸고 있는 형태의 스탠드를 펼치면 세워둘 수가 있는데, 스탠드의 움직임이 헐겁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각도로 다양하게 조절해서 세워둘 수 있다. 본체를 수직에서 약간만 눕힌 상태로 세워두면 영상을 감상하기에 좋으며, 그림을 그리는 등의 작업을 할 때에는 수평에 가깝게 눕혀서 쓸 수 있다. 킥 스탠드를 들어 올리면 오른쪽 측면 스탠드에 가려져있던 마이크로SD 슬롯이 나타난다. 왜 여기에 숨겨두었는지 의아했지만 휴대 시 혹시나 마이크로SD가 빠져서 분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스탠드에 가려져 있던 마이크로SD 슬롯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구성품에는 키보드도 포함되어 있다. 부드러운 샤무드 재질의 전용 키보드는 상당히 가볍고 얇은데, 별도의 전원 버튼이나 충전 단자는 보이지 않는다. 단, 키보드의 위쪽에 여섯 개의 전기 접점이 보이는데, 본체의 하단에 있는 접점에 연결해서 사용하게 된다. 본체와 키보드는 마그네틱으로 단단히 부착되여 힘을 주어야 분리된다.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 수준의 피치로 경쾌한 타이핑감을 제공하며, 아래쪽에는 버튼 기능이 있는 터치패드도 갖추고 있다. 키보드 옆쪽에는 펜 홀더가 있어서 휴대 시 함께 제공되는 스타일러스를 보관하기 좋다. 키보드를 부착한 상태에서 노트북을 닫듯이 덮으면 본체의 디스플레이를 보호해주는 커버 역할도 하기 때문에 휴대 시 한결 안심할 수 있다.

키보드에 있는 펜홀더

휴대 시 간편하다

무소음, 발열도 걱정 없어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사양은 제법 높은 편이다. 인텔의 6세대 코어 i5 6200U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4GB의 램을 장착하고 있으며, 저장공간도 128GB와 256GB 중 선택할 수 있다. IPS 패널로 색감이 뛰어난 12인치 디스플레이는 2160x1440의 충분한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두께와 무게 역시 키보드를 포함했을 때에도 15.9mm에 1.25kg으로 휴대에 부담이 적다.

일반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쿨링팬을 사용한다. 하지만 태블릿PC는 두께가 얇아 팬을 넣지 못하는데다 발열량도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어서 팬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반 노트북과 다를 바 없는 사양의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는 발열을 어떻게 해결할까? 1cm가 채 안되는 슬림함을 유지하면서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에이서는 히트파이프를 이용한 리퀴드루프(Liquidloop) 기술을 적용했다. 프로세서의 열이 히트파이프에 전달되어 내부의 액체가 기화되었다가 열이 식으면 다시 액체가 되어 순환되면서 빠르게 열을 식혀주는 구조인데, 팬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도 발생되지 않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원

가성비로 서피스를 정조준한 에이서의 선택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경쟁상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4임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비슷한 사양, 비슷한 구성, 비슷한 형태, 비슷한 키보드까지, 모든 것이 서피스 프로4와 경쟁하기 위함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기본 가격은 서피스 프로4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키보드 별매의 서피스와는 달리 스위치 알파 12는 기본 제공이다. 결과적으로 약 30만 원의 가격적인 메리트를 제공하는 셈이다. 일단 비슷한 사양에 가성비로는 에이서가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에이서의 국내 사후 지원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이러한 경쟁 우위 가성비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